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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장은옥 기자
  • 사회
  • 입력 2011.10.17 21:33

인화학교 '끝나지 않은 도가니'...학대로 숨진 학생 암매장

전직 교사 "굶기고 때려 숨지게 한 뒤 무등산 기슭에 묻었다"

 
[스타데일리뉴스=장은옥 기자] 영화 '도가니'의 열풍을 타고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른 광주 인화학교의 숨겨진 참상이 드러났다.

인화학교의 전직 교사로부터 50여 년 전 남녀 학생을 학대, 이들이 숨지자 암매장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17일 오후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와 인화학교 동문 150여 명이 광주시청 앞에서 인화학교 법인인 '우석'의 완전 폐쇄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나왔다.

농아로서 인화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던 김영일(71)씨는 "교사로 재직 중이었던 1964년 10월께 고아였던 남자아이(7세 추정)를 교감이 오랫동안 굶기고 때려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어린 남자아이가 숨져 가마니에 싸여 있는 것을 봤고 아이를 묻으러 가 내가 직접 땅을 팠다"면서 "아이가 숨지자 가마니에 싸 나와 교감, 다른 교사 1명이 함께 당시 광주 동구 학동에서 7km 정도 떨어진 무등산 기슭에 묻었다"고 털어놨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숨진 학생이 이 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김씨는 "6개월 후에는 다른 여자아이(6세 추정)에게 오랫동안 방에 가두고 밥을 거의 주지 않아 아이가 벽지를 뜯어 먹기도 했다"며 "아이를 보육하던 할머니가 아이를 떨어 뜨려 숨지게 했고 역시 암매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감이 '너희는 바보라 밥이 필요없다'며 아이들을 굶겨왔다"며 "여자아이 사망 후 내가 직접 경찰에 신고했지만 시신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 당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학교 측의 보복도 감내해야 했다. 신고 직후 교감과 그 형인 학교장이 그를 교내에 가두고 5일동안 때렸던 것.

그는 경찰과 학교에 계속 피해사실 확인을 주장했으나 다들 쉬쉬해 1968년께 학교를 떠났다.

김씨는 "처음에는 교장과 교감이 두려워 함께 아이의 시신을 매장했지만 평생을 후회 속에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을 굶기고 구타했던 교감의 사진과 그가 투쟁했던 사실을 보도한 신문기사를 보이며 "아이들이 숨진 사실을 아는 1,2회 졸업생들이 있다"는 말로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씨 외에도 많은 졸업생들이 참여해 수십 년 동안 있었던 인화학교의 인권 유린을 폭로했다.

인화학교 졸업생인 광주농아인협회 강복원 회장은 "1975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인화학교 이사장의 셋째 아들이 재학 중인 청각장애 여학생 2명의 옷을 벗기고 누드화를 그렸다"며 "그 셋째 아들은 현재 광주의 한 일반학교에서 미술교사로 버젓이 근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자신의 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은 이들이 남아 계속 장애학생들을 학대해 온 것"이라며 "지난 2004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이번에 확실하게 처벌해 그 굴레를 끊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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