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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생활
  • 입력 2023.12.20 11:29

서울시, 난지 하수장 복개 현대화 주민의견 수렴 ‘분주’

시급한 시설 현대화에 모두 찬성, 지하화 논란은 변수

 (앞줄 왼쪽부터) 윤모성 난점마을 대표, 최승규 덕은미디어시티연합회 의장, 김미경 대덕동 주민자치회 위원이 지난 8일 고양 대덕동 종합복지회관에서 열린 난지물재생센터 시설현대화 사업 관련 서울시-대덕동 주민 실무회의에 참석했다. (출처: 난지물재생센터 주민협의회)
 (앞줄 왼쪽부터) 윤모성 난점마을 대표, 최승규 덕은미디어시티연합회 의장, 김미경 대덕동 주민자치회 위원이 지난 8일 고양 대덕동 종합복지회관에서 열린 난지물재생센터 시설현대화 사업 관련 서울시-대덕동 주민 실무회의에 참석했다. (출처: 난지물재생센터 주민협의회)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난지 하수장 복개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인 서울시가 주민 의견 수렴에 분주한 모습이다. 난지물재생센터가 설치된 고양시 대덕동 주민들도 시설 현대화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 모두 생각을 같이 한다. 하지만 새롭게 입주한 덕은지구 일각에서 수처리시설의 완전 지하화 주장을 제기한 부분은 변수로 떠올랐다.   

20일 난지물재생센터 수처리시설 복개공원화 사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8일 대덕동 종합복지회관에서 대덕동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시와 대덕동 주민 간 실무회의를 열었다. 복개공원화 개념설계 용역을 진행해온 서울시는 내년 2월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실무회의에 배포된 서울시 난지물재생센터 수처리시설 복개공원화 추진 계획을 보면 복개 현대화 사업은 실시설계를 거쳐 복개시설물 공사(2025년 6월∼2028년 12월), 상부 공원화 공사(2029년 1월∼2029년 12월)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금대로라면 수처리시설 복개는 약 5년 뒤 2028년 12월이면 완료하고 악취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지난 10월도 서울시는 난지물재생센터 대회의실에서 대덕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복개공원 사업 주민설명회를 마련했다. 설명회에서 서울시는 복개공원화 사업의 취지, 공원배치 계획안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이번 두 차례 회의를 거치면서 주민 일각에서 수처리시설의 현대화 방식을 놓고 기존의 복개 방식이 아닌 지하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덕은지구 입주민의 온라인 카페 커뮤니티 덕은미디어시티연합회 최승규 의장은 최근 언론 관계자에게 “서울시만을 위한 난지물재생센터 시설 현대화 계획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 의장은 “좀 더 발전된 계획을 수립해 제시해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며 “새 계획에서 다른 곳으로 센터의 완전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하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면 수처리시설을 전면 지하화하고, 그럴 경우에 주민을 위한 시설을 먼저 건설해 달라는 게 핵심적 요구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난지물재생센터에서 30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최근접 지역 난점마을 주민들은 “수 십 년 지나서야 겨우 복개 방식의 현대화 공사가 막 시작될 상황인데 지하화 논란으로 현대화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난점마을 윤모성 대표는 이번 실무회의에서 “덕은단지하고 난점마을 주민들하고 대화가 없었고 서로가 잘 모르고 있다”며 “난점마을이 지하화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하화의 경우 시간과 비용에 대한 서울시의 기술적 검토가 이뤄진 뒤 판단할 문제로, 그 전까지는 복개 현대화 사업이 일정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대덕동 주민자치회 부회장을 지낸 김미경 주민자치위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어쨌든 악취는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래서 시설을 한시라도 빨리 현대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35년째 현대화한 시설이 하나도 없는 게 정말 믿기지 않는다”고 난지물재생센터의 조속한 시설 현대화를 강조했다.   

김 위원은 “우리 고양 대덕동이 서울시와 아주 정말, 길 하나 건너면 될 정도로 인접해 있는 경기도이다 보니까, 기피시설은 서울시와 인접했다는 이유로 우리가 안고 있고, 행정적으로는 서울시 관리시설로 돼있어 고양시가 처리 못하는, 이중고 속에서 주민들이 계속 지내왔던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수 십 년 이어진 악취와 발암 유해물질로 고통받아온 대덕동 주민들의 속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난점마을 암 발병률은 다른 일반 지역과 비교해 8배나 높은 것으로 자체 조사결과 파악됐다.  

난지물재생센터 시설위치도 (자료제공=서울시)
난지물재생센터 시설위치도 (자료제공=서울시)

난지물재생센터는 서울시가 관리하는 전체 4곳의 물재생센터 가운데 한 곳이다. 하지만 복개시설이나 지하화 등 시설 현대화가 진행돼온 서울시내 3곳에 비해 다른 행정지역 고양에 위치한 난지물재생센터는 35년 넘게 복개든 지하화든 이뤄진 게 없다.  

그런 만큼 대덕동 주민들은 우여곡절 끝에 진행되고 있는 서울시 난지물재생센터 시설 현대화 계획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서울시도 새롭게 제기되는 지하화 이슈와 관련해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고양시와 협의를 거쳐 필요하다면 수처리시설 전면 지하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기술적 검토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서울시-대덕동 주민 간 실무회의에서 “고양시와 서울시가 행정협약으로 복개공원화에 대해 합의를 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행정적으로는 고양시를 통해서 난지물재생센터 인근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져야 한다”며 “이후 고양시와 서울시가 전면 지하화로 방향을 바꾸는 등 절차적인 것들도 사실상 함께 병행해서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시 말해, 지금 주민들이 주변 여건이라든가, 그런 사회적 여건이 변경됐으니까 지화화로 정책을 바꿔야 하지 않느냐고 의견을 주면 한번 적극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옛날에 고양시와 복개화 방식로 진행한다는 협약을 맺어놓은 부분이 있어 고양시와 정책 변경에 대해 한번 논의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수처리시설의 지하화는 하수처리장 가동 중단 없이 이뤄져야 해서 부분적·단계별 시공이 불가피해 최장 40∼50년 걸릴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전언이다. 비용도 수 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발표된 서울시난지물재생센터 현대화 사업 계획을 보면 복개시설물 공사는 착공후 3년 6개월이면 완료한다. 복개 사업비는 상부 공원화까지 포함해 약 4800억원으로 추산된다. 

또 지하화 공정을 앞당기기 위해 해당 시설 전체에 대한 지하화 시공을 하기 위해서는 이 시설로 유입되는 하수량을 줄이거나 다른 시설로 분산해야 한다. 하지만 새 하수관로를 설치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고 기존 하수처리 시설을 활용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난지물재생센터 현대화 사업 관계자는 “서울시 고위급이 참여하는 회의가 열리면 지하화와 관련한 진지한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시와 고양시, 난지 주민들 3자 간에 합리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천신만고 끝에 진행되는 난지 하수장 현대화 사업이 지연되지 않고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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