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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 "경악스런 강은철의 실체, 장르의 정석을 보다!"
훌륭히 흐름을 타고 있다. 기대된다.
2011년 09월 27일 (화) 07: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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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azzasi@stardailynews.co.kr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그야말로 장르의 정석이라 할 것이다. 적은 항상 가장 가까이에 가장 믿는 이 가운데 있다. 오히려 김선우(최시원 분)의 계획을 눈치채고 그를 구하러 가는 점에서 이미 강은철(유노윤호 분) 역시 용의선상에 있었다. 김선우가 가장 믿고 있는 친구다. 경찰조직에서도 신뢰가 깊다. 만일 그가 적의 하수인이거나 장본인이라면 그 충격과 공포는 대단할 것이다.

실제 결국 김선우가 최희곤을 잡기 위해 잠입시킨 여경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강은철 자신이었다, 그리고 모든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는 징계위원회에서 김선우가 해경특공대로부터 퇴출되어 좌천되도록 한 몫 거들고 있었다. 비록 권정률(이성재 분)의 아내가 죽임을 당한 것을 계기로 최희곤과 관계를 단절했다고는 하지만 그가 최희곤의 가장 신뢰받언 하수인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아쉽다면 단지 까메오에 불과하다는 점이 아쉬울 뿐.

흥미로운 캐릭터일 것이다. 악의 하수인, 그것도 그 핵심의 가장 중요한 측근이었다. 그러나 양심을 속일 수 없어 일찌감치 결별을 선언하고, 악의 조직을 쫓는 친구에 협력하여 그를 돕게 된다. 남자의 우정과 악의 조직의 일원이었으면서도 악의 조직을 응징하기 위해 나서는 정의로운 배신자,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결코 밝힐 수 없는 어두운 과거의 비밀까지. 반전이 반전을 만들고 도저히 어찌 할 수 없을 것만 같던 거대한 악의 조직은 그 실체에 가장 가까이 접근해 있던 조력자의 존재로 인해 조금씩 그 틈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정석 중의 정석일 테지만. 그리고 유노윤호는 짧은 분량이었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까메오에 불과하다 했으니 이것으로 끝내야 할 것이다. 아쉬운 이유다.

강은철 말고도 용의자는 몇 명 더 있다. 그 기준은 단순하다. 강은철의 경우처럼 과연 누가 최희곤일 때 드라마속의 인물들은 한 순간에 패닉에 빠져 버리겠는가? 어떤 사람이 최희곤이면 최희곤을 쫓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인물들이 한 순간 혼란에 빠져 그 사실을 믿지 못하고 거부하려 들겠는가? 가장 선량하고 가장 다정해 보이는 사람 가운데 가장 악하고 가장 잔인한 원흉이 숨어 있다. 캐릭터 프로필상에서 유독 눈에 뜨이는 인물이 바로 그러한 장르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인물이었다. 이번 3회에서 장덕수를 잡기 위해 권정률의 수사9과와 강주민(장동직 분)의 해경특공대가 함께 파 놓은 함정마저 유유히 빠져나오는 장면에서 의혹은 깊어졌다. 하지만 원래 이런 종류의 드라마에서 반전은 한 번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도대체 누구일까? 그것을 상상해 보는 자체가 즐거움일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제작진은 시청자들에 이렇다 할 힌트를 주고 있지 않을 것이다. 만일 힌트라 할 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제작진의 함정이거나, 아니면 제작진도 미처 생각 못한 어떤 허술함이나 오류일 것이다. 갈수록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차 그 실체가 드러나게 될 텐데. 마지막까지 시청자 자신조차 확신하지 못하고 헤매도록 만드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일 것이다. 마지막까지 시청자를 마음놓게 해서는 안 된다.

아마 드라마의 성패를 가른다면 그것과 더불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악은 거대해야 한다. 그리고 잔인해야 한다. 두려우며 증오스러워야 한다. 차마 생각하기도 두려우며,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적의를 드러내지 않을 수 없도록. 지금까지 드라마는 두 사람을 죽였다. 권정률의 처와 김선우의 동료. 그러나 시청자와 얼굴이 익은 출연자 가운데서도 최소한 서너명의 희생자는 필요하다. 두렵게 만들고 궁지에 몰리게 만들어야 한다. 더 열심히 머리를 굴리며 범인을 찾아내려 하도록. 이것은 작가와 시청자 사이의 게임이다.

