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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4.02.24 16:49

'파묘' 관람 열풍, 이번 주말 광풍으로?

연극 1, 2막처럼 보였던 러닝타임 134분 쏜살같이 지나가..평단-관객 상반된 반응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22일 개봉한 '파묘'가 전국 극장가에서 관람 열풍을 불어넣고 있다.

아울러 이번 주말을 분기점으로 광풍으로 돌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평단 비평과 상관없이 관객 호응(입소문)이 계속해서 확산되는 추세다.

'파묘' 열풍, 이유가 뭘까?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을 본 관객들은 어떤 장면과 연기, 정서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 걸까? 관람후기, 관람후 댓글, 평점 등을 살펴보면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선산 묫자리(묏자리)와 관련된 이야기가 대중들에게 어필됐다. 가령, '조상묘를 옮긴다'는 뜻의 이장(移葬)의 다른 말은 파묘(破墓)다.

바로 그 '파묘'를 영화 제목으로 잡은 점도 개봉 전 예고편과 각종 홍보 기사를 통해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둘째, 주연 배우 네 명의 찰지고 압도적인 열연이다.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무당 이화림 역을 맡은 김고은의 대살굿(번제물을 바치고 파묘 참석자들의 무운을 비는 굿)이다. 이 장면은 대역 없이 본인이 직접 했다.

여기에 40년을 묫자리와 건물 방향을 정해주는 풍수사(지관:地官) 김상덕을 맡은 배우 최민식의 섬뜩함이 돋보인다.

최악의 묫자리를 추리하고 판단하는 번뜩임, 이후 일을 마치고 나서 막걸리 한 사발로 그간의 고초를 털어버리는 인간적인 모습이 찰진 연기의 교과서로 봐도 무방.

'전직 대통령과 고관대작들의 염을 봤다'는 베테랑 장의사 고영근 역의 유해진은 어떤가.

경험 풍부한 풍수사 김상덕 어깨 너머로 전국 샤머니즘, 토테미즘을 한 눈에 꿰찬 인물이지만, 평소에는 찬송가를 부르고 열성적으로 기도하는 다락방 모임을 이끌며 건실한 신도다. 하물며 고영근을 열연한 배우 유해진의 위트와 에드립은 영화 '파묘'에서도 빛난다.

아울러 지난해 여름 공군에 입대한 배우 이도현은 개봉작 '파묘'에서 이화림(김고은)의 파트너 박수무당 봉길을 맡아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드러냈다.  

셋째, 22일 개봉해 이번 주말 열풍으로 광풍으로 확장 중인 신작 '파묘'는 한번 보면 잊기가 힘든 배역 이름이 인터넷 카페, SNS에서 회자돼 화제다. 

김고은이 맡은 무당 이름 이화림은 과거 동명의 실존인물이 있었다. 다름아닌 평양 출신의 학생 독립운동가에서 일제 강점기 당시 김구 선생의 애국단에서 조선의용군 여자복무단 부대장 출신의 독립운동가 이화림이다.

배우 최민식이 맡아 열연한 풍수사 김상덕 또한 과거 동명실존 인물이 있다. 일제때 영남 독립운동가 김상덕 선생이다.

유학생활을 마치고 만주로 가서 한국독립군 참모를 지냈고, 해방후 한국으로 돌아와 정치인으로 교육자로 활동하며 반민족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파묘' 스틸컷2(쇼박스 제공)
'파묘' 스틸컷2(쇼박스 제공)

배우 이도현이 맡은 박수무당 봉길은 윤봉길 의사와 이름이 같다. 배우 유해진이 맡은 장례사 고영근 또한 구한말 고종, 민비의 최측근으로 동학운동 탄압에 대한 여러 구설이 있으나, 마지막까지 고종을 대한제국 황제로 추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김고은, 최민식, 유해진, 이도현 주연의 '파묘'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요인으로 'CG(컴퓨터 그래픽) 없이 실사로 촬영됐다'는 기사들이 눈길을 끈다.

'파묘'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크랭크인 되어 2년전 제작 완료된 작품. 하지만 도깨비불, 향나무 관, 신목(수백년 이상을 묵은 나무로 인근 주민에게 신성시 되는 존재) 등은 미술세트 제작진의 작품이다. 이렇듯 '파묘'는 꽤 다양한 소품과 미술세트들을 직접 제작해서 사용했다.

'파묘' 이화림 역을 맡은 김고은 대살굿 씬(쇼박스 제공)
'파묘' 이화림 역을 맡은 김고은 대살굿 씬(쇼박스 제공)

'파묘' 여론 호불호 우려에서 흥행 1위로 간 미스터리물

영화사 쇼박스가 제작/배급하고, 파인타운 프로덕션, 엠씨엠씨가 공동제작한 '파묘'는 장재현 감독의 세번째 장편이다.

러닝타임 134분에 15세 이상 관람가인 이 작품은 기존 장재현 감독의 전작('사바하', '검은 사제들')처럼 공포, 오컬트,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갑옷처럼 입고 있다.

마치 연극처럼 1막과 2막으로 나뉘어진 '파묘'는 배우들의 열연과 장재현 감독의 장느물 장인이라는 별명 답게 독특하고 안정된 촬영, 연출로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24일 오후 2시 기준 박스오피스 실시간 예매자는 39만 5천명, 24일 오전까지 43만명의 예매자가 있었다는 걸 감안하면, '파묘'는 사실상 열풍에서 광풍으로 가고 있는 셈.

특히 22일 개봉후 이틀 만에 누적관객수 70만명을 돌파한 점은 고무적이다. 관건은 이번 주말이다.

'파묘' 주말 흥행이 이대로만 간다면, 내달 초까지 흥행 가두를 달릴 수 있다. 그만큼 이 영화를 두고 입소문이 파다하다는 이야기. 

'파묘' 베를린국제영화제 인터내셔널 포스터(쇼박스 제공)
'파묘' 베를린국제영화제 인터내셔널 포스터(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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