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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1.10.03 08:48

바람에 실려 "우연한 거리공연, 낭만을 기대해 본다!"

의외의 재미를 기대하며...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사실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다. 거의 끝나가는 순간까지도 그다지 특별한 인상을 받지 못했다. 워낙에 임재범 위주인데다, 더구나 임재범의 유머코드가 필자와 그다지 맞지 않았던 탓이었다. 임재범이 중심인데 임재범이 재미 없다. 재미가 있을 까닭이 없지 않은가.

멤버구성도 그다지 기대가 되지 않았다.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출신의 키보디스트 이호준씨는 단지 이름만 들어보았을 뿐이었다. 작곡가 하광훈 역시 이름만 듣다가 최근 <나는 가수다>를 통해 얼굴까지 익숙해진 경우다. 여기에 이준혁 또한 예능에는 처음이고, 소울다이브의 넋업샨 역시 마찬가지다. 그나마 예능을 담당하던 지상렬조차 중간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도대체 미국 가서 뭘 하자는 건지도 모르겠는 이런 프로그램을 왜 보고 있어야 하는가.

그런데 그같은 실망과 지겨움은 거의 끝무렵에 나온 장면 하나로 인해 완전히 뒤바뀌고 말았다. 아, 이 프로그램은 기대할 만하구나. 임재범과 하광훈이 13년 전 해보고자 했던 그것, 그리고 모든 음악인과 음악애호가들이 꿈에서라도 그리던 바로 그 로망. 오다가다 만난 거리의 음악인과의 즉석공연. 합을 맞춰 볼 것도 없이 단지 노래 제목을 말하고 그리고 즉석에서 서로에게 맞추며 그것을 공연하고 부른다. 그것을 신기해하면서도 즐겁게 지켜보는 관객들과.

그런 꿈이 있었다는 것이다. 누구나 한 번은 꾸어보았을 것이다. 몽마르뜨르 언덕에서 초상화를 그리고 싶다. 뉴욕 지하철역에서 모자를 앞에 놓고 연주를 해 보고 싶다. 단지 악기 하나와 목소리 하나, 그리고 동전을 던질 허름한 모자 하나. 관객은 무심하게 지나가던 거리의 사람들. 연주를 듣고 알아본 사람들은 한 푼씩 동전을 던지고. 그렇게 꿈과 열정을 향해 현실을 견디며 나가던 사람들. 그런 이상이 있었다. 그것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솔직히 지금도 과연 임재범과 저들이 미국까지 가서 무엇을 하려는가 잘 알지 못한다. 음악은 만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미국까지 가서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미국까지 가서 음악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과저에서 도대체 어떤 장면을 시청자들에 보여주려 하는가? 잠깐 보여진 미국의 거친 자연과 그 자연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멋있었다. 그러나 보다 장기적으로 프로그램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확실한 주제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한 때 보여진 거리공연 모습은 어떤 희망을 갖게 만들었다. 미국의 거리에서 한국의 음악인들이 한국인의 감성으로 음악을 연주하고 부른다. 미국을 여행하며 이러저러한 체험도 하고 그 과정에서 음악을 만들어 들려준다. 그건 또 어떤 재미일까? 당장 재미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였다.

물론 아직까지 나온 것은 없다. 여전히 코드에 맞지 않는 임재범의 개인기 뿐. 임재범 이외에는 과연 다른 출연자가 있는가 싶을 정도로 임재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리고 이렇다 할 장면도 없었고. 지켜볼만은 하지 않겠는가. 보여준 것이 없는 만큼 앞으로 보여질 것들에 대한 불안하지만 기대들도 있다. 부디 재미있었으면. 음악과 낭만도 재미가 될 수 있다.

임재범이라는 이름값에 이끌려 보았다. 그리고 솔직히 실망도 많이 했다. 그래도 기대를 갖게 만드는 것은 임재범이라는 이름과 미국이라는 땅과 불현듯 즉석에서 함께 부르던 노래였다. 음악이 있다. 낭만이 있다. 새로운 예능의 출현을 예감하며. 바라는 이유다. 기대가 생겼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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