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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4.11.21 08:17

피노키오 4회 "언론과 피노키오, 진실만을 말하다 믿기 때문에!"

거짓말이 아닌 것과 진실과 사실의 차이, 언론과 대중에 묻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을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데 어떻게 참인지 거짓인지 판단할 수 있을까. 최달포(이종석 분)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최인하(박신혜 분) 자신 역시 아직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좋아하는지, 좋아하지 않는 것인지, 무엇이라 말해도 그것은 참도 거짓도 아니다. 피노키오인데 그것까지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코페르니쿠스 이전 어느 피노키오가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말하고 있다. 종교를 깊이 믿고 있는 어느 피노키오는 신은 존재한다며 힘주어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말은 사실일까? 거짓말임을 나타내는 어떤 증상도 보이지 않는다. 단지 아직 알지 못하고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사실들에 불과하다. 판단할 수 없다. 오직 믿음만이 그 진실성을 담보한다. 진실은 사실인가? 사실이 곧 진실인가? 그래서 거짓말 한 마디 않고도 얼마든지 사람을 속이고 농락할 수 있다. 13년 전 당시도 검경이나 언론 누구도 거짓말 같은 건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도 진실도 아니었다.

▲ SBS 드라마스페셜 '피노키오' ⓒSBS

13년 당시 화재현장에서 현장소장의 증언처럼 소방대장과 대원들에게 공장내부에 남아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피노키오 증후군인 남성이 사고 뒤에도 살아있는 기호상을 보았다고 신고했다면 과연 그가 목격한 그 사람이 기호상이 맞는 것인지. 무엇보다 기호상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면 기호상이 과연 어떤 인간이었는지, 소방관으로서 어떠했는지 살펴보려는 노력 정도는 있어야 했을 것이다. 어린 최달포는 그래서 울부짖고 있었다. 아버지 기호상이 얼마나 자신의 대원들에게 애착을 가지고 있었는지. 대원들의 신상을 일부러 적어서 집안 곳곳에 붙여놓고 외우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러 사실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이미 내려진 결론만을 서둘러 경쟁해가며 확정지으려 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런 언론의 보도를 대부분의 대중들은 믿었다. 언론의 보도이기에.

최인하를 사랑한다. 하지만 그 만큼이나 송차옥을 증오한다. 그래서 최인하에게까지 책임을 지우려 한다. 잠시 잊고 있었다. 최인하가 송차옥의 딸이라는 사실을. 아니 애써 무시하고 있었다. 최인하는 최인하, 송차옥은 송차옥이다. 사람의 감정이란 그리 쉽게 마음대로 정리되지 않는다. 혼란 속에 최달포의 억눌러왔던 증오가 터져 나오고, 그런 최달포의 모습에 잠잠하던 최인하는 자신이 혼란에 잠기고 만다. 언제나 자기편이었으면 했다. 자기도 알지 못하는 자기의 감정이 답답하기만 하다.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단지 거짓말을 하지 못할 뿐이다. 믿을 수밖에 없었다. 역설을 최인하는 자신의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돌아서고 나면 그들은 다시 얼마나 먼 길을 서로 엇갈리게 될까? YGN의 신입기자채용 이슈에 맞설 MSC만의 이벤트를 구상하며 송차옥은 자신의 딸 최인하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오히려 거짓말을 하지 못해서. 그러나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고 그 말이 항상 진실인가? 진실이더라도 그것이 과연 실재하는 사실인가? 언론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항상 사실만을 보도해야 한다. 진실만을 추구해야 한다. 그렇게 믿는다. 그 믿음을 이용한다. 기자는 거짓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기자는 진실을 취재하고 세상에 알린다. 진실의 무게에 대해서. 그 말 한 마디의 가치에 대해서. 없는 사실마저 추론하여 채워넣었을 때 그 리포트가 가장 듣기 좋은 알찬 리포트가 된다. 사실만으로는 재미없다. 그래서 최인하와 최달포 두 사람이 만들어갈 새로운 기자의 모습이 궁금해지는 것이다. 작가는 이들에게 어떤 역할을 맡기려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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