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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2.12.06 13:36

[권상집 칼럼] 2022년 올해의 인물: 이정재

배우와 감독으로 흥행과 평판을 독차지한 노력파

이정재 ⓒ스타데일리뉴스
이정재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이정재를 이제 배우로만 국한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는 올해 작품 <헌트>를 통해 감독 이정재의 역량이 배우 이정재 못지 않다는 점을 대내외에 입증했고 평론가들 역시 그가 연출한 <헌트>에 높은 평가와 박수를 보냈다. 이미 영국의 남성매거진 GQ UK는 지난 11월, 2022년 올해의 GQ 인물(Men of the Year)에 이정재를 일찍이 선정했다.

배우 이정재는 지난해 출연한 <오징어게임> 한 편으로 글로벌 인지도와 영향력을 모두 갖춘 연기자로 급부상했다. 에미상을 비롯, SAG(미국배우 조합상),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등 미국 주요 시상식에서 아시아 연기자로는 드물게 남우주연상을 모두 석권하며 그야말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제2의 배우 전성기는 글로벌로 확장되었다.

참고로 이정재의 연기에 의구심을 가진 이는 많지 않았으나 감독 이정재의 연출 역량에 대해 의문 부호를 제기한 이들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심혈을 기울인 그의 첫 작품 <헌트>는 토론토 영화제, 시제스 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평론가와 영화업계의 호평을 받으며 올해 8월 10일 개봉, 43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까지 동시에 거머쥐었다.

이정재는 영화업계에서 엄청난 노력파로 알려진 인물이며 스태프 및 작가에게 친절을 베푸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국내 A급 배우 중 일부는 촬영 스태프에게 무례하게 굴며 작가 또는 감독, PD 등에게 스토리 변화를 자주 요구해 종종 갈등을 초래한다. 그러나 배우 이정재는 늘 현장에서 거만함보다 겸손함을 유지한다. 그는 태도에서도 A급이다.

차기작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 그의 출연료는 회당 10억원으로 알려져 또 한 번 화제를 낳았다. 국내 배우 출연료에 관해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역사를 기록하는 셈이다. <오징어게임 시즌2>가 10부작으로 구성될 경우 그는 출연료만으로도 100억원을 받는다. 그러나 영화업계에서 이정재가 너무 많은 출연료를 받는다고 불평하는 이는 거의 없다.

촬영 현장에선 스태프에게 늘 겸손함을 유지하되 감독과는 스토리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하며 연기자로서 항상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에미상 시상식에서 아시아 배우 사상 최초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때에도 영화 관련 커뮤니티에선 그에 대해 호평이 쏟아졌다. 치열한 노력과 겸손함은 그를 더욱 빛나게 한다.

연기 역량만 탁월한 것도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감독 이정재는 배우 이정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는 영평상 시상식과 청룡영화제에서 올해의 신인 감독상을 모두 수상하며 감독으로서의 역량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였다. <헌트>를 연출할 때 너무 힘들어 다시는 연출하고 싶지 않다고 손사래를 친 이정재에게 대중은 지금 차기작을 요구한다.

2022년 배우와 감독 두 영역에서 모두 최정상을 차지한 이정재의 2023년을 많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기대하는 이유다. 그는 이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통해 선보인 독보적 캐릭터‘레이’를 더욱 진화시킨 <스핀오프: 레이> 출연을 약속했으며 <스타워즈>의 새로운 시리즈인 <애콜라이트>에 출연, 글로벌 콘텐츠 기업 디즈니와 협력을 선언했다.

이정재 ⓒ스타데일리뉴스
이정재 ⓒ스타데일리뉴스

1993년 SBS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한 이정재는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을 맞이한다. 30년간 한 분야에서 정상을 유지한다는 것은 재능과 함께 엄청난 노력, 겸손한 태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가능한 일이다. 한때, 출연한 작품마다 흥행이 되지 않자 연기 공부를 기본부터 다시 시작할 정도로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열정도 최정상 수준이다.

배우 이정재는 지난 30년 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왔다. 드라마 <모래시계> 한 편으로 역대 최고의 신드롬을 만들었으나 과감히 영화계로 도전, 수많은 좌절을 거쳐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만들며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냈고 다시 영화감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 연출력에서 자신의 가치를 또 한 번 빛내는데 성공했다.

2022년 우리가 기억할 올해의 인물은 누가 봐도 이정재가 틀림없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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