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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음악
  • 입력 2015.01.10 20:46

[박기자의 팝리뷰] 베이비메탈(BABY METAL), "충격의 연속.. 음악관까지 바꿔 놓는 그녀들"

내가 지금 듣고 있는 이 곡은 무언가..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기자가 오늘 소개할 팝은 메탈팬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해 온, 그리고 선사할 밴드.. 아니 걸그룹(?)이다. 한 가지 당부를 하자면 이들의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 '내가 지금 무얼 듣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계속 몰입하게 된다. 음악관까지 바꿔놓을 무서운 그룹을 지금부터 소개하겠다.

10일 오전, 기상과 동시에 스마트폰의 페이스북 어플을 무심코 실행한 기자의 눈에 한 장의 사진이 들어왔다.

▲ 10일 오전, 드래곤포스가 자신들의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전한 사진 한 장 (출처: 드래곤포스 페이스북)

'아니, 이 소녀들은 누구길래 나의 활력소, 샘 토트먼님, 허먼 리님과 함께 사진을 찍은게냐!?'

사진을 공개한 드래곤포스의 페이스북에는 2013년에 'Maximum Overload' 앨범 작업할 당시 샘 토트먼과 허먼 리가 콜라보를 했던 베이비메탈(BABY METAL)의 새 앨범 'Road of Resistance'가 나왔다고 설명되어 있었다. 기자는 그들이 공개한 유튜브 링크를 따라 영상을 눈과 귀에 담기 시작했고, 충격의 연속을 금치 못했다.

매일 기자의 출근 시간 귀를 즐겁게 해주고, 퇴근 시간 지친 영혼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준 드래곤포스의 사운드, 영혼의 기타소리가 베이비메탈이라고 불리는 세 소녀의 영상에서 흘러나왔다.

이 기타는 샘 토트먼과 허먼 리의 것이 분명했다. 들리자마자 온 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러나 그들의 기타에 노래를 부르는 것은 초창기 H.O.T의 '전사의 후예'룩와 고스로리룩을 합쳐 놓은 듯한 의상을 입은 세 명의 소녀였다. 게다가 세 명의 소녀는 샘 토트먼과 허먼 리의 기타에 맞춰 크레용팝의 그것이 연상되는 댄스를 선보였다. 충격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신났다. 멜스메(멜로딕 스피드 메탈: 빠른 속도감과 강한 멜로디가 특징인 메탈팬들 사이의 메탈 종류)에서만 느껴지는 짜릿함이 베이비메탈에는 있었다.

베이비메탈에 대해 궁금해진 기자는 그녀들의 정보를 캐내기 시작했다.

지난 2013년 '베이비메탈'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베이비메탈은 일본의 아이돌 '사쿠라학원(さくら学院, Sakura Gakuin)' 출신인 나카토모 스즈카와 키쿠치 모아, 미즈노 유이가 모인 3인조 밴드로 각각 수메탈(Su-Metal), 모아메탈(Moametal), 유이메탈(Yuimetal)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발매한 정규앨범 'Babymetal'은 자국인 일본에서는 오리콘 4위를 기록했으며, 빌보드재팬 차트 2위, 빌보드 하드락 차트 12위, 빌보드 월드 차트 1위, 영국 인디브레이크 7위, 영국 락 차트 37위에 올랐으며, 특히 일본인 사상 최연소로 빌보드차트 187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놀라운 점은 지난해 '소니스페어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등 엄청난 활약을 해오고 있는 소녀들의 나이가 불과 10대 중후반이라는 것. 수메탈은 97년생, 모아메탈과 유이메탈은 99년생이다. 그러니까 '수메탈은 박지민, 권진아, 백예린 등과 같은 나이'고 '모아메탈과 유이메탈은 김유정, 진지희, 이수현과 같은 나이'라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국내에서는 이제 막 '샤이닝스타'로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주'인 그들과 같은 나이인 베이비메탈의 세 소녀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음악으로 벌써 세계를 무대로 맹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일본에서의 베이비메탈 음악'은 일본에서 흔하디 흔한 밴드음악 중 하나 정도라고 표현할 수 있다.

