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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설정미 기자
  • 영화
  • 입력 2015.03.27 11:55

[리뷰] 영화 '마담 보바리', 조금 아쉬운 현대판 보바리 부인

관객에겐 어필하지 못한 젬마 보바리의 매력

▲ 영화 '마담 보바리' 포스터 (세종커뮤니케이션스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설정미 기자] 영화 '마담 보바리'는 플로베르의 고전 소설 '보바리 부인'을 현대판으로 각색한 영화다. 영화 속에서 화자 역할을 하는 마르탱(파브리스 루치니)은 빵집을 상속받으러 7년 전 노르망디에 돌아와 지루한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다. 풍부한 문학적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 마르탱은 옆집으로 이사 온 영국인 부부 '젬마 보바리'와 '찰리'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소설 '보바리 부인'연상하며 문학적 상상에 빠져들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처음 영화 포스터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젬마(젬마 아터튼)’와 ‘마르탱’의 사랑이야기인가? 한국판 ‘은교’ 같은 이야기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마르탱은 위에서도 언급했듯 영화 속 ‘젬마’를 관찰하는 화자일 뿐이다.

▲ 영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프랑스로 온 젬마는 이웃 마르탱과 함께 산책중이다 (세종커뮤니케이션스 제공)

하지만 이런 화자의 역할을 맡은 마르탱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단순히 ‘젬마’를 관찰자로서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성적 매력을 느낀다. 이는 ‘마르탱’의 역할이 영화 속에서 일관되지 못하게 느껴졌다. ‘젬마’가 그만큼 매력적인 여성임을 표현하기 위한 흔들림이었다고 하기엔 그의 행동과 시선에는 일관성이 없었다.

또한 젬마의 캐릭터 역시 특별한 매력 없이 일상에 권태로움을 느껴 불륜을 저지르는 여자로만 느껴졌다. 나풀거리는 원피스를 즐겨 입는 그녀는 영국과는 다른 프랑스만의 특색을 한껏 즐긴다. 빵 냄새를 맡고, 시골 길을 산책하는 그녀의 모습은 통통 튀는 그녀만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듯싶었지만 영화가 진행 될수록 그녀가 왜 권태를 느껴야만했는지 개연성이 없었고, ‘젬마’ 그녀를 떠올릴 수 있는 특이 행동이라던지 독특한 성격 등 그녀만의 매력이 먼지 알 수 없었다.19금 영화답게 간간히 보이는 '젬마'의 관능적 몸짓, 행동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지만 관객에게 '젬마'라는 캐릭터를 각인시키는 덴 실패했다. '젬마'는 영화 속 남자들(찰리, 마르탱, 에르베)만 느끼는 매력을 가지고 있을 뿐 영화를 보는 관객에겐 그 매력이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다 보고나면 그래서 '젬마'는 3명의 남자를 모두 홀릴 만큼 매력적이었나? 라는 의문이 남는다.

‘마르탱’의 시선을 쫓아 영화를 보다보면 ‘젬마’를 훔쳐보는 느낌이 들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어느새 나도 몰래 젬마라는 여자의 삶과 행동에 집중하게 된다. 관객에게 ‘젬마’의 매력어필 실패와 영화 속 ‘마르탱’의 역할이 흔들려 일관성을 잃었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마지막에 반전과 함께 큰 재미를 선사한다. 소설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한 영화는 분명 흥미롭긴 하다.

▲ 젬마는 자신을 죽을 위기에서 구해준 에르베와 우연히 만난다 (세종커뮤니케이션스 제공)

평범한 일상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공상에 사로잡혀 허영과 불륜으로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는 한 여인의 비극적 종말을 리얼하게 묘사한 소설 ‘보바리 부인’을 고전적이며 관능적으로 표현한 영화 '마담 보바리'는 4월 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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