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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영화
  • 입력 2014.10.21 18:39

[리뷰] 영화 '레드카펫', "오정세와 황찬성의 개그코드를 주목하라"

박범수 감독의 경험에서 시작한 완성도 높은 스토리

▲ 영화 '레드카펫' 포스터 ⓒ누리픽쳐스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19금 영화계'라는 소재를 활용했지만 '19금'이 아닌 '15세 관람가'인 영화 '레드카펫'은 야함과 개그, 드라마가 융합된 '즐거운 영화'다.

유일하게 일반적이고도 정상적인 인물인 순정마초 감독 정우(윤계상 분)와 입만 열면 빵빵터지는 섹드립의 황제 진환(오정세 분), 달리는 차 안에서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손에 닿는 바람의 느낌이 여성의 가슴 같다는 감성변태 준수(조달환 분) 등 19금 영화계의 대박몰이꾼이 소속된 19금 영화제작사에 '패왕색' 음란마귀가 잠재된 엘리트 출신 막내 대윤(황찬성 분)이 들어오게 되고, 4-3-3(배우 4, 스태프 3, 촬영 3일)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던 그들은 4-4-2(배우 4, 스태프 4, 촬영 2일) 시스템으로 제작 '전략전술'을 변경하게 된다.

▲ 영화 '레드카펫' 진환(오정세 분), 준수(조달환 분), 정우(윤계상 분) ⓒ누리픽쳐스

축구 경기에서나 볼 법한 4-3-3, 4-4-2 등의 전술을 19금 영화 제작 전술이라는 것으로 웃음포인트를 선사하는 영화 '레드카펫'은 영화 전반에 걸쳐 사소하면서도 디테일한 장치로 웃음포인트를 만들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오정세가 연기한 진환은 한 마디 한 마디가 관객들을 너무 웃겨 눈물이 나게 만든다. 그의 발언 중 가장 빵빵 터지는 말 중 하나인 "형은 장래희망이 4대보험이었어?"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관객들의 배꼽을 추락시킨다.

관객들을 웃기는데 열중하던 정우, 진환, 준수, 대윤은 아역스타 출신인 은수(고준희 분)과 인연을 맺기 시작하며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 4-3-3에서 4-4-2로 전술을 바꾸는 '쉿크릿' 군단 ⓒ누리픽쳐스

웃음보다는 스토리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인 은수는 오해에서 비롯돼, 정우와 스태프들의 상황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결국 오해는 해소되고 영화제작사 '꼴'을 만들어 19금 영화가 아닌 영화로 꿈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19금 영화계의 인물들이 상업 영화계로 진출해 성공이라는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이 '레드카펫'의 이야기 중심이다.

웃음에 초점을 맞춘다면 '레드카펫'은 불만없이 충분히, 아니면 과하게 웃음을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몇몇 조연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캐릭터가 웃음포인트를 소유하고 있다. 윤계상, 고준희, 오정세, 조달환, 황찬성 등 영화의 주역들은 물론, 신지수, 손병욱, 이미도, 성지루를 비롯해 잠깐씩 등장하는 조연들까지도 그들 나름의 웃음포인트를 갖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웃음포인트는 성공적으로 관객들을 터뜨린다.

▲ 톱스타 정은수(고준희 분)와 함께 ⓒ누리픽쳐스

특히 신지수의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노출 연기는 이 영화가 '19금 영화계'를 소재로 만들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지만, 그녀의 연기는 과거 배우 최은주가 선보였던 독특하면서도 귀엽고, 섹시한 캐릭터의 그것을 능가한다. '레드카펫'은 섹시코미디의 새로운 강자가 탄생했음을 알리는 시작이기도 하다.

▲ 딸기(신지수 분)와 그녀를 짝사랑하는 준수(조달환 분) ⓒ누리픽쳐스

하지만 '꼴'사단이 태종대영화제를 통해 성공의 순간을 맛보는 과정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너무나 쉽게 정우와 은수의 오해가 풀렸고, 너무나 쉽게 영화를 촬영하는 과정이 진행됐으며, 너무나 쉽게 드라마틱한 결말로 이어졌다. 영화에서 현실성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적당한 현실성은 관객에게 긴장과 재미를 제공하는 법. 너무나 자연스럽지만 빠르게, 관객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됐다.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던 영화 초반부와 비교하면 아쉬움은 분명이 남는다.

그렇지만 관객들에게 이 가을, 가벼운 마음으로 웃음을 즐기기 위한 영화를 선택하라면 '레드카펫'은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 본다. 즐거운 웃음에 가슴에 남는 무언가까지 얻을 수 있는 영화 '레드카펫'은 오는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박기자의 '레드카펫' 평점
★★★★

이런 분에게 강추 : 웃고 즐기고 약간의 감동도 조미료로 받고 싶은 사람

이런 분에게 비추 : 제목과 소재 때문에 '야함'을 원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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