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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4.10.14 07:06

내일도 칸타빌레 1회 "인기 원작의 부담, 출발이 산뜻하다"

주원과 심은경의 새로운 내일도 칸타빌레를 기대하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아무래도 일본의 원작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인간을 사물화시킨다. 철저히 대상으로서 과장하고 비틀어 웃음을 유도한다. 바로 그 오글거리는 연출과 연기가 일본식 캐릭터 개그의 원천이다.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경향이 더 강할 것이다.

캐릭터를 연기한다. 의도되었고 힘이 들어갔다. 익숙지 않은 연기가 가끔씩 뚝뚝 끊겨 보여진다. 그래도 설내일(심은경 분)의 방을 청소하며 답답한 분노를 드러내는 차유진(주원 분)의 모습은 필자가 보기에도 짜증이 치밀어 오를 정도였다.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치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설내일의 표정에서 보이는 어린아이와도 같은 천진함은 원작과는 다른 한국 드라마만의 매력일 것이다. 역시 한국 드라마는 시청자가 함께 공감하며 보는 것이다.

▲ '내일도 칸타빌레' 3종 포스터 ⓒ그룹에이트

기대 이상으로 주원은 민망할 정도로 과장된 차유진의 캐릭터를 자기식으로 훌륭히 소화해서 연기해낸다. 넘치지 않는다. 미묘한 부분에서 오히려 절제되어 있다. 아마 설내일의 캐릭터에서 느껴지는 아쉬운 답답함은 어쩌면 바로 그런 점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마음껏 다른 차원에서 놀아야 하는 캐릭터가 배우에 의해 현실에 발을 딛게 된다. 철저히 허구의 세계에서 노닐어야 할 캐릭터가 한국식 리얼리티와 만나게 된다. 과연 한국인이면서 유럽인인 프란츠 슈트레제만을 연기해야 하는 백윤식의 선택은 무엇일 것인가. 아직은 겉돈다. 그나마 이병진이 연기하는 도강재만이 원작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인 점도 있어 드라마에 완벽히 녹아들고 있다. 드라마와 현실을 잇는다.

결국은 한국드라마일 것이다. 한국의 배우가 연기하고, 한국의 제작진이 만들고, 한국의 시청자가 그것을 보고 즐긴다. 올초 방영된 '직장의 신'에서는 일본식 캐릭터와 한국식 리얼리티를 적절히 조화시키며 최고의 완성도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아직 판단을 미루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작의 그것을 철저히 추구하는 것 역시 한국식 리얼리티의 한 부분일 것이기 때문이다. 출발은 아쉽지만 기대하게 만드는 것들이 적지 않았다. 원작과 비교하면서 원작과는 한국 드라마만의 장점들을 기대한다. 다만 배우의 연기와 실제 연기하는 손과의 어색한 괴리는 어떻게든 해결했으면 싶은 부분이기도 했다. 사실 클래식 드라마에서 그것은 전부일 수 있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유일락(고경표 분)의 뻔뻔함과 무모함을 고경표는 원래 자기 성격인 듯 천연덕스럽게 잘 연기해 보이고 있다. 콘트라베이스 주자 최민희(도희 분)의 캐스팅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절묘한 것이었다. 배우로서 도희의 작은 키가 상당한 한계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원작에서도 콘트라베이스의 덩치에 눌리는 작은 체구의 최민희를 연기하기에는 도희 이상이 없다. '응답하라1994'에서의 연기는 참으로 인상깊었다. 아직 다른 배역들은 소개단계다. 캐릭터 드라마에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지금으로서는 합격점이다. 무엇보다 주연인 주원과 심은경이 넘칠 정도다.

귤이 회수를 넘으면 탱자가 된다. 같은 고추를 심어도 한국땅에 심으면 그 맛이 다르다. 드라마도 같다. 원작 '노다메 칸타빌레'는 일본 대중의 정서와 문화에 뿌리를 둔, 더구나 만화였다. 그것을 한국 드라마로 옮긴다. 아니 녹여서 철저히 한국의 대중을 위한 드라마로 완성해낸다. 쉬운 작업은 아니다. 그 과정에서 실패한 적도 많았다. 성공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과연 원작 '노다메 칸타빌레'와는 다른 한국드라마 '내일은 칸타빌레'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강정과 재미는 또 어떤 것일까. 원작을 좋아한다면 더욱 설레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려했던 것보다 시작은 상당히 좋다. 워낙 유명한 원작이었다. 만화는 물론 드라마까지 벌써부터 국내에 그 팬이 상당하다. 부담이 크다. 일본드라마에서 우에노 쥬리가 워낙 훌륭하게 노다메를 연기해 보이기도 했었다. 아직은 짐이 너무 무겁다. 드라마의 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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