아직까지는 좋다. 구치소는 물론 경찰병원, 심지어 교통상황실에까지 최희곤의 손과 발은 거미줄처럼 뻗어 있다. 김선우로 하여금 안동출(장원영 분)를 강은철과 교환하기 위해 데리고 나오도록 하는데, 그것을 수사 9과가 은밀히 따라 나서자 그것을 교통상황실 CCTV로 실시간으로 보면서 철저히 농락하고 있었다. 발령받은지 얼마 되지도 않는 김선우의 수사 9과 발령사실을 알고, 아직 윗선에 보고하지도 않은 안동출을 이용한 장덕수 체포계획에 대해서마저 실시간으로 미연에 감지하여 철저히 감시하고 있었다. 이만하면 길 가다 말고 CCTV를 보며 소름이 오싹 끼칠 정도로 그 규모나 악의가 대단하지 않은가? 심지어 권정률과 김선우, 그리고 오용갑(길용우 분)만이 알고 있던 안동출의 추적기마저 들키고 말았다. 그들의 힘은 어디까지 뻗어 있는가?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 시청자로 하여금 더욱 그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들은 얼마나 거대하고 잔인하고 교활하며 치밀한가? 극단적으로 드라마를 보고 있다가도 혼자 있는 방안을 두려워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드라마가 끝나고 야식이라도 사러 나갔을 때 아무도 없는 어두운 밤길에 공폴르 느끼도록 해야 한다. 필사적으로 그 실체를 찾아 나서도록. 작가와의 게임에 응하도록. 그러한 게임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드라마는 성공한다. 그러나 과연 한국드라마의 제작현실에서 지금의 퀄리티를 그때까지 일관되게 밀고 나갈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적절하다. 이수윤(이소영 분)의 엄마 엄희숙(박원숙 분)과 그녀의 철없는 여동생 영란(최란 분), 그리고 오용갑과의 미묘한 관계라든가, 이수윤의 친구 홍지아(김윤서 분)에게 대시하는 이충식(정운택 분)의 어수룩함이라든가, 권정률과 강주민, 현해정(진희경 분) 사이의 야릇한 삼각관계의 느낌과 같은 것들. 스릴러의 비장함은 일상의 허술함이 있기에 더욱 대비되어 강조될 수 있는 것이다. 태연히 웃고 떠들던 사람들이 비장해질 때 시청자 역시 더욱 함께 비장해지게 된다. 다만 아쉽다면 이수윤이 김선우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되는 과정이 조금 너무 허술하게 그려지지 않았는가. 동정일까? 연민일까? 이런 건 시간을 두고 차근히 풀어가도 재미있을 텐데 말이다.

그런 점에서 또 하나 유독 눈에 거슬리던 것이라면 다름아닌 김선우의 캐릭터일 것이다. 그의 성급한 판단으로 인해 재판만 남겨두고 있던 용의자 안동출을 그만 장덕수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수사 9과가 모두 함께 하기로 했음에도 강은철의 목숨을 위협당하자 독단적으로 장덕수를 찾아가 안덕출마저 빼앗기고 그 자신 또한 위험에 처하고 말았다. 만일 강은철이 장덕수와 같은 무리가 아니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강은철과 김선우마저 죽이려 들었다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그래서 무모한 작전의 결과 동료마저 한 번 잃었던 터였다. 그러고서도 전혀 반성이나 자책하는 밫 없이 원래 수사9과의 목적대로 미결사건을 해결하겠다고 하는데 거부부터 하다니.

경찰이다. 경찰이란 법과 질서를 수호하는 조직이다. 최희곤만이 범죄자가 아니다. 경찰이 수사하고 체포해서 법정에 세워야 하는 용의자가 최희곤 한 사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경찰이라면 마땅히 최희곤 이외의 범죄자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수사하고 체포하려 노력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경찰의 일이다. 그런데 최희곤을 잡겠다는 이유 하나로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경찰인가? 아니면 최희곤에 대한 원망과 증오로 그를 쫓아가 잡으려 하는 사냥꾼에 불과한가?

결국은 그에게도 시련과 좌절은 필요할 것이다. 필자가 작가라면 이쯤에서 시원하게 이수윤을 첫희생자로 만들어 그로 하여금 무언가 깨닫도록 할 테지만. 이대로 김선우의 소영웅주의가 실제 영웅적인 활동으로 이어지는 유아적 구성은 그다지 바라지 않는다. 그럴 것이면 영웅물로 좋았을 것이다. 경찰은 조직이고 수사란 팀웤이다. 남은 과제가 많다. 권정률도 수사 9과의 과장으로써 보다 전면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가 나서주어야 확실한 무게중심이 잡힌다.

재미있었다. 아직 도입부이기는 하지만 점차 고조되는 긴장이 더욱 드라마에 기대하며 몰입되도록 만든다.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지금도 적지는 않지만 충분히 감안하여 월요일 화요일 심야의 노곤함을 일깨우고 있다. 조금 더 달려주었으면 좋지 않을까. 하지만 그것은 클라이막스에서도 충분할 테니까. 간만의 대작을 기대해 본다. 출발은 훌륭했다. 힘을 받고 있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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