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3.03.20 07:31

'파벨만스' 22일 개봉예정작, 모든 면에서 단단하고 완벽하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전적 이야기, 극장 관람 선호한다면, 꼭 봐야 할 걸작

'파벨만스' 스틸컷(CJ ENM 제공)
'파벨만스' 스틸컷(CJ ENM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오는 22일 개봉하는 '파벨만스'는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포함된 드라마다.

성장 영화이면서 동시에 위험한 삼각관계, 유머, 모험, 사랑, 학교폭력, 인종차별, 가족사랑, 지적유희, 영화에 대한 애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러닝타임 151분에 다 들어가 있다.

그 때문일까. 보는 것이 즐겁고, 우스꽝스러우며, 무모하고 아찔하며, 때때로 위험해 보이기까지 하다.

'파벨만스' 스틸컷1(CJ ENM제공)
'파벨만스' 스틸컷1(CJ ENM제공)

스필버그의 단순한 추억담이라고 보기엔 너무도 아름다운 이야기

종전후 1950년대. 활력 넘치던 미국의 모습을 빼닮은 유대계 파벨만 부부가 극장 영화 관람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어린 아들 새미(가브리엘 러벨)를 끌고 시내 영화관을 찾는 것부터 시작한다. 

자신 보다 큰 스크린 앞에서 벌벌 떨던 아이가 막상 영화가 시작되자,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열차 강도 액션물을 관람하고, 집에 돌아온 뒤 악몽까지 꾸게 된다.

새미의 아버지이자 당시 꽤 잘나가던 컴퓨터 공학자 버트 역을 분한 폴 다노의 중년 연기도 인상적이다. 

또한 결혼 전 지역사회에서 촉망받던 피아니스트에서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는 미치 파벨만을 연기한 미셀 윌리엄스의 열연은 역대급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특히 세스 로건이 수염까지 깍고 열연한 버트의 절친이자 동료 베니 캐릭터는 미치와의 모호한(?) 불륜 관계를 통해 기어이 매 장면마다 씬스틸을 이끌어 냈다.

'파벨스만' 스틸컷2(CJ ENM제공)
'파벨스만' 스틸컷2(CJ ENM제공)

극중 드러나는 일련의 모든 사건은 새미 파벨만의 취미이자 업이 되버린 영화 연출 겸 촬영에서 비롯됐다.

아버지 버트로부터 선물 받은 8mm 필름 카메라로 파벨만 가족의 휴가, 일상 등이 촬영됐지만, 편집과정에서 촬영 중엔 몰랐던 장면들이 몰래 카메라처럼 등장한다. 새미에게 말 못할 진실들이 하나, 둘씩 늘어난 것.  

마치 이탈리안 씨네마를 보는 듯한 '파벨만스'

CJ ENM이 수입/배급하는 '파벨만스'는 오프닝부터 이탈리안 시네마의 대표주자 쥬세페 토르나토레의 '시네마천국', '말레나'가 연상되고, 미국인이면서 차별 받던 유대인들의 이야기가 곁들여 지면서 보다 풍성한 영화가 됐다. 

'파벨만스' 스틸컷3(CJ ENM제공)
'파벨만스' 스틸컷3(CJ ENM제공)

하지만 올 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그런 면에서 그 어떤 시상식 보다 암울한 모습이 연출됐다. 오리지널리티 보다 유사품이 더 돋보인 모습이다. 

가령, 7개 부문을 수상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앤 원스'는 장준환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담당한 걸작 '지구를 지켜라'(2003)의 스핀오프처럼 느껴졌고, '더 웨일'은 라세 할스트롬의 '길버트 그레이프'를 다시 보고 싶어졌다.

하물며 올 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인기를 모았던 '애프터 썬'은 BTS의 뮤직비디오 '화양연화', 뉴진스의 'DItto'가 자꾸만 떠오른다. 두 MV는 러닝타임이 각각 12분, 5분 이내, 그럼에도 강렬한 서사와 영상미를 자랑한다.  

'파벨만스'는 왜 오스카에서 철저하게 배제됐을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듀얼'부터 시작해 'ET', '죠스', '레이더스', '인디아나 존스'시리즈, '쥬라기 공원' 시리즈, '쉰들러 리스트', 'AI' 등 미국 헐리우드에서 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다 거머쥔 거장이다. 너무 잘난 사람이라서 상을 주지 않은걸까.

'파벨만스'외 '타르', '이니셰린의 밴시'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단 호평에 비해 초라한 성적만을 남겼다. 아카데미에 휴머니즘 보다 더 소중한 것이 또 있던 걸까.

'파벨만스' 스틸컷4(CJ ENM제공)
'파벨만스' 스틸컷4(CJ ENM제공)

한편 3월 22일 개봉하는 '파벨만스'는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51분이다. 긴 러닝타임을 보고 예매를 포기하지 말고 가족과 함께 모처럼 극장에서 관람하길 기대해 본다. 그만큼 볼 가치가 충만한 영화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