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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1.10.05 06:42

포세이돈 "아직도 최희곤과 흑사회가 보이지 않는다!"

김선우와 이수윤이 사랑에 빠지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슬슬 문제가 보이기 시작한다. 잠시 착각하고 있었다. 벌써 6회였구나. 그렇다면 수사 9과 주위에서도 한 사람 정도 죽어나갈 때도 되었을 텐데...

조금은 허무했다. 너무나도 허무하게 함정에 빠져 무기력하게 해경특공대에 잡히는 정덕수(김준배 분) 패거리를 보면서, 역시 흑사회라고 하는 대단한 조직조차 공권력 앞에서는 별 것 아니구나. 정덕수 패거리와 흑사회가 자꾸 오버랩되려 한다.

정덕수가 죽더라도 조금 더 나중이었으면. 이쯤에서 수사 9과 가운데서도 희생자가 나오고, 그래서 흑사회라고 하는 공포에 대해 시청자 스스로 실감할 수 있도록. 흑사회에 대한 공포와 수사 9과에 대한 연민으로 더욱 두려워하면서도 그들의 수사를 함께 추적해 갈 수 있었으면. 비로소 제작진이 내 놓은 문제를 필사적으로 풀게 되는 계기를 주었어야 했다.

그런데 자꾸 주변 이야기만. 이수윤(이시영 분)의 아버지 이정웅의 일이 왜 그렇게 중요하게 언급되어야 하는가? 아니 그런 일이 있더라도 굳이 이수윤과의 관계가 두드러져야 할 이유가 무엇이던가 말이다. 흑사회와 해결할 문제가 있는 사람들만이 유독 수사 9과에 모였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 과정에서 보다 흑사회에 대한 실체를 느낄 수 있는 장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혼자서 울고 불고 화내고 혼란스러워하다가 김선우(최시원 분)와의 스파링 한 판에 어느새 마음을 정리하고 심기일전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하고. 결국 드라마가 수사 9과 개개인의 사변으로 흘러가려는 느낌이다. 스릴러에서도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일까?

조금 더 타이트하게 조여갈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는 초점을 수사 9과나 김선우, 이수윤 커플이 아닌 최희곤과 흑사회에 맞춰갈 필요가 있다. 긴장을 고조시키고, 공포를 극대화시키고, 그래야 수사 9과가 수사에 나서더라도 기대와 공포로 더욱 집중하여 그들의 행보를 지켜볼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가운데 사랑을 하게 된다면 그만큼 더 비장하고 더 아련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그저 장난같지 않은가. 고작해야 고만고만한 조직 쫓고 있는 듯 그다지 긴장도 공포도 느껴지지 않는다.

강주민(장동직 분)이 정덕수를 쫓을 때도 한 방에 해결해 버렸으면 더 좋았을 것을. 아마 다음주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결국 정덕수는 허무하게 목숨을 잃고 말 것이다. 여기에서 정덕수까지 잡히면 이야기가 지저분해진다. 깔끔하게 정덕수를 제거하고 강주민이 태연하게 웃으며 권정률(이성재 분)을 맞을 수 있을 때 드라마는 더욱 재미있어진다.

항상 하는 말이다. 얼마나 어디까지 죽는가가 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아직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 최희곤에 대한 공포와 증오야 말로 이 드라마의 성패를 결정한다. 몇몇 배우의 영웅주의적 활약이 아니다. 매력적인 배우들의 달달한 로맨스가 아니다. 얼마나 최희곤과 흑사회를 형상화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공중파라는 한계 때문인가?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영 만족스럽지 못하다. 최희곤과 흑사회란 고작 이런 정도의 조직이었는가?

벌서 6회, 그러나 정작 주요 인물 가운데 희생된 사람은 아무도 없고. 희생된 사람은 거의다 얼굴도 잘 모르는 비중도 없는 인물들 뿐이다. 허무하게 함정에 빠져 잡히는 정덕수 역시. 반전이 없다면 드라마도 없다. 오랜만에 흥미로운 장르의 드라마를 만났는데 지금으로서는 실망이 너무 크다. 다음주에는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일단 다음주까지는 지켜보고 판단할 생각이다. 8회까지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충분하게 최희곤과 흑사회에 대한 묘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때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것처럼. 존재하지 않지만 바로 곁에 있는 것처럼. 그것이 역량일 테지만.

이시영에게는 확실히 여주인공으로서는 짐이 너무 무겁다. 최시원은 조금 더 힘을 빼고 연기할 필요가 있겠다. 괜히 심각하다. 심각하지지 않아도 될 곳에서 심각하니 심각해야 할 곳에서 심각하지 못하다. 이성재는 역시일 텐데. 아쉬움이 크다.

다시 말하지만 드라마를 살리고 죽이는 것은 최희곤과 흑사회에 달려 있다. 지금 이대로라면 희망은 없다. 그래도 한 번 더 기대해 본다. 장르는 좋다. 위안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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