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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방송
  • 입력 2024.02.15 08:38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하루 12시간을 오로지 현관에만 있는 크림이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1년 전 대출을 받아 어렵게 내 집 마련을 한 크림이네. 집 안 구석구석 신축 아파트 다운 깔끔한 모습이지만 단 한 곳, ‘현관’은 예외다. 야수가 할퀴고 간 듯 심하게 긁힌 문고리와 돌로 내리친 듯 무너져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벽... 놀랍게도 이 집의 현관을 망가뜨린 건 체중 4.5kg에 불과한 반려견 크림이다. 보호자와 있으면 애교 많고 세상 순한 크림이. 하지만 보호자 부부가 외출만 했다 하면 보호자들이 올 때까지 현관을 초토화시키고 현관에서 망부석이 된 채 울다 지쳐 잠이 든다. 아파트 복도가 울릴 정도로 내내 울부짖는 것도 모자라 발톱에서 피가 날 때까지 현관문을 긁는단다. 심지어 소음을 막고자 붙여둔 방음 시트지를 찢고, 석고보드까지 닥치는 대로 물어뜯다 보니 현관은 물론, 크림이의 이빨도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다. 보호자 부부가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무려 12시간 동안 현관에 머물며 현관을 망가뜨리는 크림이. 잠시 쉴 때조차도 현관을 떠나지 않고 추운 겨울에도 차가운 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잠든다는데. 현관에 머무는 걸 막고자 온갖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그 어떤 것으로도 크림이의 현관 집착을 막을 수 없다.

예쁜 단발머리 소녀를 연상케 하는 귀엽고 깜찍한 얼굴의 크림이. 크림이는 낯선 제작진에게도 척척 안길 정도로 사람들에게 친화적이며 사랑스러운 반려견이다. 누군가가 있을 때에는 흠잡을 데 없이 얌전한 아이지만, 집에 혼자 남겨지기만 하면 그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제어가 불가능한 불안 상태가 돼버린다. 보호자 부부가 출근하는 이른 아침부터 저녁 시간까지 12시간을 울어대는 소음으로 인해 집에 있는 주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면서 방음 시공은 물론, 현관에서 머물지 못하도록 강아지들이 싫어한다는 레몬향 방향제 자동분사기도 설치해 봤다. 아예 짖는 걸 차단해야겠다는 생각에 짖을 때마다 진동이 울리는 짖음 방지기도 착용시켜봤지만 모두 무용지물. 비용적인 부담을 감수하면서 유치원 등록까지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급기야 크림이의 성대 수술까지 감행한 보호자. 하지만 이조차 목소리가 돌아오는 바람에 소음은 여전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아파트 입주가 아직 절반 정도밖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앞으로 더 많은 세대가 입주를 하게 되면 과연 민원을 감당할 수 있을지... 12시간 현관에서 울어대는 크림이를 보며 보호자는 암담하기만 하다.

관찰카메라를 설치하고 크림이의 하루를 지켜보기로 한 제작진. 현관 중문 앞에는 크림이가 현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크림이 몸길이의 다섯 배가 넘는 안전문을 설치해 두었다. 아침 7시, 보호자 부부가 출근을 하고 눈앞에서 사라지자, 크림이의 문제 행동이 시작됐다. 커다란 안전문을 물고 사정없이 흔들어대기 시작하는 크림이. 심지어 안전문 나사를 발로 돌리며, 벽과 안전문 사이 벌어진 틈을 비집고 나가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결국 안전문과 벽 사이에 목이 끼이는 사태까지 발생. 크림이의 안전을 위해 지켜보던 제작진이 안전문을 제거하고 나서야, 겨우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크림이의 현관 집착을 막기 위해 중문도 설치하고, 중문 앞에 높은 고양이 전용 안전문도 설치했지만, 그 어떤 것도 현관에 가려는 크림이의 힘을 막을 수가 없다. 현관을 가기 위해 안전문과 전쟁을 하느라 이제 4살 된 크림이의 앞니는 통째로 뽑혔고, 뾰족하던 송곳니는 심하게 마모돼 송곳니의 기능마저 잃은 상태... 세나개 촬영을 앞두고서는 안전문을 물어뜯지 못하도록 붙여둔 PVC를 뜯고 삼키는 바람에 새빨간 혈토 후, 수술까지 해 자칫 생명까지 잃을 뻔 했던 크림이. 현관에 집착하며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돼가는 크림이를 보며 보호자들의 속은 점점 타들어 간다.

아침 7시에 출근해, 저녁 7시에 퇴근하는 크림이의 보호자들. 크림이는 12시간 내내 현관에서 망부석이 된 채, 보호자들을 기다린다. 퇴근 후 산책이라도 시켜주면 좋으련만, 일하느라 피곤에 지친 보호자들은 크림이와의 산책이 쉽지가 않단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에 크림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고작 5시간 정도. 제작진의 관찰 결과, 퇴근 후 보호자들이 실제로 크림이와 집중해서 놀아주는 시간은 겨우 30분이다. 잠자는 시간이라도 보호자들과 함께 자고 싶은 크림이. 하지만 분리불안을 고치기 위해 잠잘 때조차 곁에 두지 않고, 켄넬에서 따로 자게 하는데. 하루 중 12시간을 현관에서 보호자들을 꼬박 기다리다 또 다시 보호자들과 떨어져 홀로 켄넬 안에서 울부짖다 잠이 드는 크림이. 매일매일 현관에서 꼬박 12시간 동안 울부짖으며 보호자들을 기다리는 크림이. 현관도 만신창이, 크림이 몸과 마음도 만신창이인 크림이네를 위한 솔루션은 무엇일까. 크림이를 이대로 뒀다간 목숨도, 안전도 위태롭다. 설쌤의 마법 같은 솔루션이 펼쳐질 ‘12시간 현관 망부석이 된 크림이’편은 2024년 2월 16일 금요일 밤 10시 50분 EBS 1TV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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