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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3.05.19 10:28

'드림팰리스' 스며들고 파고든 열연, 아파트 디스토피아를 직시하다

근래 보기 드문 수작, 신인인데 거장처럼 보이는 '가성문 감독'

'드림팰리스' 티저포스터(인디스토리 제공)
'드림팰리스' 티저포스터(인디스토리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이달 말 개봉하는 '드림팰리스', 한 달전 론칭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 느낌은 '김선영 빼면 볼게 없겠구나'였다.

그뒤 5월초 배급사 인디스토리(유튜브채널)에서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 '뭐 좀 있겠구나'로 발전했다.

메인 예고편에서 드러난 배우 라인업에 대한 기대 때문. 배우 김선영 외에도 드라마 연기자로 알려졌던 이윤지가 보이기 시작했고, 최근 몇년 사이 청춘 드라마 부문에서 한창 성장세를 보이는 최민영이 보였다.

'드림팰리스'스틸컷 (인디스토리 제공)
'드림팰리스'스틸컷 (인디스토리 제공)

우리가 사는 진짜 세상을 보여줬다

일상이 갑질이며 착취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대한민국 0.1%가 있다면? 절대 공감못할 영화가 '드림팰리스'다. 그들이 사는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신작 '드림팰리스'는 이 나라의 오랜 단골이슈 녹물 수도관이 시작점인 아파트 분양사기, 산업재해 참사 유족들을 메인 줄거리로 다루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작품은 개봉 전부터 호불호가 분명하다는 것이 난제. 지금은 극장가 뿐 아니라, TV 드라마도 잔혹 스릴러 아니면 판타지가 가미된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현관문 밖의 현실이 디스토피아라는 걸 더는 알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8,90년대를 배경으로 나온 레트로 청춘 드라마가 인기를 모으는 이유다.

31일 개봉 예정인 신작 '드림팰리스'의 시대 배경은 2015년이. 당시와 비교해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걸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뉴스로 흔히 접한 사회 이슈에 굳이 또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자꾸만 들추는데, '왜 봐야하지?'라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면 될 것 같다.

'드림팰리스' 스틸컷(인디스토리 제공)
'드림팰리스' 스틸컷(인디스토리 제공)

스며들고 파고드는 압도적 열연,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카메라

우선 '드림팰리스'는 두 여배우들의 스며들고 파고드는 연기가 압권이다. 하나 더 보태, 때로는 어디다 분노해야 할지도 모른채 분노하고, 오밤 중에 애들 깰까봐 '네 탓'이라며 소근거리는 두 엄마들의 모습 속에서 제작기간 내내 카메라를 집요하게 갖다 대는 감독과 스탭들의 독기가 연상됐다.

반도체 공장 화재로 남편들을 잃고, 유족으로 남아 수 년간 대기업과 싸우다 밀려나고, 분양사기까지 당한 김선영(혜정 역)과 이윤지(수인 역).

건들면 바로 울음 터질 것 같은 얼굴로 엄마만 쳐다보는 아이들 때문에 다시 일어서야만 하는 비정한 세상.

'드림팰리스'는 넓게는 이 나라, 좁게는 우리가 사는 동네에 당연하다는 듯이 자리잡은 공권력 부재를 다루고 있다.

그 틈으로 약육강식이 지배하고, 감정만 남은 집단 이기주의가 어디까지 펼쳐질지를 과장 없이 제대로 조명하고 있다.

'드림팰리스' 스틸컷(인디스토리 제공)
'드림팰리스' 스틸컷(인디스토리 제공)

'드림팰리스' ★★★★★, 가성문은 넥스트 봉준호

가성문 감독의 데뷔작 '드림팰리스'는 러닝타임 112분. 12세 이상관람가이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별점을 준 작품은 없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10점 만점에 10점.

별점까지 내놓은 이유는 심플하다. 상영관 확대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여 이번 만큼은 대대적으로 알리고 싶다. 보고나서 소개 안할 관객은 없을거라 예상해 입소문에 기대를 걸었다. 

하물며 신작 '드림팰리스'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가성문 감독은 차기 봉준호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만큼 이 작품이 치열하고 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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