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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5.02.13 05:23

걸작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 두 거장이 엮어낸 세상 이야기

영화계 거장 빔 벤더스와 천지를 담아낸 사진작가 살가두의 창세기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빔 벤더스 감독의 '제네시스 : 세상의 소금'(배급 영화사 백두대간)은 마땅히 극장의 대형 스크린으로 봐야할 걸작 다큐멘터리 영화다. 

서구문명을 강타했던 68운동 세대로서 열혈 청년기를 보낸 1944년생 세바스치앙 살가두가 어느덧 할아버지가 되어, 다큐 영화계 거장 빔 벤더스와 세상의 소금을 이야기한다.

이 영화는 빔 벤더스 감독의 15년 전 작품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처럼 흥미롭고 애잔하며, 진정한 의미의 천지창조가 무엇인지 부연없이 일깨워 준다.

뿐만 아니라, 스토리 전개가 웅장하면서 복잡하지 않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것 마냥 자연스레 감정이입이 된다. 

▲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 티저포스터 ⓒ㈜영화사 백두대간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제네시스 : 세상의 소금'은 브라질 출신의 유명 사진 작가 세바스치앙 살가두가 평생에 걸쳐, 완성한 사진 작품들과 그의 인생 여정을 담고 있다. 

빔 벤더스·세바스치앙 살가두, 씨줄과 날줄이 되어 세상의 모습 엮어내..

영화는 감독 빔 벤더스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그는 도입부에서 '빛'과 '그리다'라는 원뜻(그리스어)을 지닌 '포토그래피'의 의미를 설명한다. 

첫 번째 씬으로 등장한 금을 캐는 노동자들의 장면은 압권이다. 브라질 아마존 하구 433km에 위치한 세라 펠라다(Serra Pelada) 금광에 벼락 부자가 되고픈 욕망 하나로 모여든 약 5만 명의 노동자들은 흡사 일개미를 닮았다.

영화는 작가 겸 저널리스트인,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삶의 여정을 차분히 따라간다. 모국 브라질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독재를 피해, 프랑스로 유학길을 떠나 학업을 이어 나갔다. 그 뒤, 국제커피기구에서 아프리카 지역을 맡아 생산과 무역거래를 담당했던 살가두가 왜 안락한 직업을 버리고 사진 작가가 되었는지도 설명해준다. 

사진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 거장 반열에 오른 세바스치앙 살가두는 지난 1973년부터 2013년까지 세계 100여개 나라를 돌아다니며 이티오피아의 기아 빈곤을 최초로 취재했다. 또한 걸프전, 르완다 인종학살과 사라예보 사태에서 참혹한 광경을 목격한 뒤, 작가 생활을 그만둔 전력이 있다.  

▲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 스틸컷 ⓒ ㈜영화사 백두대간

'제네시스 : 세상의 소금'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모두의 힐링을 책임질 듯..

인간이 벌인 전쟁의 참화 속에서 인간의 잔학무도함을 직접 목도하고 사진 찍기를 그만 둔 살가두. 그는 고향 브라질로 돌아가 황무지가 된 아버지의 농장을 복구하면서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다.

그리고는 다시금 카메라를 잡았고, 이전까지와는 다른 주제를 잡았다. 바로, 태초의 지구이다. 살가두는 사진속에 순수하기 그지없는 자연의 풍경을 담기 시작했다. 

인간들의 끈질긴 삶에서 생명의 근원을 찾아 떠나는 '제네시스 : 세상의 소금'은 찌든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110분간의 힐링캠프를 선사한다.

개봉일은 오는 26일. SF '인터스텔라' 만큼이나 큰 스크린에서 보아야 할, 훌륭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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