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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이슈뉴스
  • 입력 2015.03.29 13:50

[권상집 칼럼] 디스패치에 대한 한겨레의 비판, 둘 다 매한가지

황색언론에 대한 기성 언론사의 우려, 지금 누가 누구를 걱정하지?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최근 연예계를 강타한 사건은 아무래도 한류스타 이민호와 국민 첫사랑이라고 불리는 수지의 열애설일 것이다. 예외 없이 이 특종 역시 ‘디스패치’의 작품이었다. (물론, 작품이라는 단어를 여기에 쓰기는 조금 곤란할 수 있겠지만) 이후 한겨레 신문은 디스패치의 무분별한 특종과 저널리즘에 대한 정도, 더 나아가 여성의 성 역할에 대한 남성의 폭력적 시각이 이번 열애설을 통해 고스란히 나타났다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디스패치의 보도에 대해서는 언론 종사자 외에 대다수의 국민들 역시 비판적 시각을 견지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한겨레 신문은 지난 1월 초에도 디스패치가 팩트 중심주의를 표방하며 내세운 그들의 보도로 인해 공적으로 중요한 것은 점차 잊혀지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따끔한 비판을 던지기도 했다. 오죽하면 최근 몇 년간 디스패치가 열애설을 터뜨릴 때마다 네티즌들이 “이번엔 뭘 덮으려고 저런 보도가 나왔지”라고 하니 한겨레 신문의 비판이 아주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 한겨레(위)ㆍ디스패치(아래) 로고 ⓒ한겨레, 디스패치

그러나 디스패치의 선정적 또는 사생활 보도로 인해 언론의 공적 영역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다고 비판하는 메이저 언론사의 모습은 애처로울 뿐이다. 최근에 국내 메이저 언론사의 보도에 대해 누구 하나 신뢰하고 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극단의 영역으로 서로 나뉜 대다수의 기성 언론 매체가 제 역할을 못하다 보니 더욱 더 자신들이 비판하고 손가락질하는 황색 저널리즘이 만연되어 있다고 먼저 날카로운 비판의 방향을 자신들을 향해 던졌어야 하지 않을까?

이번 이민호와 수지의 열애 보도에 있어서도 한겨레의 비판이 되었던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수많은 아쉬움과 쓸데 없는 한탄을 작성했다. 그러나 항상 이러한 기사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는 댓글도 있으니 그러한 댓글들은 대체적으로 “왜 디스패치 같은 탐사보도가 메이저 언론사에는 없을까?” “왜 메이저 언론사는 항상 이렇게 팩트를 내세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숨겨진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을까?” 와 같은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네티즌들이 언급한 탐사보도나 팩트가 이런 상황에 꼭 맞는 표현이 아닐지언정 우리도 한번쯤은 메이저 언론사의 보도에 모두가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대한 비정상적 집착과 이들의 사생활에 대해 간섭하는 풍토가 누구의 지적처럼 당연히 올바른 것은 아니다. 특히, 연예인들이 CF 1편으로 몇 억을 벌었다는 기사는 우리의 귀를 따갑게 하고 평범하게 땀 흘리는 시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만을 던져주는 전혀 알 필요도 없는 불필요한 기사이다. 아쉽게도 대다수의 메이저 신문과 방송 역시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귀를 기울여왔지, 자신들이 말하는 공적 영역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이를 탐사보도로, 그리고 신뢰성 있게 국민들에게 제공했는지 필자는 전혀 모르겠다.

더 나아가 단순히 몇몇 네티즌들의 댓글을 보고 “가수로서의 수지는 관심 없고 남자들이 바라는 여성의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수지에게 투영되었다”는 기사는 그야말로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보도이다. 일부의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그리고 특정한 여론 몰이로 몰아가는 것은 여전히 꼴사나운 메이저 언론사의 행동인데 필자가 그나마 믿는 한겨레 역시 여전히 저런 행동을 하고 있다니 아쉬울 따름이다. 누군가의 우스개 소리처럼 설문조사도 하지 않고 저런 식으로 단정해서 방향을 몰고 가는 것 역시 거대 메이저 언론사가 그간 보여온 황색 언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디스패치의 집요한 스캔들 보도와 사생활의 정도를 넘어서는 보도가 올바르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미, 필자가 우려한 대로 디스패치는 자신들의 주 활동 영역인 연예계에서 심판으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다 ‘이태임과 예원’의 경우처럼 팩트가 오류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필자는 연예매체가 특정 메이저 언론사와 같이 영향력을 행사하면 신뢰도를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고는 여전히 황색 언론과 다름없는 기성 언론사에게도 유효하다. 디스패치라는 연예 매체에 대해 황색 저널리즘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메이저 언론사의 위선 역시 필자는 너무 웃기다. 

- 권상집 동국대 경영계열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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