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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설정미 기자
  • 영화
  • 입력 2015.06.29 09:16

[리뷰] 영화 ‘숏텀12’, “상처받은 청소년에게 필요한건 강요가 아닌 기다림과 공감”

▲ 영화 '숏텀12' 공식 포스터 ⓒ마운틴픽쳐스

[스타데일리뉴스=설정미 기자]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은 최소 트라우마 1개씩은 가지고 있을테다. 이런 트라우마가 생기게 되는 과정과 시기는 각각 다르지만, 청소년기에 겪게 되는 상처는 큰 트라우마로 남아 평생 아픔이 될 수 있다. 이 아픔은 사회생활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영화 ‘숏텀12’은 자아를 빚어내는 시기인 청소년기에 상처를 받아 트라우마를 갖게 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다. 여자주인공 그레이스()는 남자친구 메이슨()과 청소년을 단기 위탁하는 청소년 보호기관인 ‘숏텀12’의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 각양각색의 문제아가 모인 ‘숏텀12’ 내에서도 명물로 불리는 새미는 팬티만 입은 채 보자기를 말토 삼아 두르고 매일 같은 시간에 탈출을 시도한다. ⓒ마운틴픽쳐스

그레이스는 전문 상담치료사라기보단 진심으로 아이들을 이해하는 ‘외강내유’형의 인물이다. 그녀는 엄격하지만 수평적인 관계로 아이들을 이끄는 상담사로, 겉으로 강해보이지만 사실 ‘숏텀12’에 머무는 아이들처럼 어린 시절의 학대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다. 복잡한 내면의 ‘그레이스’는 과거 상처 때문에 우울해지기도하고, 남자친구 ‘메이슨’에게 날카로운 말을 내뱉고 괴로워하기도 한다. 그러던 중 자신과 비슷하게 학대를 당한 ‘제이든’이 보호시설에 찾아오고, 극도로 방어적인 그녀를 도우면서 자신의 지난날의 상처까지 돌아보게 된다.

▲ 나이에 맞지 않게 과묵한 마커스는 랩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머니에게 받은 창서를 랩으로 표현하는 마커스 ⓒ마운틴픽쳐스

영화는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를 보여주지만, 그 상처를 그들이 왜 말하지 않고 떠안고만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아프지만, 아프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는 아이들은 상처받은 자신을 보호하기위해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아예 마음을 닫아 소극적으로 변한다. 그런 상처받은 아이들의 어려움이 영화 속에 고스라니 드러난다.

이런 아이들의 상처에 필요한 것은 ‘강요’가 아닌 ‘공감’임을 영화는 보여준다. 억지로 누군가의 상처를 들추기 위해 과거를 캐묻거나 아픔에 대해 이야기를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단지 관심 있게 상처받은 청소년을 지켜보고 그들이 상처에 대해 누군가를 믿고 말할 수 있을 시기를 기다린다.

▲ 공격적인 소녀 제이든은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레이스는 제인든에게 서로 얼굴을 그려 주자며 제이든에게 다가가는 장면 ⓒ마운틴픽쳐스

‘상처’, ‘트라우마’, ‘청소년’ 등 뻔한 키워드와 주제로 만들어진 듯한 영화는 예상대로 힐링과 감동을 준다. 그러나 지루하고 따분하며 뻔한 영화는 아니다. 90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청소년 보호시설인 ‘숏텀12’에 있는 모든 아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게 만들며, 그런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며 아이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그리며 감동적인 웃음을 선사한다.

문제 청소년들과 그들을 돌보는 교사들이 벌이는 유쾌하면서도 감동스러운 작품인 영화 ‘숏텀12’는 오는 7월 2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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