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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5.03.04 11:43

[S톡] '개훔방' 재상영 비난한 신연식 감독, 과연 잘한 일일까

극장주 '갑'의 횡포 때문에 제작·배급사 '을'은 눈물만 흘려..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지난달 26일 개봉한 '조류인간'의 신연식 감독이 2일 보도자료를 통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 제작·배급사를 향해 독립영화관 상영 중단은 물론, 시나리오 크레딧에서 김성호 감독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개훔방 시나리오가 자신(신연식 감독)이 만든 것임에도 김성호 감독이 시나리오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건 부끄러운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성호 감독도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감독께 드리는 77개의 OX퀴즈'를 내놓고 "신연식 감독이 썼다는 '개훔방' 시나리오에 포함된 아이디어가 어떤것인지 답변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과 '조류인간' 메인포스터 ⓒ 삼거리픽쳐스, 리틀빅픽쳐스, 루스이소니도스

신 감독의 '개훔방'을 향한 따귀 '스맥 페스트'

화제를 돌려, 지난 2005년 뉴욕의 힙합 전문 라디오 방송 'HOT97'은 2004년부터 젊은 여성 둘을 출연시켜 서로 따귀를 때리는 'Smackfest'를 인터넷 방송으로 내보냈다. 우승 상금은 5천불, 해당 영상을 본 시청자와 누리꾼들이 뉴욕시와 경찰 당국에 항의하자 프로그램이 중지됐고, 총 24회 동영상도 삭제됐다. 

방송사가 '갑'이고, 따귀 때리기 우승자가 '을'인 세상, 이런 사회에 만연된 경쟁의식이란 '을'이 갖춰야할 필요 충분 조건인 셈이다.

신연식 감독이 '개훔방'을 비판 중 거론한 '개훔방 독립영화관 상영'은 어디를 두고 한 말일까?

김성호 감독의 '개훔방'이 대중 영화라면, 신연식 감독의 '조류인간'은 아트무비이다. 가령, 전체관람가 '개훔방'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 때문에 거리로 쫓겨난 한 가족의 오뚜기 같은 삶을 그렸다. 반면 15세 이상 관람가 '조류인간'은 성소수자와 다양한 삶에 대한 이해를 가진 영화팬이 좋아할만한 영화다. 

반면 신연식 감독이 지적한 '개훔방'의 독립영화관 상영 또한 CGV에서 운영하는 일부 예술전용관 상영 외에는 거의 없다. 독립영화 상영관 인디플러스와 아리랑시네센터(성북구) 현재 상영작을 보면 신 감독의 '조류인간'은 있지만 '개훔방'은 없다. 

종로구 인디스페이스는 '개훔방' 상영시간이 10시 30분, '조류인간'은 15시 10분, 20시이다. 3월 모든 학교가 개학한 점을 감안하면 '개훔방'의 오전 상영은 불리한 조건이다. 게다가 오는 5일 '개훔방'은 인디스페이스에서 스크린을 내리고, '조류인간'은 오전과 오후 3번의 상영시간이 주어진다.

이어,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시네마는 4일까지 '개훔방'(오후 8시)이 상영된다. '조류인간' 상영은 7일까지이다. 이밖에 광화문 시네큐브, 신촌 아트하우스모모, 광화문 스폰지하우스는 '개훔방'과 '조류인간' 두 작품 다 상영되지 않고 있다.

한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이 지난 1일 개봉 61일 만에 관객수 30만명(KOFIC, 3일 기준 30만 2,410명)을 넘겼다. 하지만 제작사 삼거리픽쳐스와 배급을 맡은 리틀빅픽쳐스는 기뻐해야할 처지가 못된다.

관객수 30만명은 '개훔방' 손익분기점(110만명)을 넘기기에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 3월까지 포탈 관객 평점이 평균 9점 이상을 받은 한국 영화가 흔치 않은 점을 감안하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국내 관객 성원 아니면 막막..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은 개봉 당일부터 상영시간 대부분이 심야로 밀리거나 조조 관람으로 묶이는 등 갖은 우여곡절 끝에 종영됐다. 그뒤 대기업 영화 극장 체인의 횡포를 지적하는 네티즌과 관객의 아고라 청원, 이어 매체들의 비판 덕분에 지난 달 12일 재상영의 기회를 얻었다. 

'개훔방' 배급사 리틀빅픽쳐스에 따르면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극장 상영 외에 부가수익은 IPTV, 영화 다운로드가 전부라고 밝혔다. 물론 3월 뉴질랜드와 호주 등을 시작으로 해외에 상영된다. 해외 상영 성공여부는 순전히 해외 관객의 호응이 따라줘야 가능하다. 

결국, 국내 관객이 아니면 '개훔방' 제작사 삼거리 픽쳐스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지금도 극장에서 영화를 본 관객들의 SNS와 영화평점을 통해 올린 수많은 칭찬과 응원글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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