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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태준 기자
  • 생활
  • 입력 2014.11.02 05:39

아이폰6 대란, '1101 대란'에 힘없이 무릎 꿇은 단통법

출시 하루만에 85만 원->10만 원까지 떨어져 '호구 만드는 단통법'

[스타데일리뉴스=이태준 기자]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법(이하 단통법)은 무력했다.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은 시행 한달 후 성공적이라던 단통법에 대한 정부의 자평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 서울의 한 통신사 매장 앞에 아이폰6 대란을 위해 줄 서 있는 사람들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아이폰6 최하 현금 완납 10만 원... 정가와 무려 75만 원 차

1일 밤, 평소 쇼핑 정보가 공유되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휴대폰 관련 게시판과 다음,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의 카페 등이 들썩거렸다. 지난 31일 출시된 아이폰6가 정상 판매가격의 1/4 이하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된다는 정보가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른바 '아이폰6 대란' '아식스 대란' '1101 대란'이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을 비롯하여 서초구 내방역, 은평구 은평구청 주변을 비롯하여 인천, 의정부 등 각 지역의 업체들은 주말 늦은 시간을 이용하는 전형적인 '대란'의 방식을 이용했다. 애플스토어 공식 가격이 85만 원인 아이폰6 16GB 모델은 현금 완납 10만원, 할부원금 17만원, 당일 페이백 44만원 등 다양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며 단통법으로 억눌려 있던 이들의 심리를 공략했다.

"나라 믿으면 죽거나 '호갱'되는 나라" 성토 글 쏟아져

그동안 대부분의 대란들은 삼성, LG 등 국내 스마트폰 제품이 주로 그 대상이 되어 왔다. 이번 '1101 대란'은 애플의 아이폰이, 그것도 발매된 지 단 하루 지난 아이폰6가 그 대상이라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단통법 이후 얼어붙어 있던 시장에 아이폰6 대란이 터지면서 시장의 여론과 동떨어진 정부의 정책은 결국 한 달만에 무너져 내렸고, 제2, 제3의 대란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확신만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게 됐다.

▲ 지난 10일 서울의 한 휴대폰 상가를 방문해 단통법과 관련된 현장 목소리를 듣던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미래창조과학부
이번 아이폰6 대란으로 인해 "시행 한 달만에 자리를 잡았다"며 자화자찬을 하던 미래창조과학부는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지난 달 31일 미래창조과학부 윤종록 차관은 "생각했던 의도대로 트렌드가 조성돼 나가고 있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서슬이 퍼렇던 정부의 단통법은 그동안 어떠한 대란보다 상징성이 큰 '아이폰6 대란'으로 령이 서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번 아이폰6 대란으로 인해 '호갱(호구+고객)'이 된 사람들은 다름아닌 "단통법은 호갱을 없애기 위한 정책"이라던 정부의 외침을 믿었던 예약구매자들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통3사의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예약을 한 구매자들을 비롯하여 리셀러 매장에서 전날부터 밤을 지새워가며 아이폰6를 구입한 구매자들은 한 목소리로 "도대체 이 나라는 정부의 말을 믿으면 바보되는 나라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31일 제 돈을 주고 아이폰6를 구입한 이들 중 일부는 "나보다 싸게 사는 꼴 못 본다"며 대란에 동참한 성지(업체)들을 신고하고, 대란을 틈타 아이폰6를 저렴한 가격에 장만하려는 사람들은 "자기 호구 됐으니 남도 호구 되라는 거냐"며 서로를 향한 비난을 퍼붓는 등 단통법이야말로 국론 분열을 야기하는 괴물이 되버린 상황이다.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단통법은 지난 5월2일 국회 본회의에서 반대 0표로 통과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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