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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은희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4.12.06 17:12

[리뷰] ‘인피니트’에 대한 감독의 넘치는 애정, 작품엔 마이너스 (GROW)

▲ 영화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단체 스틸컷. ⓒ골든타이드픽처스

[스타데일리뉴스=박은희 기자] 그룹 인피니트가 119일간 12개국 21개 도시에서 28번 공연한 월드투어 과정에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가 지난 4일 개봉했다.

영화 ‘GROW’는 단순한 공연 실황이 아닌 성규, 동우, 우현, 호야, 성열, 엘, 성종 일곱 멤버가 월드투어 ‘One Great Step’을 하며 느낀 고민과 갈등, 그리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한 편의 드라마로 담아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17개의 Chapter로 나뉘어 각 멤버의 이야기를 소주제로 각자의 시선에서 그들의 얘기를 한다.

▲ 영화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챕터 리스트. ⓒ스타데일리뉴스

Chapter 1부터 7까지는 일곱 멤버가 얘기하고 싶은 주제의 복선을 깔아 놓고 이후 챕터에서는 앞서 언급한 내용에 대한 해결과 극복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 성규 : 솔로곡 ‘60초’ 트라우마

▲ 영화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성규 스틸컷. ⓒ골든타이드픽처스

리더 성규는 2012년 솔로앨범을 발매하고 ‘60초’라는 노래로 활동했다.

하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짧은 활동을 마감해야만 했는데 영화에서 성규는 “인피니트 공연에서 ‘60초’를 부르는 것을 싫어했다”라며 “트라우마가 있다”고 고백했다.

성규는 “내 인생에서 첫 번째 솔로 앨범이고 존경하는 아티스트가 참여한 내게 뜻깊은 앨범을 사람들이 망했다고 하고 졸작으로 만들어버렸다”라며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었다.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여건이 안됐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아시아 투어와 미주 공연이 이어지는 과정에 성규는 체해서 좋지 않은 몸 상태로도 60초를 완벽하게 소화하기도 했고 큰 실수를 하기도 했다.

트라우마는 부딪치면서 스스로 극복해야 하듯이 실수 후 성규는 “안그래도 60초 무대를 할때 굉장히 예민한데 그런 실수를 한게 처음”이라며 “누구의 탓도 아니다. 잘 해야지”라고 긍정적으로 현명하게 대처하며 ‘60초’의 트라우마를 회복해 나갔다.

# 성열 : 엘을 위한 깜짝 이벤트

▲ 영화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성열 스틸컷. ⓒ골든타이드픽처스

성열의 이야기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다른 멤버들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극복하는 과정을 담거나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보여주는 반면 성열은 챕터 2개에 단 하나의 에피소드만을 담았다.

그는 챕터 3에서 동갑내기 멤버 엘의 솔로 무대에 등장하는 하얀 곰인형 대신 본인이 직접 곰의 탈을 쓰고 무대에 오르는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준비했고 챕터 8에서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는 모습이 고작이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성열은 특히 현지어에 대한 호감이 높고 다른 멤버보다 열심히 공부하는 멤버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성열의 얘기도 에피소드가 아닌 여러 언어를 배우고 그 언어를 통해 현지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성장’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표현하면 좋았을 것 같다.

# 엘 : 사랑받고 상처받고 용기받고

▲ 영화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엘 스틸컷. ⓒ골든타이드픽처스

엘은 지난해 포토에세이 출간과 드라마 촬영 등 개인활동이 많았다.

그는 “월드투어를 하다가 국내로 들어오면 쉬어야 되는데 계속 스케줄이 있어서 피로가 누적됐다”라고 힘든 얘기를 꺼냈다.

또 지난해 월드투어 과정에 국내에서 그의 열애설이 불거졌고 미흡한 대처로 팬들에게조차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그 시기 힘든 시간을 보낸 엘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슈가 됐던 엘의 스캔들에 대한 그의 솔직한 마음을 전하고 대중의 엘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함인지 다른 멤버의 얘기는 두 챕터로 구성된데 비해 엘에게 내어준 챕터는 4개였다.

