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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생활
  • 입력 2023.12.15 10:32

난지물재생센터 최근접 주민들 “하수장 복개 현대화 중지는 절대 안된다”

난점마을 윤모성 대표 “복개 아닌 지하화 필요성은 기술검토 후 판단해야”

난점마을 대표이자 ‘난지물재생센터 주민협의회 및 음식물쓰레기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윤모성 대표가 지난 12월 8일 고양시 대덕동 종합복지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와 대덕동 주민간 실무회의에 참석했다. (출처: 난지물재생센터 주민협의회 및 음식물쓰리게 비상대책위)
난점마을 대표이자 ‘난지물재생센터 주민협의회 및 음식물쓰레기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윤모성 대표가 지난 12월 8일 고양시 대덕동 종합복지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와 대덕동 주민간 실무회의에 참석했다. (출처: 난지물재생센터 주민협의회 및 음식물쓰리게 비상대책위)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난지물재생센터 수처리 시설(하수처리장)을 지하화하면 당연히 좋고, 복개하는 거보다 좋은 거로 생각돼요. 하지만 지금 현재 이 시점에서, 과연 지하화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산이 얼마 들지, 그걸 지금 서울시가 대답을 못 한단 말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그러면, 복개화 현대화 사업을 지금 중지할 수 있느냐, 그건 절대 안 된다는 말입니다.”

서울시 관리시설 난지물재생센터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고양시 대덕동 난점마을 윤모성 대표의 말이다. ‘난지물재생센터 주민협의회 및 음식물쓰레기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끌고 있는 윤 대표는 수처리 시설의 현대화 방식에 있어 종전의 복개가 아닌 전면적인 지하화 주장이 대덕동 일각에서 제기되자 최근 언론에 난점마을의 입장을 밝혔다.  

난지물재생센터가 설치된 지 35년이 넘었다. 또 서울시-고양시 합의문이 나온 지 10년 넘게 흘러갔다. 그 사이 지금까지 시설 현대화는 사실상 이뤄진 게 없다. 수 십 년 악취에 시달려온 난지 바로 앞 주민들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악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난점마을 주민들의 ‘입장’인 것이다. 

무엇보다 악취와 미세오염물질 등으로 난점마을 주민 상당수가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게 통계 수치로도 확인된다.  

윤 대표는 “제가 2008년부터 10여년 우리 난점마을에서 암 발병을 조사했더니 150여 명 주민 가운데 한 해 평균 4∼5명이 암에 걸렸고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반적인 암 발병 비율과 비교하면 8배가 높은 것이다. 저의 아내도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복개 방식이 아닌 수처리시설의 전면 지하화는 지하화 방식의 구체적 내용, 공사 기간, 소요 비용의 확보 여부 등에 대한 시설관리기관 서울시의 종합적 검토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지하화 선택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수 십 년 장기간 견디기 어려운 악취에 시달리고 또 암 발병률이 심각한 것은 환경기본권을 넘어 당장 직면한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윤 대표는 언론 관계자에게 “난점마을은 잘 아시다시피 난지센터 악취 문제에 제일 많이 노출됐고 제일 피해가 많은 지역”이라며 “지하화냐 복개화냐 이게 어떻게 될지 저도 정확하게 잘 모르겠습니다만, 근본적으로 지하화에는 반대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무엇보다 악취를 없애는 최단 방법이 중요한데, 만약에 지하화하는 데 지금 10년, 20년, 30년 걸린다고 하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래서 일단 서울시에서 빨리 그걸 검토해야 한다. 검토해서 지하화하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겠다, 또 돈이 확보가 되겠다, 그 대답이 나올 때까지는 절대 현대화를 중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또 “일단 악취를 막아야 할 거 아닌가? 그래 놓고 나서 나중에 그 시점에서라도 ‘지하화하는 게 좋겠다’고 하면 그때 지하화하면 된다”며 “만약 지하화하는 거 때문에 검토하는 데 시간이 2∼3년 걸리고 공사하는 데 또 5년, 10년, 20년 걸리고 이러면, 복개 현대화도 안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그때 가서 악취는 누가 어떻게 막을 것인가. 그것은 절대 안 된다”고 이유를 들었다.   

최근 덕은지구 입주민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일각에서 수처리시설의 전면 지하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점에 대해선 ‘악취 고통의 현실적 이유’를 강조했다. 

윤 대표는 “그동안 덕은단지, 여기 와서 겨우 1년 살았다”며 “하지만 우리 난점마을에는 40년, 50년 산 사람이 수두룩하다. 그런 사람들이 이때까지 피해를 받아왔는데 더 받으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우리 모두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지하화, 좋다. 우리 반대 안 한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해답을 줄 때까지는 절대 현대화를 놔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난지물재생센터 수처리시설 현대화 악취저감시설 신설·개량 계획 (출처: 서울시)
난지물재생센터 수처리시설 현대화 악취저감시설 신설·개량 계획 (출처: 서울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서울시 수처리시설 복개공원화 추진 계획을 보면 복개 현대화 사업은 내년 실시설계를 거쳐 복개시설물 공사(2025년 6월∼2028년 12월), 상부 공원화 공사(2029년 1월∼2029년 12월)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금대로라면 복개는 5년 뒤인 2028년 12월이면 완료하고 악취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지난 10월 18일 복개공원화 주민설명회 자료를 보면 난지물재생센터 수처리시설의 복개 사업은 완전 밀폐 방식을 적용해 수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취기 물질의 외부 노출을 완전히 차단하도록 시공한다. 

이를 위해 악취배출 허용 기준을 강화함으로써 악취배출을 최소화하고 탈취기 성능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일차침전지와 생물반응조에 덮개를 설치해 악취 가스를 완전히 포집한다. 또 악취덮개와 복개구조물을 설치해 이중 밀폐 구조를 완성한다. 종국적으로 수처리시설 전체 포집을 통해 미처리 악취를 제로화한다는 게 서울시 계획이다. 복합악취 배출구에 대해선 희석배수 144배 이하로 강화한다. 지정악취에는 법적 기준을 적용한다.  

윤 대표는 “수처리시설 복개 현대화가 지하화 이슈로 지연돼서는 안되는 만큼 지하화 사업과 관련한 공간적 검토, 시간 소요, 예산 산정 등을 종합한 기술적 검토 보고서를 조속히 제시해줄 것을 서울시에 촉구했다”며 “이 시간 이후 복개공원화 주민설명회에도 국장급 이상 서울시 고위 공무원이 참석토록 공식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난지물재생센터의 복개공원화 예산은 현재 4800억원으로 추산된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지하화 방식으로 현대화가 이뤄질 경우 예산은 1조원에서 2조원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 기간도 약 3년반 정도 걸리는 복개 현대화에 비해 지하화 방식은 길게는 수 십 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서울시 서남물재생센터의 경우 완전 지하화 완료 시점이 2064년까지로 현재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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