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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스포츠
  • 입력 2014.09.26 18:42

[칼럼] '2014 인천아시안게임' 하루가 멀다하고 문제 발생, "새로운 방식으로 재미주네?"

'개판', '명랑운동회' 등의 단어로 표현되는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막식(ⓒ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과 그동안 아시안게임 관련 보도 타이틀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개판"이라는 단어가 야심차게 시작한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표현하는 단어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지난 9월 19일 저녁,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45개국 13,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한다는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이하 인천아시안게임)'는 선수들의 땀과 노력을 비웃듯이 온갖 사건과 사고로 얼룩지고 있다.

사실 인천아시안게임은 시작 전부터 한 사건으로 우려의 시작을 알렸다.

JYJ 개폐막식 불참? 외압?

지난 7월 1일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폐회식 기자회견'에 홍보대사인 JYJ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로 조직위원회가 싸이, 빅뱅, 엑소, 씨엔블루 등의 개페회식 출연진을 발표한 것. 그러나 정작 홍보대사인 JYJ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개폐회식 총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발표하지 않았을 뿐 조율 중"이라고 밝혔으나 JYJ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해 JYJ가 아시안게임 홍보대사로 위촉될 당시 조직위원회는 JYJ의 개폐회식 출연은 물론 피날레 무대를 약속한 바 있다"고 밝혀 논란이 시작됐고 '외압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다행히 개막식 당일에 JYJ가 피날레를 장식하며 논란에 대해 해소가 되긴 했으나 이는 '전설의 시작'이었을 뿐이다.

셔틀버스 지옥, 박태환이 금사냥에 실패한 이유일지도..

'마린보이' 박태환은 경기장과 선수촌을 오갈 때 콩나물시루에 든 콩나물처럼 셔틀버스에 타고 이동한다는 사실이 말이 되는 이야기일까? 그러나 이건 사실이다. 박태환은 선수촌과 경기장을 오갈 때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으로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하고 있으며, 이동 중에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 셔틀버스를 기다려야하는 '마린보이' 박태환 (SBS뉴스 캡처)

셔틀버스 정류장에서는 수십 명의 선수들이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대기한다. 경기 혹은 훈련으로 피로가 쌓인 선수들 위로 9월의 햇살이 따갑게 내리쬔다. 버스가 도착하면 한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출근길 2호선에서 어떻게든 '낑겨' 타려는 사람들처럼 우루루 몰린다. 그 안에 박태환도 있었다.

각국 선수단 전용 버스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이동간 제 때에 편하게 이동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박태환은 누나가 근처인 인천 송도에 거주하며 부모님들도 경기장을 찾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개인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특혜를 받고 싶지 않다. 다른 선수들과 모든 것을 똑같이 하겠다"는 마음을 밝혔다.

'국민영웅'인 '마린보이' 박태환의 마음의 반의 반만이라도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가 운영에 노력을 기울였다면 이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선수촌 에어컨 설치無 "요즘 안 더우니 괜찮을 걸?"

선수촌 숙소에는 에어컨이 없어 선수들은 더워도 땀을 흘리며 잠을 청해야했다. 지난 18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선수촌에 설치된 에어컨은 각국 선수단 사무실에 구비된 45대가 전부였으며, 이에 대해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측은 "새벽에 10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등 선선한 가을 날씨에 굳이 비용을 들여 에어컨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아시아올림픽위원회(OCA)와 이 같은 내용에 대한 협의를 마쳤으며, 추가 비용을 내고 설치를 요청하면 바로 달아주는 만큼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밝혔다.

4년을 땀흘려 드디어 그 결실을 보려하는 선수들은 식사나 휴식 등 모든 면에서 컨디션 조절을 위해 스스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그들의 컨디션 조절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조직위의 이러한 운영이었다. 실제로 중국과 일본 등은 선수들 컨디션 저하를 우려해 추가 비용을 내고 일부 숙소에 에어컨을 들여놨다.

▲ 도시락에 식중독균이 검출되는 상황이 정상일까? (YTN 뉴스 캡처)

선수용 도시락서 살모넬라균 발견, "경기에 나갈 선수들이 빵과 우유로 끼니를.."