여기에 성열의 얘기도 엘과의 에피소드를 담았으니 영화의 3분의 1은 엘의 내용이다.

하지만 엘의 솔직한 입장을 대중의 시선으로 이해하는 것에 많은 분량은 필요없었을 듯싶다.

엘은 상처받은 마음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다짐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로 충분히 그의 진심을 전하고 있었다.

그는 “내가 어떤 행동을 했고 나에 대해 실망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라며 “우선은 정말로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엘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너무 힘들다. 울고 싶어도 못 울겠는 게 지금 나에 대해서 뭐든지 다, 얘는 밝게 웃고 있다고 뭐라고 하고 운다고 뭐라고 하고”라고 말을 잇지 못하고 울었다.

또 “나한테 지친다고 하더라. 나한테 좋은 계기가 될거라고 하더라. 근데 내가 진짜 겁나는 것은 진지하게 말해서 내가 탈퇴를 할까도 무섭고 버려질까봐도 무섭다”라며 “여태까지 믿어왔던 사람들에게 버려지는 것이 제일 두렵다. 아무도 나를 안 믿어줄까봐 잠도 안오고 밥도 못 먹겠다. 아무것도 안하고 있고 싶은데 할 일은 해야 된다”라고 말하는 말투와 표현에서 어린 마음에 상처받은 엘의 두려움과 억울함 등이 고스란히 보여졌다.

엘은 이후 팬들과 직접 마주하기로 결심하고 책 출간 사인회에서 팬들을 만나고 자작곡 노래를 기타 연주와 함께 불러주며 적극적으로 사과했다.

그리고 자신의 곁에 남아 있는 팬들 덕분에 웃음을 찾고 자신감을 얻어가는 모습과 사진을 찍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모습으로 자신의 얘기를 마무리했다.

# 성종 : 나를 위한 수영 & 멤버들을 위한 편지

▲ 영화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성종 스틸컷. ⓒ골든타이드픽처스

막내 성종은 평소 쾌활한 모습을 보여주며 고민을 내색하지 않는 멤버다.

사춘기 시절 데뷔를 해 누구보다 혼란기를 겪었을 막내지만 그에게는 나름의 극복 방법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수영’이었다.

그는 “수영을 하면 자유로운 느낌”이라며 월드투어 중 성종이 혼자서 수영장을 즐겨 찾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멤버들은 성종이 막내니까 힘든 얘기 얼마든지 해도 된다고 하지만 성종은 형들에게 속내를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런 성종이 여섯 형들에게 각각 편지를 쓰고 자신의 진심을 전하며 막내 노릇을 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 동우 : 긍정 그 자체

▲ 영화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동우 스틸컷. ⓒ골든타이드픽처스

동우는 고민이 없는 멤버인가보다.

동우의 얘기는 짧은 에피소드 두 개로 다른 주제를 담았다.

영화에서 동우는 시종일관 긍정적인 얘기와 밝은 미소만을 보였다.

동우의 첫 번째 챕터는 필리핀 마닐라 공연에 아들을 보기 위해 오신 부모님과의 시간을 보여준다.

가족의 힘으로 힘든 일정 속에서도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동우, 그의 긍정의 원천이 가족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다음 챕터에서 동우는 새로운 취미인 사진찍기에 대한 얘기를 했다.

다른 멤버들처럼 어떤 의미를 내포한 시작은 아니었다.

동우는 “팬이 사진 찍는 연습을 하라고 선물한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라고 해맑게 말해 그 긍정적인 성격에 부러움마저 느끼게 했다.

신기하게도 극적인 요소도 없고 기승전결도 없는 짤막한 에피소드 두 개로도 이 멤버의 매력을 알 것 같다.

