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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 한국시리즈보다 더 조명 받는 김성근 리더십의 명과 암
청와대까지 파고든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을 조명하다
2014년 11월 09일 (일) 16: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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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니스트 messiah21th@gmail.com

   
▲ 한화이글스 김성근 감독 ⓒ한화이글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2014년 삼성과 넥센의 한국시리즈가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다. 날씨가 예년에 비해 쌀쌀해지다 보니 한겨울 야구로까지 불리고 있는 한국시리즈 우승의 향방이 아직도 모호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 현재 야구팬들의 최대 관심은 한국시리즈가 아니라 내년도 한화가 과연 몇 위를 할 것인가에 벌써 집중되어 있다. 경영학자, 미래학자들이 ‘현재가 아닌 미래를 내다보고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우스개 소리를 하자면 현재 야구팬들의 초점도 이미 2015년 한국 프로야구에 맞춰져 있다.

이 모든 기현상을 불러일으킨 건 한화 감독으로 새롭게 부임한 김성근 감독 때문이다. 과거 대중 문화를 휩쓸던 서태지와 아이들, 또는 대선 출마 전 안철수 교수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모든 언론이 춤을 추고 과대해석을 하듯, 지금 김성근 감독을 바라보는 국내 언론의 모습 역시 다르지 않다. 김성근 감독이 다시 한국 프로야구에 복귀했다는 것만으로도 최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고 연일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언론들은 자체적인 해석과 분석을 시도하며 김성근 감독의 한화호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 역시 이달 초, 야신 김성근 감독을 초청하여 ‘리더십’과 관련된 특강을 진행했다고 한다. 정확히 말해서 ‘조직을 강하게 하는 리더’의 주제로 그의 특강이 진행되었다고 하는데 그는 여기서 ‘결과 없는 리더는 쓸모 없는 사람’이고 ‘조직을 강하게 하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청와대에서의 리더십 특강을 마무리 지었다고 한다. 지난 2011년 안철수 현상에 이어 실로 오랜만에 김성근 현상, 김성근 신드롬이 2014년 하반기를 강타하고 있기에 우리는 그의 리더십에 대해 보다 진지한 탐색을 할 필요가 있다. (사실, 반기문 현상은 정치권에서 의도적으로 유발한 면이 보이기에 국민적 관심을 받는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혹자는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한다. 과거 권위주의적 리더에 의한 일사불란함을 강조하는 특성, 열악한 조건 속에서 성과를 만들기 위해 구성원들을 쥐어짜낼 때까지 모든 것을 쥐어 짜내는 비정함, 개인보다 조직을 우선시하여 개인의 세세한 특성을 조직의 성과를 위해 희생시키는 비소통의 리더십. 김성근 감독이 만약 내년에 야구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한화를 만든다면 이 모든 비난은 한번에 김성근 감독을 깎아 내리는데 적극 활용될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런 점을 모르고 야구 팬들이 김성근 감독에 대해 열광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김성근 감독을 야구 팬들이 좋아하는 건 그의 리더십에는 조직의 성과 논리 이전에 개개인이 지닌 잠재력을 주목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초특급 선수들로 구성하여 팀을 이끌고 성과를 유발하는 것이 아닌 그 동안 외면 받아 왔던 무명 선수들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이들의 가능성을 끌어올리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했기 때문에 김성근 감독에 대해 많은 야구 팬들은 열광한다. 그리고 유명 선수, 무명 선수 가리지 않고 흘린 땀과 노력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역량을 평가하는 공정함이 국내 야구팬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는 점을 많은 정,재계 리더들은 지금도 모르고 있다.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모든 비난은 리더가 감수하고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와 같은 그의 리더십을 단순히 성과지향주의, 권위주의적 리더, 냉혹함 등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그라운드에서 외면 받거나 무명의 설움을 겪었던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주고 이를 통해 동기부여된 선수들의 성과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을 단순히 과정보다 결과지향적이라고 단언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을 모든 분야에 필요한 만능의 리더십이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 위험하다.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은 1년이라는 한정된 기간 동안 다른 팀과의 성적을 토대로 상대적 순위를 매기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어떤 조직을 끌어올리는데 최상의 효율성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이를 사회 모든 구석구석에 필요한 요소로 섣불리 단정하는 건 어렵다는 점이다. 예컨대,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라면 긴 호흡을 갖고 1인 체제가 아닌 평가 시스템이 정착된 더 다양한 리더를 육성하는데 포커스를 두어야 하고, 국가를 이끄는 공직자들이라면 정량적 성과보다 합의와 소통을 강조하는 과정 기반 관계지향적 리더의 모습을 보다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 스티브 잡스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발휘하여 애플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었지만 이후 리더들을 제대로 육성시키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고, 이후 스타의존, 타고난 천재에 의존하는 리더 경영이 얼마나 위험한지 우리는 확인할 수 있었다. 김성근 리더십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김성근 리더십에 열광하고 의존하면, 향후에도 시스템보다 불세출의 영웅을 기대하는 심리에 사회가 좌지우지 끌려 다닐 수 있다. 아울러, 최근 리더십 이론도 점점 상황 위주에서 조직 구성원(follower)들의 성향과 가치를 위주로 맞춤형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성근 리더십을 모든 상황에서 만능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렵다는 뜻이다.

물론, 최근 몇 년간 최하위권이었던 한화에겐 긴급 처방으로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모든 리더십에 명과 암이 있듯 그의 리더십에도 밝은 부분과 동시에 좀 더 세심히 살펴봐야 할 점이 있다는 점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모든 선수의 가능성과 도전의식을 확인시켜주는 점은 반드시 모든 리더가 배워야 하나 조직의 성과를 위해 비정해져야 한다는 그의 일면은 자칫 효율 극대화와 일사불란한 리더의 통제를 연상시킬 수 있어 상황과 조직 특성에 따라 반드시 수정 보완하여 이를 적용해야 한다.

청와대가 김성근 감독을 초청하여 강연을 했기에 그의 리더십과 그가 만들어낼 앞으로의 성과에 대한민국이 주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주요 리더십엔 언제나 ‘건설적인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금 현재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건설적인 위기의식과 도전’ 이라는 미명 아래 여기저기 오용되고 있다. 그의 리더십의 긍정적인 부분은 반드시 승화시키되, 그의 리더십 중 상황에 따라 수정되어야 할 부분은 더 많은 토론을 통해 개선한 후 적용시켜야 보다 진일보한 리더십을 우리가 학습하고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권상집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미래 한국 아이디어 공모전' 논문 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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