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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1.10.01 07:40

위대한 탄생2 "반전이 있는 남자 윤상, 내혹한 독설과 '누나'란 말 한 마디."

위대한 탄생2, 부산에서 청정소녀 박지혜를 발굴하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사람이란 모름지기 반전이 있어야 한다. 국민멘토 김태원이 했던 말처럼 비밀이 있어야 사람이 더욱 근사하게 매력적으로 보인다. 재미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매력 역시 충격량에 비례해 전해진다. 필자가 유돈 <위대한 탄생> 시즌2에서 멘토 윤상을 주목하는 이유다.

"누나!"

과연 이 사람이 그토록 매몰차게 독설을 퍼붓던 사람이 맞는가. 바로 앞에서 오디션을 보러 온 사람 같지 않다며, 더 들어볼 필요조차 없다며 가차없이 말하던 그 사람이 맞는가 말이다. 저 귀여운 "누나!"라니. 하기는 이선희가 데뷔도 선배고 나이도 위다.

두 차례나 이선희가 참가자에 설득당해 왕관을 주고, 이번에도 이승환이 왕관을 준 상태에서 윤상 자신이 다시 참가자에게 "SORRY"를 주어 결정의 책임을 이선희에게 떠넘기려 한다. 이선희는 필사적으로 자기가 먼저 하겠다며 윤상을 말리고, 그러자 윤상은 그러지 못하겠다면서 애교스럽게 저 한 마디를 내뱉고 만다. 순간 터지고 말았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비록 마음에 들지 않는 참가자에 대해서는 가차없지만,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보인다면 그는 참가자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고쳐야 할 점을 지적해 주고, 그리고 다음에는 선곡을 다시 해 오라며 또 한 번의 기회를 부여한다. 재미있는 개인기를 가진 참가자에게는 장난스럽게 그것을 시켜보는 여유도 가지고 있다. 심사위원들과도 웃고 떠들며, 참가자들과도 웃음을 나누며, 단, 음악에 대해서만큼은 타협이 없다.

솔직한 사람인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사람으로서 솔직하고. 음악에는 음악인으로서 솔직하다. 말했지만 그것이 윤상 나름의 배려일 것이다. 어설프게 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어설프게, 이선희가 그랬던 것처럼 읍소에 넘어가 다음단계로 올려준다 해도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데 그 단계는 통과할 수 있을까? 섣부른 배려는 기대만 키우고 기대만큼 좌절만 더 크게 만들 뿐이다. 고칠 수 있는 건 고치고, 가능성이 없는 건 포기하는 것이 낫다. 그의 다정함도 더없이 냉정한 모습도 그같은 솔직한 자신의 표현이랄까?

윤상의 심사평이 유독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일 것이다. 아니 같은 독설캐릭터인 윤일상조차 작년의 방시혁과는 그 평가나 인상이 전혀 다르다. 기본적으로 따뜻함이 있다. 배려가 있다. 유쾌함이 있고 즐거움이 있고 여유가 있다. 이것은 제작진의 역량이기도 할 것이다. 참가자만이 아닌 심사위원들에 대해서도 디테일하게 캐릭터를 만들어준다. 지난 시즌1에서 심사위원들이 각자 알아서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던 점에서, 매우 세심하게 캐릭터를 굳히면서도 그것이 비호감이 되지 않도록 편집을 통해 많이 배려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있는 것은 젠틀하면서도 냉혹한,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남자 윤상이었을 것이다. 독설과 여유로운 웃음을 오가는 그의 모습은 한결 그 매력을 돋보이게 만든다. 독설에도 이유가 있다. 그것은 더욱 귀기울여 듣고 따르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아마 그래서 덕분에 약간의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 아마도 이승환이 아닐까. 착한 멘토 역에는 착한 것을 넘어서 이승환으로부터 "귀 얇고 팔이 싼 것 같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던 엄마멘토 이선희가 있다. 멘토라기보다는 그저 걱정스레 어린 아이들을 보살피고 감싸는 엄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에 비해 이승환의 배려심 깊은 멘트나 행동들은 지난 시즌1에서의 김태원을 연상케 하고, 그러면서 이선희에 가리고 윤상에 치이며 그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가장 재치있는 멘트와 리액션을 보이는 예능담당이지만 그러나 역시 위치가 어정쩡하다. 물론 심사위원으로서나 멘토로서나 이승환의 갖는 가치나 무게를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지 캐릭터가 상당히 애매한 것이 있다. 독설의 윤상과 윤일상, 관용의 이선희와 박정현, 분발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튼 이선희가 설득에 넘어가서 왕관을 주어 합격시켰다고 그렇게 통과한 참가자들이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닐 것이다. 결국 위대한 캠프가 끝나고 각 멘토의 멘티가 되어 살아남는 것은 각 멘토당 네 명, 모두 더해 스무 명 정도에 불과할 테니까. 한 단계 더 올라갔다고 해서 그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그것은 희망고문에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한 단계 더 올라간 것으로 그것을 목적으로 삼던가.

참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학교친구라던 14살의 정유정과 김경주, 다정하게 손을 잡고 함께 <위대한 탄생> 오디션을 보러 왔다. 그러나 냉정한 심사위원 윤일상은 그런 우정을 다짐하는 두 사람에게 둘 중 한 사람만 합격시켜 올려보낼 수 있다는 잔인한 말을 하고 만다. 한 사람은 남아 합격하여 위로 올라가는 사람을 지켜보아야 한다. 이보다 비참한 상황이 어디 있을까? 올라가는 사람은 또 남는 친구가 밟어 그저 마냥 좋아할 수만 있겠는가?

