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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3.01.25 16:56

애니메이션의 새 장을 연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25일 개봉한 러닝타임 69분의 창작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최초로 도달한 두 가지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티저포스터 (KAFA 제공)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티저포스터 (KAFA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25일 개봉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은 두가지 면에서 최초다.

국내가 아닌 타지 외국의 설화를 소재로 창작한 최초의 작품이며, 둘째 북극 툰드라에 사는 원주민을 소재로 만든 최초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의 모티브는 2010년 SBS에서 방영됐던 스페셜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이다. 러시아와 캐나다에 걸친 북극 대륙에서 순록을 방목하며 사는 유목민 네네츠인들의 이야기이다.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스틸컷1(KAFA제공)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스틸컷1(KAFA제공)

만시, 축치, 유카기르, 예벤크와 더불어 북극에 사는 동아시아계 5대 부족중 하나인 네네츠는 순록을 키우며 사는 부족이다. 네네츠는 러시아 제국에 끝까지 저항했던 러시아 동북부 캄차카 반도의 축치(Chukchi)족과 달리, 러시아와 소련의 지배에 순응하며 살았다. 주로 시베리아에 거주하는 이들은 몽골인 계통이며, 우랄 알타이어를 쓰고 있다.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은 국내에서는 1967년 최초 스톱모션 장편 '흥부와 놀부'에 이은 두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숲의 주인으로 불리우는 붉은 곰을 추종하는 예이츠족(의 어린 소녀 그리샤는 이름모를 병에 걸려 죽어가는 어머니를 살릴 방법을 안다는 붉은 곰을 찾아 썰매를 끄는 순록 세르데토와 나선다. 철 없는 동생 꼴랴가 동승한 줄도 모른채.

러시아 군인과 관리들의 강제 귀화 권유에 굴하지 않고 버텨내던 예이츠족은 좁혀오는 압박에 점차 살 자리를 잃으며 부족 구성원이 줄어드는 형편. 동시에 러시아 장교가 정부의 명령을 받고 붉은 곰 사냥에 나서는데...

스톱모션애니메이션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KAFA제공)
스톱모션애니메이션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KAFA제공)

러닝타임 69분+전체관람가, 북극의 모든 것이 담겼다

스톱모션애니메이션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을 제작한 이들의 노고를 숫자로 풀어보면 아래와 같은 이력이 소개된다. 

(45)년 만에 탄생한 한국 스톱모션 장편 애니메이션, 참여한 스태프 총 인원 수 (36)명, 영화를 완성하기까지 걸린 총 시간 (28,440), 제작진이 한 땀 한 땀 움직여 가며 생명력을 불어넣은 인형들의 수 (22), 사용된 총 세트 수는 (10), 총 컷 수는 (850), 1컷을 촬영하는데 소요된 평균 시간 (8).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스틸컷2(KAFA제공)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스틸컷2(KAFA제공)

이 작품의 러닝타임은 1시간 10분 남짓. 스톱모션이라는 장르가 주는 어색함은 오프닝 시퀀스에서 말끔히 사라진다.

해당 장면은 그리샤의 가족들이 강풍을 동반한 추위와 굶주린 늑대들의 습격으로 애니메이션이라는 느낌이 사라지고, 액션영화처럼 긴박하게 전개된다.

하늘에 수놓은 광활한 오로라, 디테일한 눈송이, 강풍과 설원을 지켜주는 수호신 붉은 곰의 등장은 흔한 판타지 영화에서도 보기 힘든 새롭고 신선한 스토리로 이끈다.

여기에 물질만능주의로 상징화된 러시아 제국군 장교의 탐욕과 파괴적인 모습은 북극의 순록, 늑대와 공존하며 평화롭게 사는 예이츠 부족의 일상과 대비된다.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스틸컷3(KAFA제공)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스틸컷3(KAFA제공)

과거 세르게이 바이코프의 소설 '위대한 왕'처럼 맹수를 수호신으로 삼고 그들과 더불어 삶의 터전을 가꾸는 동아시아 사람들의 모습이 이번에는 북극의 거대한 동토 툰드라에 펼쳐진다.

영화아카데미 KAFA(스튜디오요나)가 제작하고, 박재범 감독이 연출에 이어 각본까지 완성시킨 이 작품은 ㈜더쿱디스트리뷰션이 배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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