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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1.09.20 07:42

포세이돈 "월요일, 화요일, 대박 블록버스터의 태풍이 밀어닥치다!"

시작부터 시즌2가 기대되어지는 드라마다!

 
해양경찰과 외인부대... 이건 또 상당히 매력적인 조합이 아닌가? 경찰이란 법과 질서를 지키는 조직이다. 그리고 외인부대는 그 법과 질서의 아웃사이더를 말한다. 여기에 경찰특공대가 갖는 폭력까지 더해진다. 군이 갖는 폭력과는 다른 절제된 폭력이.

더구나 해양경찰이라는 특수성은 아무래도 유일하게 육지로 이어진 북쪽이 북한으로 인해 막혀 있어 사실상 섬과 같은 처지의 대한민국에 있어 대한민국 이외의 세계와의 관문을 지키는 수문장을 의미한다. 해군이 있지만 대한민국 정부의 행정력을 집행하는 것은 해양경찰이다. 그들이 마주하게 될 사건 또한 일반경찰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것들이다.

하늘이야 공항이 있어 그것이 길이 되고 관문이 된다지만, 그러나 바다에는 길도 없고 관문도 없어 지키기도 마땅치 않다. 그래서 예로부터 바다란 온갖 불법의 온상이기도 했었다. 간단한 불법어로에서부터 밀수와 밀항, 뉴스를 통해 자주 듣다 보니 무감각해지기 쉽지만 밀수나 밀항이나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모두 나라 밖의 범죄조직과 연계되어 일어나는 국제적인 범죄들이다. 일본의 야쿠자, 러시아의 마피아, 중국의 삼합회, 대만의 죽련... 국내의 범죄조직과 해외의 범죄조직이 바로 이 바다를 통해 서로 교류한다. 아마 그것을 드라마에서는 흑사회와 최희곤이라고 하는 절대악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려 하는 듯하다.

경찰의 가족까지 납치해 살해하는 잔인함과 대담함, 아직까지는 단지 조직원 한 명이 포함된 밀항선의 처참한 모습이 고작이지만 앞으로 보여질 그 범죄의 스케일과 잔인함은 드라마 초반 보여진 해양경찰특공대의 압도적인 박력 만큼이나 시청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그 자체가 하나의 예고라 할 수 있다. 이만한 박력의 해경특공대가 필요한 범죄와 시청자는 장차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그에 비하면 첫회에서 첫개시한 안동출의 조직은 피래미에 불과할 뿐. 그조차 안동출의 탈출을 돕던 조직원은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이유가 있을까?

여기에 법을 지켜야 하는 경찰로서의 의무와 아내를 잃은 남편으로서의 분노가 엇갈리게 된다. 차라리 평범한 자연인이었다면 그는 결과야 어떻든 자신의 분노에 충실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경찰이라는 직업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 그리고 원수를 갚기 위해서는 경찰이라는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경찰이 추구하는 공공의 법과 질서는 그의 복수를 가로막는다. 역시 오랜 딜레마였을 것이다. 자연이 선물한 본능의 자연법과 문명이 일구어낸 이성의 시민법. 당연히 이제는 시민법이 우위에 있지만 여젼히 인간의 본능은 자연적 권리를 추구하게 된다. 그래서 복수하는 경찰이란 매우 매력적인 소재로써 널리 쓰이게 된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그것은 외인부대라는 일탈적 조직을 통해 한 단계 승화된다.

이를테면 우회로일 것이다. 아무래도 경찰이라는 조직의 특성상 특정한 범죄자에 대한 증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은 무리다. 경찰은 보편의 정의를 위해 봉사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경찰 또한 사람으로 이루어진 조직이기에 증오라는 감정을 완전히 지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권정률(이성재 분)을 무리한 수사로 인한 실수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징계하면서도 최희곤을 쫓는 그 순간 모든 경찰은 하나가 되어 있었다. 면허였을 것이다. 마음껏 경찰 안의 경찰 외적인 존재로써 최희곤과 그의 흑사회를 추적하라. 그래서 권정률과 김선우(최시원 분) 두 사람 다 경찰에서 내몰린 주변인, 죄수들이다. 외인부대를 통해 널리 유명해진 죄수부대가 그렇게 경찰이라는 이질적 존재 안에서 증오를 품고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기대하는 것이다. 막막한 바다와 같은 거대한 스케일과 거친 파도와 같은 잔혹한 범죄들. 그리고 그에 맞서는 해경특공대의 정련된 폭력. 여기에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경찰청 내 죄수로 이루어진 아웃사이더들이 순수한 증오를 머금고 악을 뒤쫓는다. 벌써부터 음험한 피냄새와 잔인한 총기름의 냄새가 풍기는 것 같지 않는가. 헉헉거리는 땀냄새와 허무한 총연이. 어두운 흑막속에 가려진 최희곤의 실체는 아직 드러나 있지 않다. 아마 앞으로도 상당기간 최희곤은 얼굴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악은 보이지 않을 때 더 두렵고 더 혐오스럽다.

스케일부터 남다른 드라마다. 시작부터 압도되고 말았다. 호버크래프트와 헬리콥터, 그리고 강하하는 해경특공대. 카메라가 미처 따라갈 수 없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액션과 긴박한 상황실의 표정들. 그리고 허무한 결말. 잔인하고 슬픈 과거는 다시 희화화된 김선우의 일상으로 이어진다. 잔잔하게 잦아들다가 조금씩 고조되는 파도는 태풍을 예고하고 있으리라.

이성재의 연기는 여전했고. 최시원과 유노윤호(강은철 역) 등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도 아이돌이라는 선입견이 무색하게 자신의 역할을 잘 소화해 보여주고 있었다. 히로인으로써 이시영(이수윤 분)의 짐이 너무 무겁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그건 조금 지켜보면 알 일이고. 현역복서이기도 하기에 액션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 밖의 감초연기자들. 기왕에 코믹연기를 할 것이면 개그맨들이 연기력도 좋다. 박성광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알면서도 웃음만 터져 나온다. 장동직(강주민 역)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좋은 연기자들에 좋은 음악, 동방신기가 부르는 주제가는 어느새 불길한 예감과 더불어 한없이 전의와 투지를 들끓게 했다.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 그러나 반드시 잡아내고야 말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심장을 뛰게 만드는 음악이었다. 드라마와 함게 어우러지며 심박수를 높여가고 있었다. 음악감독에게도 칭찬의 말을 건낸다. 훌륭했다.

간만의 대박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저조한 월화드라마 시간대에서 한 바탕 거센 폭풍이 되지 않을까? 잔잔한 바다에 태풍이 몰려오고 있는 것만 같다. 아직은 산들바람에 불과하지만 장차 제대로 상륙하게 되면 어떤 파괴력을 보여줄지. 성급하지만 장차 드라마가 끝나고 시즌2를 준비해 보아도 좋지 않겠는가.

기대된다. 수사9과가 공식적으로 맡고 있는 미제사건과 그리고 비공식적으로 맡아 수행하고 있는 특수임무, 그리고 해경특공대. 그림이 그려진다. 장기 시즌으로 가도 좋을 것 같다. 드라마의 성패와 상관없이 이미 시작부터 시즌2가 기대되어지는 설정부터가 흥미롭다. 흥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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