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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은원 기자
  • 사회
  • 입력 2015.04.29 14:26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 "소수자 혐오 세력에 단호한 법적 조치 취할 것"

▲ 김조광수 김승환 (김조광수 감독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이은원 기자] 한국 최초로 공개적으로 동성결혼식을 올린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가 성소수자 혐오와 관련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동성애 혐오 조장 세력들의 반인권적인 행태에 맞서 단호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와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는 지난 2013년 공개 결혼식을 올려 큰 화제를 모았으며 이후 2014년 5월 혼인신고 불수리 불복 기자회견을 여는 등 성소수자 차별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특히 지난 4월 22일 광주 트라우마센터에서 주최한 '소수자라서 행복하다' 강연을 두고 동성애 혐오 조장 세력들이 벌인 반인권적인 행태에 맞서 단호한 법적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두 사람은 더 이상 차별적 발언과 유언비어에 대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혐오성 댓글을 확인하고 대응할 것이며 "성소수자가 권리를 주장하면 혐오의 대상이 된다는 이 사회의 암묵적 공식을 깨트리겠다"는 의무감으로 나서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는 "저희 부부는 지금부터 그간 저희를 표적으로 자행된 성소수자 혐오를 확인하겠다"며 "그 혐오에 법적 대응하고 법적조치를 취하겠다. 약자를 위협하는 침묵에 맞서 인권을 지키는 행동으로 함께 하겠다"고 인권과 평등이 꽃피는 사회를 위해 관심을 당부했다.

◈ 김조광수 김승완 부부 입장 전문

따스한 봄 소식과 함께 인사를 드립니다. 무엇 하나 밝혀진 것이 없음에도 단 하나도 밝힐 마음이 없는 정부에 맞서 365일 넘게 2014년 4월 16일을 살아가고 계신 세월호 유가족 분들에게 지지와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

불과 몇 달 전 많은 성소수자들과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서울시민인권헌장이 선포되길 바라며 서울 시청 점거 농성을 벌였습니다 . 저희 부부도 서울 시청에서 함께하며 성소수자 인권을 외면하는 서울시의 인권 행정에 분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불의를 넘어서지 못하고 인권헌장이 선포되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만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서울시의 약속이 순조롭게 이행되길 지켜보겠습니다 .

서울 시청 점거 기간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이 가장 많이 쏟아진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차별적 발언과 유언비어가 넘쳐났습니다. 소위 ‘동성애가 나라를 병들게 한다’는 식의 혐오조장이 오히려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하거나 맞설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없다시피 합니다. 오히려 성소수자들은 혐오적 발언에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시청 점거 농성 당시 많은 이들이 외쳤던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다!, 혐오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폭력에 불과하다.’는 말은 큰 울림과 교훈을 주었습니다. 2013년 결혼 발표 전후와 2014년 5월 혼인신고 불수리 불복 기자회견 이후로 무수히 쏟아졌던 혐오 표현과 발언을 외면해왔던 저희 부부의 모습을 돌아보며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

특히 지난 4월 22일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주최한 ‘소수자라서 행복하다’ 강연을 두고 벌어진 호모포비아 세력들의 반인권적인 행태를 보면서 가만있으면 안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심지어 ‘음란 퍼포먼스’운운하며 기자회견까지 여는 모습을 보면서 지난 2013년 8월 22일 국회 앞에서 저희 부부의 결혼식을 초청하며 성소수자 4대 인권입법과제 실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당시 그 옆에서 저희 부부를 비난하며 기자회견을 하던 반인권적인 동성애 혐오 세력을 마주하며 겪었던 상처가 떠올랐습니다 .

그동안 확인하지도 않고 애써 외면했던 글들이 저희 부부에게 큰 상처가 될 것이지만 혐오 표현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기에 오늘부터 모욕적이고 혐오적인 표현에 대해 이제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필요한 법적조치를 취하겠습니다 . 물론 저희는 성소수자를 대표하는 사람도, 성소수자 혐오를 겪은 유일한 사람도 아닙니다. 하지만 성소수자가 권리를 주장하면 혐오의 대상이 된다는 이 사회의 암묵적 공식을 깨트려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

저희 부부는 지금부터 그간 저희를 표적으로 자행된 성소수자 혐오를 확인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혐오에 법적 대응하고 법적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약자를 위협하는 침묵에 맞서 인권을 지키는 행동으로 함께하겠습니다. 성소수자 혐오가 사라지고, 인권과 평등이 꽃피는 사회를 위해 많은 관심 부탁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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