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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스포츠
  • 입력 2015.02.03 23:31

[박기자의 축구이야기] 이청용 크리스탈 팰리스 이적, "아련한 '청날두'의 추억이여.."

▲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한 이청용 ⓒ크리스탈 팰리스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대한민국 축구의 마지막 남은 세계 레벨 오른쪽 윙어 이청용이 프리미어리그에 재입성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라는 새둥지를 통해서 말이다.

챔피언십을 허덕이던 볼튼을 '탈출'했다는 사실은 기쁘지만, '청날두'라 불렸던 옛날이 아련할 정도로 '노멀'한 선수가 되어버린 이청용이 아쉽다.

2006년 FC 서울에 입단한 이청용은 2007년, '청날두'라 불리며 개인기에 이은 돌파력, 수비를 무력화 시키는 패싱 능력을 인정 받았다. 대한민국의 호날두라는 닉네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이청용은 2009년 여름, 드디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오웬 코일 감독이 이청용을 '너무' 좋아했기에.. 그와의 '의리'만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청용의 이후 행보는 아쉽기 그지 없다. 2012-13 시즌, 볼튼이 챔피언십으로 강등된 이후 '2부 리거'로 볼튼과의 의리를 유지해 온 이청용이 드디어 '프리미어리거'로 복귀했다는 소식은 정말 기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아쉬움이다.

이청용의 나이 스물일곱. 88년생인 이청용을 되돌아보면 '전성기'라고 부를 수 있었던 시기가 20살 무렵이라 볼 수 있을 정도다. 기성용, 구자철과 함께 어린 나이에도 국가대표팀에서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했던 그가 '전성기를 누려야할 나이'에 '약체'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이라니.. 그것도 이적료 100만 파운드?(추정)

이청용과 같은 나이의 선수 중에는 아스날의 알렉시스 산체스, 메수트 외칠, 맨유의 앙헬 디마리아, 후안 마타, 첼시의 네마냐 마티치, 디에고 코스타, 맨시티의 세르히오 아게로, 뮌헨의 제롬 보아텡, 도르트문트의 마츠 후멜스 등이 있다.

그러나 위의 모든 선수들은, 이청용의 전성기로 볼 수 있던 시절에는 이청용보다 유명하지도, 활약하지도 못했던 선수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젠 세계적인 선수, 이청용은 2부리그를 갓 탈출한 '프리미어리그 복귀 선수'일 뿐이다.

이 부분이 너무나 아쉽다. 2014-15 겨울 이적시장 종료 직전,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한 이청용이 더욱 열심히 뛰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친구들인 기성용, 구자철은 빅클럽은 아니지만 소속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에이스'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후배인 손흥민은 '손세이셔널', '슈퍼손닉' 등의 애칭을 얻으며, 카가와 신지 이후 분데스리가 최고의 아시아 선수로 발돋움 하고 있다.

어린 나이도 아니지만 많은 나이도 아닌 스물일곱의 이청용. 강등권과 승점이 단 4점 차이인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얼마나 활약을 보이느냐에 따라 그의 축구 인생,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의 오른쪽 대들보의 존재이유를 증명할 수 있는 남은 후반기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 부상을 당해도 현재 그보다 뛰어난 라이트윙어는 업다 ⓒKFA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과 전혀 반대의 축구인생을 걸어 온 이청용. 박지성이 월드컵 전까지 인지도를 얻지 못했던 것과는 다르게 시작부터 화려했던 이청용, 20대 초반 아인트호벤과 맨유로 화려한 축구 인생을 꽃 피웠던 박지성과 다르게 부상과 강등으로 암울한 20대 초반을 보낸 이청용. 이제는 맨유의 전설이 된 박지성과 남은 축구인생 후반전을 기다리고 있는 이청용.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이청용은 박지성이 이룬 이상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로 복귀 한 지금, 이청용 자신의 노력이 가장 필요한 때다. 대한민국의 모든 축구 팬들은 그의 화려한 부활과 비상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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