2011년 발매된 베이비메탈의 싱글 'Doki Doki Morning'은 맥시멈 더 호르몬(Maximum the Hormone)의 10대소녀버전일뿐이라고 느껴질 정도다. 음악도, 뮤직비디오도 흔하디 흔한 일본 밴드 음악 중 하나로 느껴진다. '사쿠라학원 출신의 어린 세 소녀'라는 특징외에는 아무런 특색도 없었다. 오리콘차트 역시 그녀들의 음악에 요지부동했다.

2012년 발매한 싱글 'Head Bangya'부터 베이비메탈의 특색이 드러나는 음악을 하기 시작했다.

'Head Bangya'는 가스펠 분위기의 오프닝 이후 강렬한 기타 선율과 함께 "헤드 방! 헤드 방! 헤드 방! 헤드 방!"이라는 가사가 중독성을 불어일으키는 곡이다. 'Doki Doki Morning'에서 '귀여운 느낌의 밴드 음악' 수준의 음악을 보여줬다면, 'Head Bangya'에서는 흔히들 말하는 '진정성'을 담았다. 노래를 부르는 소녀들의 모습에서도 진지함이 느껴질 정도다. 기존의 밴드에도 뒤지지 않을 속도감을 선사하는 메탈음악에 수메탈.. 나카토모 스즈카의 보컬은 이미 어디서도 통용될 만한 메탈그룹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고, 여기에 모아메탈과 유이메탈의 귀여운 비주얼과 댄스로 '베이비메탈'이라는 브랜드가 완성됐다.

 2013년 발매한 싱글 'Ijime, Dame, Zettai'는 제목에서 부터 "이지메, 안 돼, 절대로"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았으며, 완성형 '베이비메탈'이 탄생한 싱글이라 볼 수 있다. 특히 뮤직비디오의 분위기가 드래곤포스의 'Through The Fire And Flames'를 닮았다. 공익광고 같은 가사를 담고 있지만 일본어를 모르는 북미와 유럽 메탈팬들에게 가사가 무슨 상관이랴, 세 명의 동양소녀가 꽤 스피디하고 파워풀한 메탈을 전하고 있어 꽤 눈에 띄었을 것이다.

이후 2014년, 첫 정규앨범 수록곡 'Gimme chocolate'의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가 2천 만을 넘기며 가장 '핫'한 동양소녀들로 자리매김한 베이비메탈은 결국 가장 많은 팬을 보여하고 있는 현역 메탈그룹 중 하나인 드래곤포스의 샘 토트먼, 허먼 리와 콜라보에 이르게 됐다. 

유튜브 기준, 지난 5일 공개된 베이비메탈의 신곡 'Road of Resistance'의 트레일러는 '베이비메탈'을 연호하는 팬들의 목소리로 시작되어 프랑스 파리, 독일 쾰른, 캐나다 몬트리올, 일본 치바, 미국 LA, 뉴욕, 영국 런던 그리고 영국 너볼쓰의 소니스페어 페스티벌에서 활약한 베이비메탈의 영상이 펼쳐진다. 그리고 귀에 익숙한 샘 토트먼과 허먼 리의 기타 속주와 세 명의 동양소녀에 열광하는 우락부락한 백인 메탈러들의 환호가 이어진다.

싸이가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면서도 가사는 한국어를 고집하지만 전 세계팬들의 환호를 받는 것처럼 베이비메탈 또한 일본어 가사로 된 곡이지만 '이것이 바로 음악의 힘이죠'라는 양현석의 말처럼 전 세계 메탈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베이비메탈을 보면 볼수록 국내에도 이런 그룹이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한 가지 바람이 깊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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