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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자의 광역도발] 이태임 예원 사태로 본 연예미디어 생태계의 현실
이태임, 예원, 디스패치가 잘못? '기승전 어뷰징'이 더 문제
2015년 03월 31일 (화) 1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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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준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지난 30일, 배우 이태임과 가수 예원의 욕설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직접 제주도까지 갔던' 디스패치가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의 내용은 "실수였으며 반성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디스패치가 사과문을 공개하기까지의 과정에는 이태임과 예원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그대로 담긴 영상이 노출되어, 사건의 진짜 '팩트' 공개가 있었다. 영상이 공개되고 디스패치의 사과문 게재까지 이 시간동안 수많은 SNS와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디스패치 디스'가 있었다.

   
▲ 30일 디스패치가 공개한 사과문 ⓒ디스패치 페이스북

왜 많은 네티즌이 디스패치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으며, 이번 이태임과 예원이 사건이 주는 연예미디어의 현실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자.

욕설 이태임 vs 반말 예원 사건 재구성

지난 2월 24일 이태임은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이하 띠과외)' 촬영을 위해 제주도 바닷가를 찾았다. 가수 이재훈과 잠수신을 촬영하던 도중 추워진 날씨 때문에 휴식을 위해 물 밖으로 나왔다. 이때 사건을 시작됐다.

시기적으로는 해당 사건 이후인 2월 27일, 이태임은 과로로 입원중이라며 SBS '내 마음 반짝반짝(이하 내반반)'의 녹화에 불참했으며, 3월 2일, 건강상의 이유로 '띠과외'를 하차했다.

그리고 운명의 3월 6일, 디스패치는 제주도에 방문해 "이태임의 욕설 수위는?"이라는 자극적인 타이틀로 해녀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게다가 최근 큰 화제를 끌었던 카톡형 재구성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장 상황을 재구성한 디스패치는 베트남 출신 해녀의 말을 빌려 "예원은 전혀 말을 놓지 않았다. 놀리지도 않았다. 그냥 걱정이 되어 안부를 물었을 뿐이다", "사실 제가 못알아 듣는 부분이 있었어요. 너무 빨리 말을 했고, 그 욕들이 생소하기도 했고요" 등의 증언을 전했고 '예원은 조용히 탈의실 화장실에 들어갔다'고 이후의 현장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해당 베트남 해녀와 눈물로 눈이 퉁퉁부은 예원이라며 둘의 사진을 공개해 예원을 전형적인 억울한 피해자로 보이게 했다.

   
▲ 제주도 해녀들의 인터뷰를 담은 디스패치의 첫 번째 보도 ⓒ디스패치 캡처

But, 지금은 많이 삭제되었지만 3월 27일 노출된 이태임과 예원의 사건 영상 속에는 이전의 디스패치가 보도했던 내용과는 상당히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영상 속에 이태임은 보이지 않지만 예원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크게 나무라기 시작했다. 물론 이태임 역시 잘못한 일이지만 이는 예원의 평소 성격을 잘 알지 못하는 이태임이었기에, 그리고 한 매체가 보도했던 것처럼 질소중독이 원인이었을수도 있었던 이태임이었기에 '비교적 일반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후 예원의 행동은 충격적이었다. 이태임의 말을 듣던 예원은 상황 인지를 못한 것처럼 보였고 이태임을 옆으로 흘겨보며 "저 마음에 안 들죠?"라는 발언을 해 이태임을 폭발시키고 만다. 여기까지도 '비교적 일반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당황스러운 상황이지만 예능 프로그램 촬영 중이라는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태임이 자리를 뜬 이후 예원은 발언은 100% 잘못된 일이다. 떠나는 이태임을 아래위로 훑어보는 예원의 모습이 영상 속에 그대로 노출됐으며 "저 미친X이 진짜.."라는 말을 하고 말았다.

디스패치의 모토인 '뉴스는 팩트다'처럼 팩트는 둘 다 잘못한 상황이다. 예능 프로그램 촬영 중 신경질적으로 예원을 대한 이태임도 잘못했고 연예계 선배나 나이상으로 더 웃사람에 대한 예의라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않은 예원의 발언 또한 잘못됐다. (기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49 대 51 정도로 예원이 조금 더 잘못했다고 보긴 하지만..)

급변하는 여론, 벌새의 날개 속도 만큼 빠른 디스패치의 태세변환

영상이 공개된 이후 상황이 반전되며 디스패치의 제주도 방문에 대한 비판 여론이 형성되자 디스패치는 지난 3월 28일 "그래서 제주도를 가야 했습니다"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보도했다.

   
▲ 디스패치의 두 번째 보도 '그래서 제주도에 가야 했습니다' ⓒ디스패치 캡처

해당 기사의 내용은 '이태임이 욕설을 했다는데 어떤 욕설인지 대중의 관심이 있었고 찌라시들이 이태임의 욕설에 대한 소설을 써냈다. 그래서 진실을 찾아 현장을 방문했고 해녀 할머니와 베트남 출신 해녀 두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는 것이었다.

