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피플
  • 입력 2011.10.05 18:13

지드래곤 대마초 흡연에 대한 소회...

이제는 관용을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오늘 10월 5일 충격적인 소식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보이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권지용)이 검찰의 조사 결과 대마초를 흡연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었다. 아마 현역아이돌로써는 초유의 대마초사건이었을 것이다.

충격이 컸을 것이다. 현역아이돌이고, 그것도 모두에게 주목받는 톱아이돌이었다. 더구나 그동안 지드래곤을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솔로앨범 'Heartbreaker'의 표절논란에서부터, 콘서트에서의 외설논란, 그리고 이번에는 대마초까지. 아마 그래서 더 여론이 들끓는 것인지도 모른다. 최고의 인기아이돌이며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 만큼이나 그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았다. 관심의 중심에 있던 만큼 사건으로 인한 파장도 크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연예인의 마약사건에 대해 유독 엄격하고 집요했던 검찰이 이례적으로 지드래곤에 대해서만큼은 기소유예판결을 내렸다는 사실이다. 대마초를 하기는 했지만 처벌할 정도는 아니었다. 모발검사의 결과도 기준치 이하만이 검출되고 있었을 뿐이고, 소변검사의 경우는 아예 음성판정이 나오고 있었다. 최근 10일 이내에 대마초를 한 적이 없었음은 물론, 그 이전에도 대마초를 했어도 굳이 처벌을 할 만큼 유의미한 회수나 양은 아니었다는 말이 된다. 단지 하기는 했으니 의혹이 있어 조사를 받았고 그런 적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설사 지드래곤이 말한 대로 일본의 팬으로부터 담배인 줄 알고 피운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말이다.

다시 말해 지드래곤이 했다고 하는 대마초란 검찰이 판단하기에 범죄에까지 미치지 못하는 단지 사소한 실수이거나 잘못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싸움을 했는데 서로 약간 툭탁거린 정도? 정도가 심하다면야 처벌받아야 하겠지만 서로 진단서를 끊을 정도도 아니라면 적당히 훈방하고 끝내는 것이다. 그 대상이 대마초라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이란 살다 보면 이런저런 실수도 저지르고 잘못도 저지르는 것이다. 충동이었거나 무지였거나 굳이 범죄까지는 아니라 한다면 그런 정도에서 멈추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그것이 관용이다.

과연 지드래곤이 그렇게까지 큰 죄를 지었는가? 그러나 지드래곤은 이제 20대 초반의 나이다. 충분히 성인이지만 그러면서도 여전히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미숙한 나이이기도 하다.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 아니던가. 오래도록 여러차례 대마초를 했다면 몰라도 고작 법적으로 판단하기에도 범죄의 구성요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도라면 실수로 여기고 관대하게 여겨줄 수 있는 여유도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그 이전에 지드래곤의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은 필요할 것이다. 사회봉사활동과 그리고 충분한 자숙의 기간. 반성만 충분히 한다면 이해해 줄 수 있는 정도의 사건이다.

재능이 있는 친구다. 충분한 재능과 가능성을 가진 인재다. 아주 큰 죄를 지어서 벌을 받아야 한다면 모르겠지만 이런 정도로 묻히기에는 그가 갖는 재능과 가능성이 너무 아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같은 잘못을 범하면 그때 엄하게 꾸짖더라도 지금은 한 재능있는 젊은이의 아직 채 피우지 못한 가능성을 생각해서라도 한 순간의 실수를 관대하게 용서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니 지드래곤만이 아니라 잠시잠깐의 실수로 인해 또다시 소중한 가능성이 희생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한 개인의 미래를 보호한다고 하는 것은 대마초라고 하는 마약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한다는 이상의 사회적 정의이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꾸짖을 때 꾸짖더라도 지나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엄하게 꾸짖더라도 아예 다시 일어날 길까지 막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꾸짖는 것은 잘 되라고 꾸짖는 것이다. 야단치는 것은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야단을 치는 것이다. 벌을 주는 것은 스스로 반성하여 그러지 않기를 바래서다. 지드래곤이 미워서는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이제부터의 벌은 법에 의한 것이 아닌 대중의 도덕적 판단에 의한 것이다. 차라리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되었다면 모든 것이 분명해질 수 있었을 테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이같은 번거로움을 자초하게 되어 버렸다. 그런 만큼 더 영리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과연 타당한 벌이었는가? 정당한 비판이었는가? 큰 죄다. 그러나 사소한 잘못이다. 큰 죄는 꾸짖고 사소한 잘못은 용서한다. 더 큰 일을 해냄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도록 한다. 비난들이 너무 지나치지는 않은가. 너무 한 개인을 파헤치고 상처입히는 식으로 상황이 흐르지는 않는가. 대마초를 했다는 사실에만 집착함으로써. 그러나 과연 그럴만한 큰 죄이며 사건일 것인가? 그럴만한 큰 죄라면 도대체 어디까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인가?

호흡을 고르고 과연 무엇이 잘못이었는가를 생각해 볼 때다.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가? 그것을 바로잡자면, 그리고 그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르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디까지 그에게 잘못을 물을 수 있는가? 지드래곤과 YG의 성의있는 해명과 사과, 반성이 필요할 것이다. 사과와 반성 없이 용서부터 하는 경우는 어디에도 없다. 그것은 지드래곤 스스로 나서야 한다.

아무튼 필자로서는 사소한 문제로 여기고 있었다. 범죄까지는 아니고 단지 일시적으로 실수이거나 잘못을 저질렀을 뿐이다. 그렇다면 그 만큼만 벌을 받으면 될 것이다. 그 이상의 모든 응징이나 처벌은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다. 한 재능있는 젊은이의 장래가 달린 문제다. 과연 지금의 일들이 그 재능과 가능성을 묻어버리기에 충분한 그런 중대한 사안인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가?

냉정한 판단이 요구된다. 현명한 사고가 필요하다. 물론 지드래곤도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절망할 필요는 없다. 지은 죄 만큼. 잘못한 것 만큼. 그러나 겸손하여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대중 역시 신중하게 그 잘못에 대한 책임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자칫 한 순간의 결정으로 다시 한 인간과 그 가능성을 파괴할 수 있다. 지드래곤 자신 역시.

초유의 사태다. 현역아이돌, 그것도 한류의 중심에 있는 톱아이돌의 대마초흡연이라니.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이돌이라고 봐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정도 이상으로 비난하거나 대가를 요구해서도 안 된다. 침착하게. 합리적으로. 관용으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안타까운 일이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