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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1.11.11 08:58

영광의 재인 "아직도 입사시험, 지친다!"

윤재인의 성장과 성공을 기대해 본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문득 궁금해 확인해 보았다. 전체 24부작 예정. 그런데 벌써 10회인데 아직까지 거대상사 입사시험중이다. 지난주부터 시작했으니 다음주까지 거의 3주를 입사시험 하나로 채우려는 모양이다. 그렇게 입사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거대상사 입사가 중요한가? 아니면 입사하고 나서의 성장과 활약이 더 중요한가? 드라마가 의도하는 바는 무엇인가?

마치 드라마처럼 드라마를 쓰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분명 드라마 <영광의 재인>은 다른 드라마처럼 드라마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애써 강조하지 않는다. 철저히 드라마로써 허구를 전제하여 자유롭게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지나치다 보니 지나치게 드라마로서의 재미에만 충실하려 든다. 극적 재미를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희생시키려 든다.

윤재인(박민영 분)은 등산화를 잃어버리지 않고, 박군자(최명길 분)는 굳이 노래방 도우미 일자리를 알아보려 하지 않고, 물론 필요하기도 했을 것이다. 윤재인에게도 입사시험에서 위기가 찾아온다. 박군자가 곤란에 처함으로써 윤재인이 그것을 구해지며 둘 사이에 화해의 계기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사족 아니던가. 드라마의 기획의도에 대해 제작진이 밝힌 바, 윤재인의 성장과 성공은 언제 어떻게 다 그리려는 것일까?

결국은 윤재인의 어머니 여은주(장영남 분)가 깨어나고, 그녀의 곁에는 어느새 부장검사까지 승진한 윤일구의 친구 오정혜(노경주 분)가 지키고 있다. 오정혜는 윤일구가 가지고 있던 거대상사의 지분 절반을 그대로 물려받아 가지고 있다. 굳이 윤재인이 분발하지 않고서도 단지 여은주가 제대로 반격에 나설 수 있게 되면 윤재인을 찾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성공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남은 16회 분량에서 입사시험 분량을 빼고 엔딩 빼고 하면 그쪽이 더 현실성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도 서인우(이장우 분)도 서인철(박성웅 분)도 윤재인의 정체를 알면서도 그녀를 도와주려 하고 있고. 서인우만이 아닌 서인철마저 윤재인에게 끌리는 듯한 느낌이 있다. 하기는 어차피 서재명(손창민 분)의 마음이 서인철에게 없는 이상 차라리 윤재인을 잡아 그녀와 결혼하면 윤일구의 지분을 물려받을 수 있게 되니 그쪽이 더 쉽다. 이미 성공이 결정된 상황에서 그녀가 더 무언가를 해야 할 의미가 무엇이 있을까? 착한 채 순수한 채 남아 활력소나 되면 그만이다. 그러기에는 김영광(천정명 분)과 서인우의 성장까지 볼 수 있는 입사시험이 제격이다.

게임이다. 더 강한 적. 더 강한 미션.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과 그로 인해 도달하게 되는 보상. 그러나 그것이 전부다. 김영광과 서인우, 윤재인의 캐릭터가 드러나고 성장까지 보여줄 수 있다면. 이 드라마는 더구나 내러티브를 중요시 여기는 드라마가 아니다. 단지 그 과정이다. 묘사가 더 중요하다. 개인개인의 캐릭터와 관계가 더 중요하다.

아무튼 참 쓸데없는 사건이 많다. 사족이 많다. 그래서 진도가 늦다. 어떻게 윤재인은 자신의 진가를 발견하고, 김영광은 이제까지의 껍질을 벗고 성장을 이루는가? 그러나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 지난주에 이어서, 지난 회차에 이어서, 보기 좋게. 화려하게. 멋지게. 불현듯 열심히 관문에만 도전하다가 관문에서 엔딩을 맞아 버린 어느 무협이 떠오른 것은 어째서일까? 부디 아닐 것이라 믿고는 싶지만. 그러나 과연...

여성작가라고 생각했다. 딱 이야기의 코드가 여성이다. 단지 기업이고 나라일 뿐 비슷한 구조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윤재인에게 묘한 호감을 드러내는 서인철과 그런 서인철을 바라보며 윤재인에게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김경주(김연주 분), 로맨스는 얽힐수록 좋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사랑에 빠질 때 캐릭터의 매력은 극대화된다. 캔디에서도 무려 니일이 캔디에게 사랑을 느끼고 있었다. 어떤 변수가 될 수 있을까?

지치는 느낌이다. 벌써 지난주부터 지치고 있다. 너무 복잡하다. 너무 멀리 같다. 간결하게. 복자반 것은 거대상사에 입사해서 부딪히고 성장해가는 과정에서도 족하다. 그쪽이 훨씬 극의 전개를 위해서도 좋다. 여전히 입사시험이어서는. 단순한 캐릭터의 개성이 드라마를 채운다. 서사 없는 묘사. 폼이다. 그래서 굳이 필요치 않은 것들도 너무 많다.

다행이라면 현재 수목드라마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뿌리깊은 나무>가 그다지 가볍게 보기에 적합한 드라마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MBC 역시 <지고는 못할아> 이후 막 <나도, 꽃>을 시작한 터다. 전형적인 드라마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에게 <영광의 재인>은 최고의 선택이다. 진부하다는 것은 익숙한 사람들에게 편안함으로 비쳐질 수 있다. 굳이 의식하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다.

조금 더 간결했으면 좋겠다. 불필요한 부분들을 쳐내고 핵심만 남겨 보다 호흡을 빠르게 가져갔으면 한다. 물론 그런다고 더 재미있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단지 지금의 문제에 대한 가장 정석적인 대안이었을 것이다. 아쉬움이 있다. 오늘따라 더욱 그렇다. 실망이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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