이전의 보도와 영상 속 진실에 갭이 있다는 것에서 취재가 부족했다거나 방향이 잘못된 것 같다는 이야기보다는 '왜 그런 기사를 썼는가'에 포커스를 맞춰 자신들의 당위성을 설명하려 애썼다. 그리고는 증언을 한 해녀가 베트남 출신이다 보니 대화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늬앙스를 조미료로 추가했다.

이런 디스패치의 노력에도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제공된 해당 기사 속 호감순 댓글은 디스패치에 대한 비판적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네티즌 yama**** "와 은근히 대사도 예원유리하게 편집하고 ㅋㅋ 끝까지 지들 잘못좀이라도 시인하려고 이태임 잘못강조하고 끝내내?"라며 디스패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영상이 공개되고 이태임과 예원의 이름이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데다 tvN 'SNL 코리아'에서는 안영미와 나르샤가 이태임과 예원의 상황을 패러디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조금 시간이 더 지나니 치킨 패러디까지 등장했다. 여담이지만 이건 기자도 폭소를 터뜨린 패러디로 "너 치킨 반마리니?", "아니 한 마린데요"로 이어지는 궁극의 패러디였다.

   
▲ 디스패치 두 번째 보도에 대한 네티즌 반응 ⓒ네이버뉴스 캡처

본론으로 돌아와서 여론의 반응이 디스패치에 대한 비난이 강해지자 결국 디스패치는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공개하며 "취재가 성급했음"을 인정했다.

사건이 가져다 준 문제 두 가지

① 두 연예인의 '간당간당'해진 연예계 생명

사실 이태임과 예원의 사건은 디스패치의 제주도 방문 보도가 되기 이전 당사자들끼리의 사과와 합의로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듯 했다. 보도가 있기 하루 전 이태임은 소속사인 어니언매니지먼트그룹의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예원에게 사과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날 이태임은 "예원이 처음 만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발언이 나를 걱정해주는 친근한 말처럼 들리지는 않았다. 순간 느껴지는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해서는 안 되는 말을 내뱉은 나 자신이 후회스러우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예원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태임의 사과가 있던 다음 날인 6일, 예원의 소속사 스타제국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예원의 입장을 전했다. 예원은 "평소 친분이 없었던 저를 선배님이 오해할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선배님께서 먼저 용기내 사과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이태임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디스패치의 제주도 방문 보도 이후 이태임에 대한 여론은 빠르게 식어갔고 예원에 대한 동정론이 퍼졌다. 결국 이태임은 위태위태하던 '내반반' 하차를 결정했고 여론이 허락하지 않는 한 연예계 복귀를 하기에 어려워보이기까지 한 상황이 됐다.

사건 영상이 노출된 이후의 예원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태임에 대한 비판 여론은 그대로 이태임 동정론으로 변화되어 갔고 예원에 대한 비판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 갔다. 심지어 그 둘의 패러디물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 예원 역시 앞으로의 활동에 큰 장애가 될 시간을 겪게 됐다.

② 실시간검색어 상위 등극은 좋은 '어뷰징원'이죠

사실 이태임과 예원의 사건에 대한 디스패치의 보도는 취재를 하다 보면 언제든지 겪을 수 있는 실수일 뿐이다. 더 큰 문제는 화제가 되는 사건을 이용해 트래픽을 올리려 애쓰는 여러 매체들의 어뷰징 행위다. 또 이를 묵인하는 포털사이트의 개선이 시급하다.

이태임과 예원의 욕설 논란이 있었던 지난 3월 5일, 많은 매체들이 해당 사건에 대한 보도를 했지만 몇몇 매체는 정말 뜬금 없는 검색어 끼워넣기 기사를 양산했다.

사건에 대한 보도도, 최근 출연한 방송에 대한 보도도 아닌 뜬금 없는 몸매와 속옷 화보에 대한 보도들, 실시간검색어의 왕좌에 군림하고 있는 이태임과 예원의 이름에 자극적인 타이틀로 기사를 양산해 기사 클릭수를 유도하는 아주 저급한 행위의 기사들이 양산됐다.

   
▲ 이태임과 예원의 욕설논란이 있던 날 행해진 어뷰징 사례들 ⓒ네이버 캡처

이러한 어뷰징은 디스패치의 제주도 방문 보도가 있던 날에도, 사건 영상이 노출된 날에도, 언제든 이태임과 예원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에 노출되면 또 다시 나타나고 있다.

이태임도 잘못했고 예원도 잘못을 했다. 디스패치도 실수를 했다. 그러나 가장 잘못하고 있는 것은 어뷰징 기사를 남발하는 여러 연예 기사를 다루는 미디어들이다.

이태임도, 예원도, 디스패치도 사과를 했다. 그러나 사건을 재확산시키고 가끔은 왜곡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저널리즘을 망각한 일부 언론사들의 어뷰징 행위에 대한 대책 마련이 너무나도 시급한 상황이며, 포털사이트들의 방치와 부족한 대응도 문제다. 

빨리 저널리즘에 입각한 팩트 기반의 취재 보도가 포털 사이트에 도배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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