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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4.10.23 10:44

[전설을 노래하다] 전설 속을 사는 남자 - 서태지

23년 장기집권 중인 '문화대통령', 종신제가 될 수 있는 살아있는 전설

▲ 서태지 ⓒ스타데일리뉴스, 앨범이미지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대한민국에는 컴백 자체가 전국적 이슈가 되는 가수가 적어도 둘 정도 있다. 하나는 이젠 세계적인 팝가수가 된 싸이(PSY)이며, 또 다른 하나는 '문화대통령'직을 23년째 연임하고 있는 전설 속을 사는 남자, 서태지다.

지난 6일, 아이유 버전의 '소격동'을 시작으로 16일 0시, '크리스말로윈(ChristMalo.Win)'으로 5년 만에 컴백한 서태지에게 대한민국이 주목했다. 그리고 다시 팬들의 곁으로 다가온 서태지가 아직까지도 건재함을 증명했다.

전설의 시작..

1972년, 대한민국에는 한 분야의 역사를 새로 쓰는 인물이 '둘' 태어났다. 한 명은 '국민MC' 타이틀을 독점하며 예능계의 역사를 새로 썼고, 쓰고 있는 '예능신' 유재석이며, 또 다른 한 명이 바로 '문화대통령' 서태지이다. 서태지의 본명은 정현철. 10대의 현철은 그저 '관심'과 '흥미'를 이유로 그룹사운드, 그리고 기타 연주를 시작했다고 한다.

1989년, 열여덟이라는 나이에 '전설의 3대 밴드' 중 하나라는 '시나위'에 베이시스트로 합류했다. 시나위는 서태지 외에도 김종서, 임재범, 김바다 등이 거쳐간 밴드이며, 리더는 대한민국 락의 대부인 신중현의 장남이자 세간에서 말하는 '3대 기타리스트' 중 한 명, 다른 두 기타리스트인 김태원, 김도균이 '최고'라고 인정했던 인물 신대철이다.

그리고 1992년, '서태지'라는 이름 세 글자의 수식어에 '문화대통령'이 붙게 된 전설이 시작됐다. 당시 트로트와 발라드 위주였던 대한민국 가요계에 등장한 랩댄스 음반 한 장이 지금의 한류음악을 만든 시초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1집 '서태지와 아이들(Seotaiji and Boys)'의 타이틀곡 '난 알아요'는 17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당시 가장 인기있던 KBS의 '가요톱10'에서 조용필의 '못찾겠다 꾀꼬리'가 10주 연속 1위(1982년 8월 18일~11월 3일)를 하자 이를 계기로 5주 연속 1위를 하면 1위 트로피와 '골든컵'이라는 트로피를 수여한 뒤 더 이상 순위 집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골든컵 제도'에서 '골든컵'을 3회 이상 수상, 한 정규앨범 내에서 골든컵을 2회 수상한 가수, 한 해에 골든컵을 2회 수상한 가수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가수는 조용필과 신승훈, 그리고 서태지와 아이들 뿐이다.

이후 1993년, 2집 앨범 'Seotaiji and Boys 2'의 타이틀곡 '하여가'에서 1집에서의 힙합과 메탈, 국악까지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선보여 다시 한 번 서태지의 이름은 대한민국 전체를 흔들었다. 

음악으로 사회를 움직이다

전설 속을 사는 남자 서태지가 전설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1994년 발매한 3집 'Seotaiji and Boys 3'과 1995년 발매한 4집 'Seotaiji and Boys 4' 때문이다.

