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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영화
  • 입력 2015.02.25 00:01

[리뷰] 영화 '순수의 시대', "순수를 꿈꾸는 순수하지 못한 자들의 발버둥"

완벽에 가까웠던 배우들의 연기, 캐릭터, 분위기의 빛을 바라게 만든 아쉬운 스토리 완성도

▲ 영화 '순수의 시대'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영화 '순수의 시대'는 '조선 느와르'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어울리는 분위기를 자아낸 작품이다.

정도전이 실각하고 이방원이 실세에 오른 역사적 사실인 제1차 왕자의 난을 그린 '순수의 시대'는 순수함과는 거리가 먼 각자의 캐릭터들 속에서 '순수함'을 찾아내는 시간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가상의 인물이자 이방원이 실세를 얻기 위해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인물인 김민재 역을 맡은 신하균은 격정적인 베드신 만큼(?)이나 격정적인 남성의 모습을 그렸다. 자신이 모시는 군주의 신뢰를 받고 명, 아니 부탁을 받기까지 했지만 어느날 갑자기 사랑하게 된 한 여인때문에 비극으로 치닫는 김민재, 그런 김민재를 신하균은 '웃지 않는 인물'로 그려내며 복잡미묘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 수컷의 모습을 그렸다.

▲ 짐승 같은 근육의 소유한 남자 김민재(신하균 분) ⓒCJ엔터테인먼트

주목할 점은 신하균의 완벽한 근육질 몸매가 수컷의 가장 본능적인 행위인 폭력과 성에서 보여진다는 것이다. 미성년자들에게는 아쉽지만 신하균의 연기는 '순수의 시대'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중간까지는 스토리의 중심에서 벗어난 듯하지만 역사적 사실 만큼 중요한 사건을 만들고, 풀어내는 인물 이방원 역을 맡은 배우 장혁은 최근 드라마에서 보였던 장혁의 모습이다. 그 호탕하면서도 방자한 웃음은 '순수의 시대'에서도 그대로다. 그러나 그런 그가 이방원을 표현하며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이방원의 감성적인 부분'이다.

▲ 아 진짜 잘생긴 이방원(장혁 분) ⓒCJ엔터테인먼트

극중 이방원은 야망에 불타는 남성이면서도 자신의 상황에 대한 아쉬움, 김민재와 이런 관계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미 없는 기대를 관객들에 전한다. 모든 사건의 중심이자 시작을 만든 인물인 이방원을 연기하는 장혁은 그저 야망에 불타는 한 수컷의 모습뿐이 아닌, 아버지에 대한 귀여운(?) 불만, 나라를 생각하는 정치가로서의 모습, 큰 그림을 그리며 전략을 세운 전략가의 모습을 모두 담고 있다.

정도전과 이방원의 힘싸움의 중심에 선 김민재에게 파멸과 사랑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가희 역을 맡은 배우 강한나는 나름대로 복수를 꿈꾸는 여인과 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인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려 했으나, 너무 많은 것을 표현하려 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차라리 인물의 배경으로 이야기 방향을 변화시켰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역할이자 연기였다.

기자가 시사회를 보며 가장 주목한 인물은 김민재의 아들 진 역을 맡은 배우 강하늘이다. 강하늘은 정말 역대급 '개망나니 같은 사내'의 모습을 진에 담았다. 아마 영화가 개봉된 후 '폭행의 아이콘'으로 등극하지 않을까 한다. 이에 대한 언급은 영화의 재미를 저하할 수 있으므로 여기서 줄일까 한다.

▲ '폭행의 아이콘' 진(강하늘 분) ⓒCJ엔터테인먼트

'순수의 시대'는 배우들의 연기뿐 아니라 '조선 느와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사회여서일까, 약간은 뚜렷하지 않고 색이 바란듯한 영상은 밝으면서도 밝지 않은 작품의 분위기를 완벽에 가깝게 전달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순수의 시대'라는 작품에서 배우들의 연기, 작품의 분위기 모두 좋았으나 스토리에서 완성도가 약간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남자가, 그것도 중역을 맡고 있는 사내가 사랑하는 여인으로 인해 운명을 바꿔가는 과정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는 힘들다고 생각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약간의 인연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릴 정도라는 것은 아쉽다. 차라리 드라마 '추노'에서처럼 출신의 비밀 같은 부분이 있었다면 더 스무스하게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결국 모든 일의 원흉은 강하늘이었으나, 그 강하늘에 대한 이야기 역시 부족했다. 김민재, 정도전, 진의 속이야기, 방원의 옆에 맴돌던 배우 사희, 이빨 빠진 호랑이, 아니 늑대 같은 모습의 태조 이성계(손병호 분) 등 김민재와 가희의 이야기에 너무 치중을 두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이야기 곳곳에 숨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와 분위기가 매력적인 영화 '순수의 시대'는 오는 3월 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박기자의 영화 '순수의 시대' 평점
★★★

이런 분에게 강추 : 신하균 오빠 몸매 짱짱맨

이런 분에게 비추 : 장혁 오빠 분량 짱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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