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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설정미 기자
  • 영화
  • 입력 2015.06.05 10:13

[리뷰]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 “고조시라는 공간에 깃든 사람들의 이야기”

▲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 공식 포스터 ⓒ인디스토리

[스타데일리뉴스=설정미 기자]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는 일본 나라현의 소도시인 ‘고조시’를 공간적 배경으로, ‘여름’을 시간적 배경으로 해 그 도시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는 고조시를 헌팅 온 영화감독 태훈의 동선을 따라 그 지역의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다큐멘터리와 비슷한 형식을 띄고 있는 1부와 아버지의 고향인 고조시에 여행 온 한국 여자 ‘혜정(김새벽)’이 일본 남자 ‘유스케(이와세 료)’의 만남을 담고 있는 2부로 나누어진다.

1부에선 고조시를 세세하게 담아냈다.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등장해 공간에 대한 추억을 털어놓음으로 인해 고조시에 대한 사연을 보여준다. 먼저 등장한 건 고조 시청 홍보과에서 일하는 직원이다. 직원은 도시를 안내해주다가 자신의 옛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이후 카페를 운영하는 여자, 노부부 등이 나와 고조시라는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 영화 감독 태훈과 통역사 미정이 일본 소도시 '고조시'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디스토리

2부에선 1부에서 담아낸 ‘고조’시에서 한국인 여자 혜정과 일본인 남자 유스케가 만나 함께 여행을 한다. 일본어 서툰 혜정과 그런 서툰 일본어를 교정해주며 그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유스케의 모습은 관객에게 잔잔한 울림을 준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또 다른 매력은 배우들의 1인 2역이다. 1부와 2부 각각에 다른 인물로 등장한 김새벽과 이와세 료는 외모나, 직업, 하는 행동까지 모두 다르다. 그러나 영화는 어느 부분에서 1부와 2부가 묘하게 이어지는 접점을 만들어낸다. 즉,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절묘한 조화를 이끌어낸다. 이는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보여주며 영화 제목이 주는 ‘판타지아’를 체험하게 만든다.

▲ 폐교가 된지 25년이나 지난 학교 복도에 걸려 있는 사진 한 장을 바라보고 있는 혜정과 유스케 ⓒ인디스토리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가 주는 느낌은 분명 존재한다. 누군가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공간이 주는 촉촉함과 그 공간에 대한 캐릭터들의 애틋함 등이 드러나면서 영화는 극적인 갈등 없이 잔잔하게 흘러감에도 관객의 뇌리에 남는 몇몇의 장면들을 선사한다. 스토리를 따라가면 영화는 지루하기 그지없다. 이 영화 속 또 다른 주인공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영화가 보여주는 영상 속 도시에 주목하는 편이 좋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영화의 제목처럼 ‘한여름의 판타지아’를 느끼게 될 것이다.

▲ 우연히 만나 고조 시를 함께 걷고 있는 혜정과 유스케 ⓒ인디스토리

일본의 아름다운 풍경과 느낌을 보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할 만한 영화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 위드 러브’, ‘라스트 러브 인 뉴욕’ 등과 같이 한 나라의 지역에 대한 깊이와 아름다움을 고스라니 느낄 수 있다.

낯선 타지에서 만난 사람과의 오묘한 이끌림과 한 나라의 도시가 품고 있는 추억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는 6월 11일(목)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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