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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유명인 아빠와 남편’, 환상 속 자화상 그리기
2015년 04월 19일 (일) 16: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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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칼럼니스트 sarah_voice@naver.com

[스타데일리뉴스=공소리 칼럼니스트] 몇 년 전부터 미디어에서 ‘아빠와 아이들’은 한창 인기다. 아빠와 아이들이 여행하거나, 어린 자녀를 아빠 홀로 돌보며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인기와 유행을 모두 잡고 있다. 비단, 아빠와 아이들만이 아니다. 유명인의 결혼 생활과 육아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대세다. 현대 부성과 육아에 대한 참신한 시각으로 새로운 트렌드가 건설되어 보인다.

유행의 방향을 따라가면 상품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미디어의 유행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상품을 내민다. 상품성이 우수한 유명인 아빠와 아이들 혹은 자상한 아버지, 남편의 모습은 계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트렌드를 살펴보면 단순히 자본주의적 상품성만 있지 않을 것이다.

   
▲ 아빠를 부탁해 ⓒSBS

결혼과 출산에 대한 미디어 매체의 효과, 그 장단점은 무엇인가?

TV 속 아빠와 남편의 모습은 현대 부(父)성과 부(夫)성에 대한 재발견과 동시에 신랄하고 따뜻한 결혼 생활과 육아의 모습은 여러 가지를 포기하는 젊은 세대에게 결혼과 육아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다.

‘유명인 아빠와 아이들’의 여파는 기혼 남성에게 실제로 다가왔다. 서울 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 신청자는 전년보다 53.3% 늘어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급여’를 상향했고, 부모가 차례대로 육아 휴직할 때 2번째 사용자의 육아휴직 1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100%로 상향 지급하는 아빠의 달 육아휴직 급여 제도도 신설했다. 미디어의 부성애 자극이 실제로 통한 것이다. 미디어의 유행과 우리 삶 속 유행이 제도와 같이 흘러간다고 볼 수 있다.

왜 그럴까?

통계청의 '2013년 맞벌이 가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0월 기준으로 배우자가 있는 가구는 1천178만 가구로 이 중 맞벌이 가구는 505만5천 가구로 42.9%에 달했다. 워킹맘의 증가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남성의 육아 분담과 관심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누구도 남편이 되는 법, 아내가 되는 법, 부모가 되는 법을 배우지 않았을 것이다. 가정을 이루는 방법을 학문적 교육을 통하여 배우기는 어렵다. 우리 삶 속에서 스스로 직, 간접적으로 가정을 이루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롤모델과 이상형을 찾는 것이다. 가장 가까이 있는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적합한 롤모델이나 이상형이 된다면 여러모로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적합한 롤모델을 찾지 못한 경우가 많다. 

미디어 속 육아하는 아빠와 요리하는 남편의 모습은 미혼자에게는 행복한 롤모델이나 이상형을 제시해주고, 기성 기혼자에게는 건설한 가정의 추억을 돌아보고, 아쉬운 환상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비단, 유명인 아빠와 남편뿐 아니라 유명인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내용은 이미 미디어 화제 중심에 서 있다. 인터넷과 SNS에서 연예인 2세의 외모나 결혼 화보, 결혼 생활 여담이 화제 되고 있다.

많은 젊은이가 결혼과 출산에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는 동시에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환상을 키워가고 있다. 미혼자와 신혼부부에게 미디어 속 결혼과 육아 돌풍은 분별력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장치가 될 수 있을까?

20~30대 젊은이들에게 결혼과 육아가 더는 삶의 의례뿐 아니라 정서적, 질적 가치를 내세운다.알록달록 다양한 트렌드 가득한 세상에서 삶의 중대 사항인 결혼과 출산에서도 트렌드 영향을 받는다.

쌍둥이의 유행으로, 난임 치료를 자처하여 쌍둥이를 가지려는 여성들이 있다. 난임 치료는 배란 유도제를 이용하는데 과배란으로 인해 이란성 쌍둥이가 잉태되는 경우가 많다. 미디어 속 쌍둥이 가족들의 활약과 임신과 출산을 한 번에 끝낸다는 장점이 쌍둥이 유행을 만들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난임이 아닌 여성이 난임 치료를 받으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쌍둥이의 유행 또한 합리적인 임신과 출산의 형태로 바라볼지, 무분별한 유행인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SNS에 만연하는 유명인들의 결혼과 육아 모습에 ‘좋아요.’ 클릭과 부러움과 환상의 댓글이 가득하다. 유명인들의 결혼 화보는 모바일 SNS 배경화면과 게시물로 유행이 번져가고 있다. 값비싼 해외 촬영이나 화려한 협찬과 광고성 웨딩 촬영은 사실 모든 미혼자에게 현실적일 수 없다.

SNS에 유명인의 결혼뿐 아니라 현실적인 결혼 모습에 대한 유용한 팁도 함께 유행하고 있다.결혼 준비 비용 절감과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소위 ‘셀프 웨딩’(or 소규모 웨딩)이라는 현실적인 결혼 준비에 관심이 커지면서 ‘셀프 웨딩’ 사업도 뜨고 있다. 사치스러운 결혼 준비가 현실적이지 않다면, 연예인처럼 파파라치 설정 컷을 찍거나 비슷한 맥락으로 일명 직찍, 셀프컷 웨딩사진이 유행이다. 유명인의 웨딩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아니라 미디어 속 결혼, 출산을 모방하여 더 합리적인 웨딩에 대해 관심을 키워가는 것으로 보인다.

삶의 의례로 여겨지던 결혼과 육아에 대한 인식이 현재 20~30대에게는 싱글로 남느냐, 결혼할 수 있느냐, 고민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결혼과 육아를 더 이상 의례와 의무로 느끼지 않는 대한민국의 20~30대에게 미디어 속 남성의 적극적인 역할 모습을 바탕으로 결혼과 육아가 신선한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처럼 좀 더 본질적인 매력으로 다가와야 할 것이다. 

미디어 속 결혼과 육아에서 적극적인 모습이 유행하는 건, 많은 것을 포기하는 20~30대가 사실 결혼과 육아에 대한 소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변화하는 구조 속에서 삶의 본질을 찾아 세계적 불황과 전세난, 체감 없는 반값등록금, 삼포 등 난국 속에서 결혼과 육아에 대한 합리적 방안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있다. 힘든 사회 구조 속에서 유행을 곧 돌파구로 삼는 것은 20~30대의 처절한 발버둥일 수 있다. 하지만 미디어 유행 속에서 본질을 찾아가는 20~30대는 아직 낙관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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