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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사회
  • 입력 2011.08.30 09:45

은행 가계대출한도 소진, 그 영향은? ‘패닉’

영업점ㆍ대출상담사 사실상 개점휴업..‘대출자 피해 불가피’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한도가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영향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특히 상당수 은행 영업점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고 대출상담사들도 사실상 일손을 놓은 상태이고, 9월 이사철을 앞두고 금융소비자들은 전세금 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은 금리를 올릴 기미를 보이고 있어 이자가 싼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기도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 

은행 영업점ㆍ대출상담사, ‘개업휴점 상태..패닉’

대출한도가 꽉 찬 일부 은행들의 영업점들은 문만 평소처럼 열어놨을 뿐 개업 휴점 상태를 맞이하고 있다.

아파트 잔금대출, 신규 아파트 집단대출 등의 경우 본부의 심사를 얻어야만 나갈 수 있는데, 최근 들어 심사가 한층 까다로워졌고 대출한도를 소진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은행 지점 관계자는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려 해도 본점의 심사가 엄격해졌다”며 “대출한도도 소진돼 아무런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농협, 신한, 우리은행 대출모집인 900여명도 한동안 영업 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어 생계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는 것. 

신한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이달 말까지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영업을 막고 있고,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대출모집인의 타행대환 영업을 금지한 상태다. 농협도 대출모집인의 활동을 제한했다가 지난 25일 해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출희망자를 은행에 소개해준 뒤 중개수수료를 받는 일을 하는 데 규정상 다른 일을 병행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사실상의 무일푼이 됐다는 것이다.

한 은행 대출모집인은 “거의 한달째 상담 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달 말이면 풀린다고 하는데 신규주택자금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등 대부분 영업을 당분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9월 이사철을 앞두고 주택 자금을 얻으려는 고객들이 많이 있지만, 대출한도가 소진됐다는 소식에 망연자실 할 수 없다. 모집인들의 생계도 막막해졌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대출 못 받은 고객들 제2금융권 발길...금리 상승까지 ‘이중고’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액이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넘거나 근접하자 대환대출, 집단대출, 특판 등 대출상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환대출은 다른 은행이나 금융권에서 높은 금리로 대출받은 고객을 싼 이자로 끌어오는 것으로, 집단대출과 특판은 대출자 여럿이 뭉치거나 특정한 직업군일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를 제시하는 상품이다.

이들 대출상품의 판매가 없어지거나 제한되면서 대출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금리 부담은 클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은행들이 금리를 이미 인상했거나 올리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당국의 규제에 따라 대출 총량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금리를 올리면 그만큼 다른 은행으로 대출자들이 몰려 대출을 인위적으로 막지 않아도 가이드라인에 맞출 수 있다는 꼼수다.

이에 신한은행의 경우  최근 신규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가산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했다.

은행권의 금리 인상은 현재 눈치 경쟁 중이지만 어떤 은행이 먼저 치고 나가느냐의 문제이지 결국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

한 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제한했던 대출이 9월이면 전면 재개된다”면서 “대출을 하지 못해 생긴 적자분에 대해 대신 금리를 높여 채울 계획이 있다. 금리 인상하는 방법외에는 뽀쪽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의 관계자도 “현재 금리 인상 계획이 없지만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서 가이드라인을 웃돌게 되면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금리가 높아지면 제2금융권으로 고객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피해는 고객들이 지게 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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