# 우현 : 인피니트 얘기 노래에 담다

▲ 영화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우현 스틸컷. ⓒ골든타이드픽처스

우현은 “월드투어에 대한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라며 “멤버들과 처음 다같이 함께 참여하는 작업이라 설레고 진심을 담아 만들어보겠다”라고 말하며 바쁜 일정 중에 틈틈이 곡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곡이 어느 정도 완성됐을 때쯤 우현은 멤버들에게 “투어를 하면서 추억을 만들었으면 해서 곡을 하나 썼다”라며 “월드투어에 한정된 것이 아닌 우리의 얘기를 쓰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멤버들의 큰 호응에 용기를 얻어 꼭 노래를 완성하겠다는 포부 또한 밝혔다.

우현의 얘기에선 주제의 흐름에 맞지 않는 에피소드가 하나 등장한다.

공연에서 팬에게 이벤트를 하기 위해 팬들을 위해 꽃을 사고 공연 중 팬서비스를 하는 모습은 우현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곡작업과는 연관이 없는 소재다.

하지만 평소 팬들에게 많이 표현하고 애교가 많은 멤버이기에 우현의 얘기에서 그 매력을 놓치고 가긴 어려웠나보다.

# 호야 : 멈추지 않는 열정

▲ 영화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호야 스틸컷. ⓒ골든타이드픽처스

영화를 통해 본 호야는 욕심도 많고 철저하고 말도 조리있게 잘 하는 멤버였다.

그는 “이 일을 하면서 제일 보람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는 건 물론 팬들이 주는 함성은 감사하지만 자기만족을 할 때인 것 같다”라며 “그러려면 계속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연습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데뷔한지 3년도 넘었고 이제 내 춤 스타일에 내가 질린 것 같다”라며 “더 멋있는 것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이돌로서 인피니트 정도의 인지도와 인기를 얻는 시점에서 자칫 잘못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었을 텐데 호야의 마인드는 다소 놀라움을 안겼다.

호야는 다들 잠자는 시간에도 연습실을 찾아 춤 연습에 집중하고 유명 댄스학원에 등록해 새로운 춤을 배우는 적극성까지 보였다.

▲ 영화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단체 스틸컷. ⓒ골든타이드픽처스

이렇듯 영화는 각 멤버의 성격과 특성, 매력 등을 보여주기 위해 챕터를 나누고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갔다.

앞서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 시사회에서 김진수 감독은 “시나리오가 있고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까 전체적으로 다 찍고 보자고 했다”라며 “편집을 할 때 중점적으로 생각한 건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장소 소개를 한다던가 케이팝 아이돌의 해외성공스토리는 안하고 최선을 다해서 이 친구들의 진짜 속마음을 담아보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피니트라는 가수나 월드투어라는 큰 이벤트는 이 이야기의 배경일 뿐”이라며 “이 청춘들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고민을 하고 사건이 생기는 것들을 가감없이 보여주려고 했다. 담지 못한 것은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김진수 감독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119일이라는 시간 동안 인피니트에겐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감독은 그들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어서 조율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감독이 인피니트에 대한 애정을 조금 줄이고 작품에 대한 욕심을 조금 더 늘렸다면 영화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 완성도가 좀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개에 일관성이 없고 그렇다고 시간 순서대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며 일곱 멤버의 이름과 얼굴을 대충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본다면 구성도 무척 어수선하다.

극장에 영화를 걸고 감독은 팬들만을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라고 하지만 팬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다.

대중을 좀 더 배려하고 대중에게 관심 받길 원했다면 극 초반에 일곱 멤버에 대한 소개를 보태고 챕터의 세분화를 줄여 주제에 맞게 내용을 좀 더 압축했으면 훨씬 보기 편하지 않았을까?

한편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는 최정상 아이돌 인피니트의 월드투어 과정에서 화려한 스타라는 이름 아래 가려졌던 고충과 꿈을 비롯해 지금껏 밝히지 못했던 이야기들까지 그들의 성장통을 솔직 담백하게 담아낸 청춘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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