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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2.12.26 20:52

[권상집 칼럼] 마지막 점을 찍지 못한 '재벌집 막내아들'

배우들의 연기 호평 그러나 스토리의 아쉬움을 남긴 최종회

화제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포스터 (JTBC제공)
화제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포스터 (JTBC제공)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JTBC의 화제작 <재벌집 막내아들>이 26.95%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2년 전, 같은 방송사의 작품 <부부의 세계>가 기록한 28.37%의 시청률을 끝내 넘어서진 못했다. 드라마 초기부터 배우 이성민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고 특정 기업의 스토리, 인물을 연상케 한다는 소문으로 시청자들의 폭넓은 관심을 받았지만 기대한 30% 시청률 돌파는 해내지 못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드라마로 처음 기획될 때 그 과정이 다소 순탄하진 않았다. 실제로 해당 드라마의 스토리가 특정 기업의 오너 일가를 떠올리게 했기에 방송사 최고경영진까지 고심했다는 풍문이 뒤를 이었다. 대현그룹이 대영그룹으로, 이학재 실장이 이항재 실장 등으로 바뀌는 과정 그리고 원작을 상당 부분 각색했던 건 나름의 사정과 이유가 있었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드라마 제작비도 재벌집이라는 이름 못지 않게 엄청난 금액이 투자되었다. 16부작으로 기획되었음에도 291억원의 제작비로 초기 예산이 잡혔고 중간에 61억원이 더 추가되어 총 352억원, 회당 제작비 22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예산이 동원되었다. JTBC 주 3회 편성, 넷플릭스, TVING, 디즈니+ 등에서 해당 드라마를 동시 방영한 이유다.

352억원의 투자금액과 1년 가까운 촬영기간에도 이 드라마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요소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이성민을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이었다. 올해 연기대상이 방송사 통합으로 만약 진행되었다면 배우 이성민은 단언컨대 가장 먼저 연기대상에 이름을 올렸을 것이다. 또한, 연극배우 출신 실력을 갖춘 연기자들이 대거 등장, 연기의 긴장감을 높였다.

둘째, 배우 송중기가 없었다면 이 대작 프로젝트는 진행되지 못했을 것이다. 드라마가 회당 20억원이 넘는 제작비 총 350억원 이상을 쏟아 부으려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승산이 있어야 한다. 송중기의 등장만으로 <재벌집 막내아들>은 방영되기 전 이미 투자금 이상을 해외로부터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송중기는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몇 안 되는 배우다.

그 결과, <재벌집 막내아들>은 첫 방송 후 5일만에 미국,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등 50개국에서 스트리밍 1위를 차지했고 투자기업들은 방영 초기부터 주가가 급등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국내 드라마에 경계의 눈길을 보내는 중국에서도 송중기와 드라마에 관한 호평이 이어졌다.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 그리고 송중기의 캐스팅은 드라마의 신의 한 수였다.

아쉽게도 방영 내내 이어지던 <재벌집 막내아들>의 호평은 최종회에서 아쉽게 꺾이며 마무리되었다. JTBC의 공격적인 주 3회 편성은 효과적이었지만 최종회의 엉성한 전개와 성급한 마무리는 드라마의 완성도를 저해하는 요소였다. 원작을 의식해서였는지는 몰라도 반드시 원작과 다른 결말을 내야겠다는 작가의 의욕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예를 들어, 최종회 16회는 1회와 다시 연결되었다. 이 과정에서 진도준의 스토리는 윤현우의 꿈이었는지 아니면 윤현우가 혼수상태에서 진도준의 인생을 살다 다시 깨어난 건지 스토리가 명확하게 전개되지 못했다. 극중에서는 미라클 인베스트먼트의 오세현 대표, 서민영 검사, 수행비서 하대리가 윤현우에게서 진도준의 느낌을 받으며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윤현우는 극중에서 진도준에 대한 빙의도, 시간여행도 아닌 자신으로 인해 희생된 진도준과 묻지 마 충성을 보인 윤현우 자신에 대한 참회라는 점을 밝히며 지금까지의 과정이 꿈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밝히며 마무리한다. 작가도 최종회의 결말을 고민했겠지만 꿈이라는 간접 근거를 토대로 스토리의 완성도를 막판에 저해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라는 의미가 아니다. 시청자들의 불만 그리고 업계에서도 결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이유는 스토리의 완결성 미흡 즉, 지금까지의 서사가 최종회에서 갑자기 해석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무리되었다는 점에 있다. 원작과 다르게 가야 한다는 압박으로 인해 지금까지 이어진 유기적 스토리는 갑자기 비유기적 스토리로 끝을 맺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이슈 그리고 국내 상황을 감안했을 때 언급하기 힘든 소재를 과감히 다룬 제작사와 방송사의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열풍은 배우 이성민으로 시작해 배우 송중기로 마무리되었다. 그 사이 수많은 연기자의 열정 그리고 연출진의 헌신은 극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이 작품은 분명 보기 드문 화제작임엔 틀림 없다.

다만, 최종회의 스토리를 회귀해 다시 쓸 수 없을까라는 아쉬움은 여전히 갖고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에 관심과 호평을 보낸 시청자에 대한 참회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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