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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3.09.28 21:32

'크리에이터' SF의 진화 한 눈에 볼 수 있다.. 내달 3일 개봉

가렛 에드워즈의 새 세상, 리버럴한 비주얼에도 왠지 낯설어

'크리에이터' 티저포스터(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크리에이터' 티저포스터(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10월 3일 개봉하는 SF '크리에이터'는 20세기 스튜디오의 야심작이다.

국내에서는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가 수입배급하는 이 작품은 영국 출신의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 가렛 에드워즈가 맡았다. 리부트 '고질라'(2014), '스타워즈' 스핀오프 '로그 원'(2016)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크리에이터'는 과거 스탠리 큐브릭의 마지막 위업을 마무리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I.'(2001), 윌 스미스의 열연이 돋보인 '아이, 로봇'(2004)와 유사한 맥락을 다뤘다. 다름아닌 AI와 인류 사이에 벌어지는 역학 관계를 펼쳐 보이고 있다.

출발점도 구체적이다. '크리에이터'는 2055년 美 L.A 핵공격 이후 벌어지는 10년 간의 전쟁을 그리고 있다.

스토리 속 미래 인류는 그들의 편의를 위해 제조된 A.I가 성장을 거듭하다,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핵 미사일로 공격하고, 결과적으로 인간 멸종이라는 커다란 위기를 불러왔다고 정의하고 난국 타개책으로 A.I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이를 위해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 측은 '인도차이나 반도에 거점을 둔 뉴 아시아 A.I.연방을 향해 '노마드'라는 거대한 우주함선을 건조하고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한다.

특히 미군은 미래 A.I 로봇 창조의 대부 격인 '니르마타'(네팔어로 창조자)를 찾아내고자, 특수부대 정예대원들을 뉴 아시아에 대거 잠입시킨다.

그들중 한 명이 영화 '크리에이터'의 주인공 죠슈아(존 데이비드 워싱턴) 병장이다. 잠입요원 죠수아의 임무는 니르마타의 측근으로 지목된 아시아계 여성 마야(젬마 찬)을 포섭하고, A.I 본진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

이미 수 차례 걸쳐 공개된 예고편에서 살짝 비춰졌듯이 주인공 죠수아는 자신이 포섭하고 연인 사이로 발전시켰던 마야를 잃고 만다.

그리고 몇년 뒤 전개된 수색작전에서 찾아낸 인물은 알피(매들린 유나 보일스)다. 미 연합군 측도 단 한번 본 적 없는 고도의 기술로 창조된 AI로봇이다.

뉴아시아 곳곳에 거점을 둔 AI 저항군의 리더 하룬 역의 와타나베 켄(월트디즈니 컴퍼니코리아 제공)
뉴아시아 곳곳에 거점을 둔 AI 저항군의 리더 하룬 역의 와타나베 켄(월트디즈니 컴퍼니코리아 제공)

공존에서 전쟁으로, 저항에서 배타적으로? 

영화 '크리에이터'가 2, 30년 안에 서구 문명과 맞설 적으로 동아시아를 지목한 건 흥미로운 지점.

한국, 일본을 제외하고 일본어와 베트남어를 혼용하는 인도차이나 반도가 뉴 아시아로 명명된 채 A.I의 본거점이라는 것도 인상적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등장할 A.I는 인류와 함께 공존할 파트너로 여겨졌지만, L.A 핵폭발 참사 이후 상황이 크게 왜곡됐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태 뉴 아시아 A.I 거점이 공공의 적으로 지목됐다.

배우 라이업도 화려하다. 극중 죠수아로 열연한 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놀란 감독의 '테넷'에서 주인공으로 분했고, 마야로 분한 젬마 찬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흥행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일본인 사이보그 하룬 역을 맡은 명품배우 와타나베 켄, 미국 드라마 시리즈 '웨스트 윙'으로 알려진 헐리우드 베테랑 엘리슨 제이가 미군 소령 하웰을 맡아 열연을 펼쳐 보였다.

그리고 영화 '크리에이터'의 극적 흐름을 주도하는 알피 역에는 전 세계 수백명이 참가한 오디션에서 당당히 합격한 매들린 유나 보일스가 있다.

만 9세인 그녀는 라오스, 태국, 독일계 혼혈로 동생 또한 아역 배우다.

오디션 과정에서 스탭들을 울렸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로 출중한 메소드 연기를 선보였다. 평소 케이팝을 즐겨 듣는 메들린이 연기하는 모습은 무척 진중하다는 평가가 있다.

낯설고 기이한 이야기가 가득한 수작 '크리에이터'

러닝타임 133분의 SF '크레에이터'는 A,I의 본산지로 지목된 뉴 아시아가 위치한 인도차이나 덕분에 어떤 면에서는 베트남전이 연상되며, 저항적 민족주의와 더불어 1세기 전 제3세계 국가들이 다발적으로 일으켰던 해방 전선이 떠오른다.

다른 한편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 반도와 대륙 침략전쟁의 대항 명분으로 대동아공영권을 내세웠던 일본 제국주의가 연상된다. 지난 세기 초 서구열강으로부터 아시아를 보호하겠다는 일본 압제의 궤변 말이다.

그렇게 보인 이유가 뭘까. 공교롭게도 일본과 중국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식민찬탈에 대한 일말의 반성이 전혀 없는 나라다. 일중의 이런 태도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

그런 점을 영화 '크리에이터'는 서구문명의 아시아 침공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내부를 AI사이보그를 앞세워 과거 베트남전을 토대로 저항적 해방전선을 꾸린 점 등은 왠지 낯설고 기이하다. 이를테면 역사적 사실과 픽션이 전혀 매치가 안되는 순간을 영화 '크리에이터'가 그려낸 것이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가 수입하고 배급하는 '크리에이터'는 오는 10월 3일 전 극장가에서 개봉한다.

배우들의 열연과 더불어 돋보이는 영상미, 일사분란한 스토리 덕분에 흥행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크리에이터' 한국스페셜 포스터(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크리에이터' 한국스페셜 포스터(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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