3집 'Seotaiji and Boys 3' 수록곡 '발해를 꿈꾸며'는 '통일'을 이야기하며 고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실렸으며, 대한민국의 교육환경 현실을 비판한 노래 '교실이데아'는 음악프로그램뿐 아니라 뉴스에서도 다룰 정도로 이슈가 됐다. 특히 '교실이데아'는 거꾸로 들으면 '피가 모자라'라는 악마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는 루머가 확산되며 서태지 본인이 악마나 사탄이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고, 결국 10회 이내의 방송출연 이후 활동을 접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0만 장의 앨범판매량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길보드차트'라고 불리며 불법복제된 테이프들이 성행했기 때문에 실제로 판매된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4집 'Seotaiji and Boys 4'의 타이틀곡 '컴백홈(Come Back Home)'은 음악으로 사회를 움직인, 실로 '전설'이라 말할 수 있는 음반이었다.

갱스터랩이라는 또 한 번의 새로운 시도로 돌아온 서태지는 '컴백홈'을 통해 청소년 가출문제에 대해 노래했고, 실제로 수많은 가출 청소년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눈물의 은퇴 기자회견을 할 당시, 그들의 은퇴를 반대하는 팬들의 상식을 초월한 행위들은 당시 그들의 인기가 얼마나 높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다. 일부 서태지와 아이들의 팬들은 집단 자살소동까지 벌일 정도였으며, 당시를 겪지 못했던 90년대 후반 이후 출생자들은 지난해 방송됐던 tvN '응답하라 1994'에서 서태지의 은퇴 장면을 담았던 방송을 찾아본다면 어느 정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서태지의 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쳐 나오고 세면대를 뜯어온 삼천포(김성균 분)의 모습이 실제라고 할 순 없겠지만 말이다.

아이들과 함께가 아닌 홀로 돌아온 서태지 

1996년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미국으로 떠났던 서태지는 1998년, 'Seo Tai Ji 5'를 발매하며 은퇴를 번복했다. 서태지가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이 앨범은 130만 장의 앨범판매량을 기록하며 다시 돌아올 그를 기대케했다.

그리고 은퇴 후 4년 7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서태지. 2000년, 장발의 모습으로 공항에 등장한 서태지의 모습은 당시 수많은 패러디를 낳을 정도로 '복귀'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당시 김포공항에는 수천 명의 팬들과 수백 명의 기자들로 마비상태가 됐으며, 그의 컴백 소식은 공중파 방송3사를 비롯,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최고의 이슈였다.

서태지가 들고온 앨범 'Seo Tai Ji 6'은 80년대 이후 방송계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하드코어메탈 음악으로 또 다시 대한민국 음악계에 충격을 선사했다. 이 앨범은 선판매만 90만 장, 총 140만 장의 앨범판매량을 기록했으며, 타이틀곡 '울트라맨이야'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 "울트라맨~"이라는 외침과 헤드뱅잉을 놀이처럼 즐기는 현상을 선물했다.

이후 2004년 'Seotaiji 7th Issue' 앨범 발매, 2007년 데뷔 15주년 기념관 전시, 15주년 앨범 '[&] Seotaiji 15th Anniversary' 앨범 발매 등 콘서트와 앨범 재발매, 리메이크 앨범 발매를 이어오던 서태지는 드디어 2014년 10월, '크리스말로윈'으로 다시 팬들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서태지가 그동안 큰 사랑을 받았던 앨범들을 리메이크해서 새로운 앨범으로 재발매하거나 콘서트에서 공개하는 곡들은 '기존'이 아닌 '새로움'으로 재탄생했고, 시대를 앞서갔던 그의 노래들은 20세기에 만들어졌지만 21세기에도 '세련됨'이 옅보일 정도로 아직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2002년 ETP Fest에서 선보였던 '난 알아요' ETP버전이나, 2008년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했던 '서태지 컴포니'에서 선보였던 '교실이데아' 심포니 버전은 90년대에 만든 20세기의 노래를 21세기 최신을 달리는 곡으로 만든 아주 좋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2014년 다시 돌아온 서태지는 지난 18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컴백콘서트 '크리스말로윈'을 개최하며 '서태지'라는 '전설'을 다시 한 번 증명했으며, 그의 전설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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