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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장은옥 기자
  • 사회
  • 입력 2011.08.17 10:14

'빚' 쌓인 아산 '건재고택' 결국 경매

후손은 사업 대출 담보로 잡고, 은행은 '술판' 벌여

우리나라에서 정원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 중 하나인 '건재고택'이 경매 매물로 나왔다.

16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 따르면 미래저축은행은 최근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 내 건재고택에 대해 경매를 신청, 현재 진행중이다. 1차 경매는 10월 4일이나 11월 7일 있을 예정이며 경매가는 81억여원이다.

경매가 진행중인 건재고택은 조선 후기 학자 외암 이간(1677~1727)의 생가로 2000년 1월 국가중요민속자료 제233호로 지정됐다.

마을 뒤 설화산 계곡에서 흐르는 시냇물을 끌어와 흐르게 한 집안 연못과 수백년 된 소나무와 단풍나무 등으로 자연경관을 살린 독특한 전통 정원으로도 유명하다.

반달형의 연못과 거북섬 등은 우리나라 정원을 연구하는데 매우 귀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이 정원은 행정안전부의 ‘한국 정원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지난 3월 문화재청이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해 유네스코에 건재고택에 대한 잠정목록 등재를 신청하기도 했다.

건재고택은 그러나 후손인 고 이준경씨가 지난 2009년 사업자금으로 쓰기 위해 은행에서 60~70억원을 대출받으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이씨가 미래저축은행에 이 집을 담보로 잡혔던 것.

이씨가 사업실패 후 자살하면서 은행에 소유권이 넘어갔다. 그러나 고택 관리 과정에서 은행이 이곳을 별장처럼 사용하고 지난 2009년 한두 차례 집 주변에서 술판을 벌여 주민들과 마찰을 빚게 되자 경매 절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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