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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은원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5.05.06 16:32

[S톡] '앵그리맘' 김희선, '스타성' 버리고 '작품성'에 스며들다

▲ 김희선의 통통 튀는 매력이 돋보인 드라마 '미스터 Q' ⓒSBS

[스타데일리뉴스=이은원 기자] 김희선은 누가 뭐래도 90년대 신세대를 대표하는 배우다.

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1995)', '프러포즈(1997)', '미스터Q(1998)', '토마토(1999)' 등의 작품에서 그녀가 태생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화려한 미모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끼가 빛을 발했다. 하지만 그녀가 가진 특색이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번번히 시청률의 쓴 맛을 봐야했고 대중들이 김희선에게 기대하는 이미지는 그만큼 한정되어 있었다.

▲ 김희선이 시한부 인생을 연기한 드라마 '세상 끝까지' ⓒMBC

그렇다고 그 동안 김희선이 예쁜 역할에서 탈피하기 위한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세상 끝까지(1998)'와 '안녕 내사랑(1999)'등의 작품을 통해 죽음을 앞둔 시한부 인생을 연기하며 변신을 시도했다. 그런데 '삶과 죽음'이라는 깊이 있는 주제마저도 그녀의 청순가련함을 부각시키기 위한 극단의 장치처럼 느껴질 정도였고, 같은 작품에 출연하는 다른 배우들의 캐릭터마저 제대로 보이지 않을 만큼 그녀의 스타성은 너무나도 화려했다.

반대로 말하자면 김희선이 나오는 작품의 내용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 김희선이 사투리를 쓰며 억척스러운 캐릭터를 맡은 드라마 '참 좋은 시절' ⓒKBS

그런데 결혼과 출산으로 공백을 가졌던 김희선은 지난 해 출연했던 '참 좋은 시절'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김희선이라는 '스타'보다 '작품' 자체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드라마 초반에는 사투리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도 했다. 하지만 김희선은 정면돌파로 밀어붙이며 과도기를 이겨냈고 드라마 후반부에는 작품에 융화됐다는 평을 받아냈다. 그리고 드디어 이번 작품 '앵그리맘'을 통해 스타라는 동굴에서 완전히 나왔음을 증명했다.

▲ 드라마 '앵그리맘' 포스터 ⓒMBC

현재 김희선이 출연 중인 드라마 '앵그리맘'은 딸을 위해 한때 '날라리'였던 젊은 엄마가 다시 고등학생이 되는 통쾌활극이다. 하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학교 폭력, 재단 비리 등 불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꼬집으며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때문에 데뷔 후 처음으로 엄마 역할에 도전한 김희선의 변신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시청자들에게 김희선이 출연한 '앵그리맘'이 아니라 한 아이의 엄마 '조강자'의 눈물겨운 고군분투만이 존재하고 있다.

▲ 김희선이 현재 출연 중인 드라마 '앵그리맘' ⓒMBC

현재 김희선의 연기력 논란에 대한 비판은 찾아볼 수 없고, 세월호 사건을 떠오르게 하는 학교 붕괴 장면 등을 비롯한 사회의 불편한 이면을 다룬 드라마의 내용과 주제가 더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비로소 김희선은 작품이 진짜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메신저의 역할을 해내는 배우가 되었다.

90년대, 드라마에만 출연했다 하면 길거리에 '김희선 머리띠', '김희선 귀걸이' 등으로 도배되고 CF를 휩쓸었을 때보다 '김희선'이라는 브랜드 자체에서 오는 파급력은 줄어들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유아독존 스타' 김희선만 보이던 때와는 달리 작품 속으로 제대로 스며들어 작품의 무게를 짊어지기 시작한 김희선의 모습에서 다음 작품에선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지 그 어느 때보다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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