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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4.02.07 13:08
  • 수정 2024.02.07 13:30

[권상집 칼럼] 클린스만 감독, 사퇴가 답이다

손흥민 등 개인 기량에만 의존한 클린스만의 무능

'2023 아시안컵' 클린스만, '감독님 전략은 뭡니까!?' ⓒ스타데일리뉴스
'2023 아시안컵' 클린스만, '감독님 전략은 뭡니까!?'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클린스만 감독은 줄곧 자신에 대한 평가를 아시안컵 이후에 해달라고 강조했다. 평가전에서의 부진, 그리고 한국 생활에 대한 기피 등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었을 때에도 아시안컵을 보면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클린스만 감독을 믿고 지지한 이들은 감독을 자주 교체하는 것이 오히려 대표팀에 독이 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참고로,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을 기피하는 이들은 한 둘이 아니다. 국내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외국인 지도자는 한국인들은 조금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 모두 달려들어 비난하고 쫓아내기 위해 애를 쓴다고 얘기한다. 박지성 등 해외에서 훌륭한 업적을 쌓은 이들도 대표팀 감독 자리는 부담스러워 한다. 그만큼 대표팀 감독 자리는 어렵고 힘들다.

그렇기에 대표팀 감독을 자주 교체하는 건 선수들의 동기부여에도 좋지 않고 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들기도 어려워 권장할 일이 못된다. 2002년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출했을 때도 1년간 대표팀은 졸전을 거듭했다. 월드컵 16강 성과를 거둔 벤투 감독 역시 2019년 아시안컵에서는 8강에 그쳤다. 그래도 우리는 그들을 믿고 지지했다.

팀의 전술과 변화를 입히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은 압박 축구를 강화하기 위해, 벤투 감독은 빌드업 축구의 방향성을 강화하기 위해 장기적 계획을 수립, 노력을 거듭했다. 자신의 색깔을 대표팀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일어날 수 있다. 이를 비난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자질이 너무 부족하다.

아시안컵을 통해 그가 보여준 전술과 감독으로서 대표팀을 향한 철학, 방향성은 전무하다. 이는 선수들의 인터뷰에서도 종종 드러났다. 손흥민과 조규성 선수는 인터뷰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분위기는 좋지만 전술적인 면이 강조되는 부분은 없었다고 얘기했다. 훌륭한 선수를 많이 보유했음에도 단조로운 경기가 반복된 이유다.

클린스만 감독은 두 가지가 부족하다. 첫째, 감독으로서 대표팀을 이끄는 자신만의 방향성이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늘 전술이 부족하고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조현우 등 탁월한 역량을 보유한 개인 기량에만 의존한다. 아시안컵을 보고 자신을 평가해달라고 강조했지만 이번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은 6경기에서 무려 10골을 상대에게 헌납했다.

둘째, 리더의 일관성도 부족하다. 아시안컵 예선에서 말레이시아와 무승부를 거둔 후 박진감 넘친 승부였다는 황당한 얘기를 꺼냈고 아시안컵에서 대표팀 성과를 보고 자신을 평가해달라더니 언론에서 사퇴 얘기가 나오자 사퇴는 없을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입장을 내놨다. 경기에서 질 때도 웃고 있는 그를 해외 언론마저 비난하는 상황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30억원이다. 아시안컵에 참가한 24개국 감독 중 사우디아라비아의 만치니 감독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고액 연봉자다. 한달에 2억 5천만원의 급여를 우리가 그에게 지급해주는 건 대표팀에 대한 장기적 로드맵을 만들고 차별화된 전술과 전략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을 탈아시아 수준으로 올려달라는 부탁이자 명령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는 사실상 끝났다. 장기적인 로드맵도 보이지 않았고 전술적인 시도나 차별화된 축구를 지향하는 모습도 없었다. 그 사이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조현우 등 선수들만 지치고 또 지치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축구 전문가뿐 아니라 경기를 지켜본 국민의 평가도 끝났다. 클린스만 감독이 우리에게 보여준 건 무능함뿐이었다.

아시안컵을 지켜보고 그는 자신을 평가해달라고 항상 강조했다. 이번 아시안컵은 결과를 떠나 과정 자체가 졸전의 연속이었다. 클린스만의 사퇴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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