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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천설화 기자
  • 패션
  • 입력 2023.01.26 17:30

[인터뷰] 베테랑 패션 디자이너 문정욱 “스스로를 디자이너로 규정하지 않아”

[스타데일리뉴스=천설화 기자] 문정욱 디자이너는 국내 내셔널 브랜드 출신으로 23년차 베테랑이다.

그는 1999년 카루소 디자이너를 시작으로 패션계 입문, 이후 남성복과 캐쥬얼을 오가며 경력을 쌓았고, 2012년 서울패션위크 GN(제너레이션넥스트)으로 데뷔해 나인틴에이티와 컴스페이스1980으로 활동하며, 커머셜 라인업을 구축했다. 그의 3번째 신규 브랜드인 '낫이너프워즈'로 활동을 다시 재개하면서 다양한 활동으로 자신의 독립브랜드와 기업을 오가며, 쉴새 없이 스케쥴을 소화하고 있는 그의 스펙트럼을 알아봤다.

사진 출처: ㈜플러스앤파트너스
사진 출처: ㈜플러스앤파트너스

Q. 간단히 소개 부탁한다.

A. 현재 디자이너브랜드 낫이너프워즈와 엔터테인인먼트 기반인 미디어콘텐츠 그룹 ㈜플러스앤파트너스에서 전개하는 친환경 브랜드 디어라이프 디자인 CD직을 맡고 있다.

Q. 패션업계 경력이 23년차라고 들었다. 언제부터 일을 시작했나?

A. 고2때 장광효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서 그 시절부터 컬렉션 팀 스탭으로 일을 했고 어린 나이부터 학업과 병행해 경력을 많이 쌓게 되었다.

이후 제도권으로 넘어와 오랜 기간 FRJ, ANDEW, ADHOC, PIERRE CARDIN, HOMBRUNO 등 내셔널에서 남성복과 캐쥬얼을 넘나들며 디자이너로 일을 했다.

패션 디자이너 문정욱
패션 디자이너 문정욱

Q. 회사를 다니며 개인 브랜드로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지 않나?

A. 그렇다.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허락해주는 회사는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을 잘했으니 허락을 받았고 일찌감치 회사 내에서 제가 유별나 별도기획을 통해 실적을 내기도 했으니 독립하겠다고 했을 때 싫어할 이유가 없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다 쇼를 하고 싶어서 브랜드를 론칭했다.

Q. 회사일과 개인활동(사업)이 많을 텐데 그 일들을 어떻게 진행하나?

A. 모르는 사람은 이해를 못할거다. 일주일을 3일씩 스케쥴 대로 일하고, 3시간에 한번씩 알람이 울리면 시간표대로 업무가 바뀌는데 그래서 가능하다.(웃음)

엄밀히 말하면 직장인이고, 하는 일들이 내부, 외 활동으로 나뉘어진 것 뿐이지 모두 연장선이다.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인 브랜드로 쇼를 하는 이유도 좋아서 하는게 맞지만 항상 주변 관계사들이나 소속되어 있는 인디워커스(매니지먼트 회사)에서 지원해 주니까 하는 것이다.

또 소속 된 회사에선 부서별 담당들이 있다 보니 포지션별로 처리만 잘하면 가능하다.

사실 이런 행위들이 다음을 위한, 다음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본인만의 시뮬레이션 방식이다.

Q. 얼마전 아모레퍼시픽 본사(BI) 갤러리에서 팝업전시 액세서리를 봤다. 직접 제작했다고 들었다.

A. 맞다. 현재 재직중인 회사에서 전개하는 디어라이프 브랜드를 맡고 있는데 연말 기념삼아 홍보를 위한 팝업을 진행했다. 뒤 이어, 다른 공간에서 제 액세서리도 함께 전시를 했다.

액세서리는 전공이기도 하고 또, 만드는 것 자체가 취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아티스트가 꿈이었는데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오랜 기간 손 놓고 있다가 더 늦기 전 꿈을 이뤄보고 싶어 도전하고 있다. 하나 하나씩 이뤄 볼 생각이다. 그래서 매년 신진작가공모에 출품하면서 갤러리라메르(2019), 니드21갤러리(2018)에 선정되어 개인전을 했었다.

Q. 그렇다면 이후 계획은?

A. 2023년 새해, 상반기 계획은 서울패션위크 참가를 준비하고 있어서 현재 제품을 개발 중에 있다.

또 그 기간 맞물려 ‘갤러리 밀스튜디오’에서 아티스트로서 초대전을 하게 되었다.

명유경 관장님께서 기회를 주신덕에 직접 제작한 섬유공예 작품과 공예 장신구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패션디자이너 문정욱과, 아티스트 문정욱은 다를 것이다.

Q.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나 혹시 준비하고 있는 다른 계획이 있나?

A. 아직 론칭하고 싶은 컨셉의 브랜드가 여럿 남아 있다.

여성복일 수도 있고, 잡화 브랜드가 될 수도 있고, 쥬얼리 브랜드가 될 수도 있겠다. 장르불문 작년에 이어 올해는 친환경에 대한 인식과 확장의 기간이었다면, 다음 프로젝트는 장르의 변화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회사의 기업문화, 마인드가 중요하다. 타성에 젖어 올드한 문화를 가진 회사는 정치가 도사리고, 사고의 전환도 안되고, 발상과 표현의 자유가 없으면 안주하게 될 것이고, ‘시도’라는 도발이 없다면 그런 곳에선 일을 할 필요가 없다.

Q. 마지막으로 해외활동은 계획은 있나?

A. 여러 기관에서 지원사업도 있다 보니 주변에서 얘기는 종종 듣는다.

하지만 계획도 없고, 생각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한국에서도 할 게 얼마나 많은데 어디를 나가서 무엇을 하겠나(웃음)

해외를 원했다면 제 성격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작에 했을 것이다.

그냥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면서 주변 사람들과 열심히 사는 게 좋다.

문정욱 디자이너는 “지금까지 패션디자이너로 알려져 있지만 본인 스스로는 자신의 정체성을 디자이너로 규정한 적은 없다”며, “먹고 살아야 하니까 디자이너라는 직업으로 회사 생활을 오래했던 것이고, 지금은 먹고 살만 하니까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디자이너는 “그가 사는 방식과 행위는 감정과 생각에서 나온 즉흥적 발상이고, 문정욱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패션이든 예술이든 대중과 소통하길 희망하고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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