하지만 그럼에도 기뻐해야 한다. 친구의 좌절을 보며, 친구의 눈물에 함께 좋아하지도 못하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속으로는 진심으로 한 번의 기회를 더 얻게 되었음을 기뻐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자신의 꿈에 대한 예의다. 그러기 위해 꿈을 꾸었을 터다. 그래서 오디션에도 임했을 것이다. 자신의 무대를 보고 기회를 준 심사위원을 위해서도. 그리고 자신과 함께 오디션장을 찾았음에도 축하해주어야 하는 친구를 위해서도.

재능과 실력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계의 잔혹사일 것이다. 어디 이들 뿐일까? 처음에는 친구끼리의 우정으로 시작했지만, 재능과 실력에 의해 지배되 냉혹한 그들 세계의 법칙은 그들로 하여금 선택할 것을 강요한다. 함께 이 자리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다만 한 사람이라도 살아남아 끝까지 갈 것인가?

결국 남고 만 사람도 원망할 까닭이 없고, 홀로 달려 올라간 사람도 그것을 미안해하거나 죄스러워할 필요 없다. 단지 그 세계가 원하는 자격에 한 사람은 더 가깝고 한 사람은 더 멀었을 뿐. 선택은 자신이 아닌 그 세계와 대중이 하는 것이다. 김경주양이 그렇게 친구 정유정양을 대신해 다음 단계까지 올라갔다고 끝까지 살아남아 마지막 생방송무대까지 과연 설 수 있겠는가? 어쩌면 더 가혹한 시험으로 내던져진 것은 합격한 김경주양 쪽일 것이다.

역시나 이번에도 재능있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역시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가장 마지막에 무대에 오른 부산출신의 21세 박지혜씨였을 것이다. 고등학교, 그것도 수험생일 때 교통사고 부모를 잃고, 이모집에서 살며 음악으로 위안을 삼았다는 슬픔조차 느껴지지 않아 더 애잔하던 젊은 아가씨. 목소리는 맑았고 투명했으며 그 간절함으로부터는 아련한 슬픔마저 묻어나오고 있었다. 음색도 음색이려니와 그 탁월한 리듬감이라니. 천부적이었을 것이다. 드라마가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은 수수한 귀여움이 더욱 대중의 호감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사람의 스타예감이라고나 할까?

하여튼 역시 시즌1과의 차이라면 자기가 시즌1에 나갔다면 비성과 나쁜 버릇으로 인해 일찌감치 탈락했을 것이라는 이승환의 말처럼, 단점을 지적하여 떨어뜨리기보다 장점을 찾아내어 기회를 주고 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다양한 개성이 보였고, 그에 따른 풍부한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었다. 비록 당장은 미흡하지만 장차 이 가운데 지금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는 예비스타들과 견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가차없이 단호해 보이는 윤상조차 당장 보이는 가능성에는 약해진다. 아직 확인해 보지 못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 번 더 기회를 주어 보고자 한다. 오히려 때로 이선희가 냉정해 보이는 것은 <위대한 탄생>이라는 짧은 오디션 기간동안 그들을 다듬어낼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역시 이조차 그녀는 관용으로써 가능성을 먼저 보게 된다. 그만큼 벌써 지난 시즌1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예선을 통해서도 수많은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굳이 사람을 말초적으로 자극하지 않고서도 흥미를 자아내는 따뜻한 드라마였을 것이다.

일단 심사위원 가운데 대중에 거슬릴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에서 기대를 가져 본다. 독설을 하더라도 납득할 수 있게 한다. 냉혹한 독설에서도 참가자에 대한 배려와 애정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음악인으로서의 자신과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자부심도. 멘토의 인간적인 매력은 아직 미숙한 참가자들 대신 시청자를 <위대한 탄생> 앞에 몰려 앉게 만드는 이유일 것이다.

일취월장. 얼마나 칼을 갈았는지 크고 무겁던 대검이 에리한 비수가 되어 버렸다. 낭창이며 그 존재조차 모르게,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치명적인 깊은 상흔을 남기고 만다. 시즌1은 잊여도 좋지 않을까? 제작진의 고심과 노력이 한 눈에 드러나 보인다. 시즌1의 아쉬움에 한결 강화된 참가자들의 개성과 매력은 앞으로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그만큼 대단하다. 실제로도 대단해졌다.

함춘호씨를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그동안에는 줄곧 기타만 들고 노래하는 자리 한 켠에 자리하고 앉아계시더니. 음악과 음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 대한 한없은 애정을 보게 된달까? 하긴 아닌 사람이 <위대한 탄생> 가운데 없을 것이다. 엄격함도 애정과 관심이 있으니 그런 것이다. 드디어 함춘호씨마저 오디션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써 볼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자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벌써부터 위대한 캠프가 기대된다. 그리고 생방송도. 이번에는 조금 다르리라. 달라야 할 것이다. 주인공은 멘토가 아닌 멘티들 자신이다. 제작진의 캐릭터 만들기가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이대로 계속된다면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 개성만점의 참가자들의 파이팅을 빌어본다. 좋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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