참으로 눈물이 앞을 가리는 이야기다. 경기에 나서야 할 선수들이 빵과 우유로 끼니를 떼웠다.

그들의 국가가 가난해서가 아니다. 도시락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돼, 76개의 도시락이 폐기처분됐다. 그래서 해당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기로 예정되었던 사격, 펜싱, 역도 등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도시락 대신 빵과 우유로 끼니를 떼울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빵과 우유라도 먹은 선수들은 다행이었다. 아예 끼니를 거른 선수도 있었다.

조직위는 문제를 일으킨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고는 발생한 후 대처보다 예방이 중요한 법.

이에 대한양궁협회는 조직위의 운영에 정면으로 반하는 '자급자족' 대책을 내놨다. 도시락의 질은 둘째치고라도 유통기한이 지난 것으로 의심되는 도시락이 제공되기도 하거나, 아예 배달이 되지 않은 적도 있었기 때문. 양궁협회는 자원봉사자 등 운영인력들의 사기가 떨어지면 대회가 원활하게 개최될 수 없다는 이유로 그들이 조직위로부터 식대 7천 원을 그대로 받도록하고 1인분에 12,000원짜리 도시락을 별도로 무료 배급하고 있으며, 사기 진작을 위한 뷔페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또한 인천아시안게임을 이끌어나갈 조직위가 해야할 일을 협회가 대신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런 상황이 '아시아인의 축제'라는 단어와 어울릴 것이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일부 자원봉사자들 '봉사'는 뒷전, "뭐? 셀카? 세엘~카?"

'자원봉사자'란 "어떤 일을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돕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로 쓰인다.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돕는 사람'이다. 그러나 일부 자원봉사자라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돕는' 것이 아니라 '놀고' 있다.

한국 한구대표팀 훈련 중에는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선수들에게 사인을 요구하기도 해, 훈련에 방해가 됐고 결국 류중일 감독이 나가달라는 요청까지 했다고 전해졌다.

스타선수들에게 사인을 요구하는 '자원봉사자', '셀카'를 요구하는 '자원봉사자', 시끄러운 '잡담'으로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자원봉사자' 등이 속출했다. 인천아시안게임 자원봉사자들은 경기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안팎으로 돕는 일을 하는 것이 의무이자 책임이지만, 일부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아주 좋은 스펙쌓기 용도'이자 'SNS에 올릴 자랑거리'일 뿐이었다.

외신들은 '4년 뒤 동계올림픽을 치러야 하는 한국의 수준이 이 정도'라며 비판했으며, 그 원인은 '몰지각한 일부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그런 자원봉사자를 현장에 투입하는 어처구니 없는 운영을 한 조직위에게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해 '개판'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 뿐만이 아니다.

공중화장실에 휴지가 비치되지 않았으며, 배관시설 고장으로 오물이 새기도 했다. 태국 야구대표팀은 조명탑 미작동으로 암흑 속 훈련을 하기도 했으며, 장애인주차장은 VIP용으로 변하기까지 했다. 락커룸이 부족한 경기장도 있었으며, 경기중 정전으로 경기가 중단되기도 하고 성화가 꺼지기도 했다. 중국의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리스트 쑨웨이는 선수촌으로 돌아가는 셔틀버스를 놓쳐 택시로 이동하기까지 했다.

▲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이탈하기도 했다 (채널A뉴스 캡처)

조직위는 대회를 '제대로' 운영하고 원활하게 진행해야 하는 책임을 지녔음에도 문제 발생에 대한 변명과 책임회피에만 열중할 뿐 개선의 의지는 보이고 있지 않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의 '갑 중의 갑'이 조직위처럼 보인다.

문제점에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 "무턱대고 비판만 한다. 긍정적인 면도 보도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이 조직위가 할 말인가? 없는 문제를 있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발생한 문제를 발생했다고 하는데, "긍정적인 면도 보도하라"라고 말하는 조직위가 과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나고 난 뒤 "참 운영 잘 했다"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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