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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2.10.24 17:35

'더 게임' 헝가리판 사대주의의 민낯...올 겨울 개봉예정

한국과 비숫하다고 여겼던 헝가리의 흑막 역사

'더 게임' 메인포스터(알토미디어 제공)
'더 게임' 메인포스터(알토미디어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올 겨울 헝가리 관료사회가 전통처럼 유지해온 사대주의를 비판하는 영화 한편이 국내에서 개봉한다. 제목은 '더 게임'.원제  'A Játszma'

이 영화(알토미디어 수입)는 1960년대부터 공산국가 소련의 지배를 받았던 헝가리 공안 관료 체제의 민낯을 고발했다.

15세 이상 관람가인 '더 게임'은 2011년 관객과 언론의 호평을 받았던 'The Exam'의 속편. 지켜보건데 이 작품은 곧 3편까지 만들어 유럽 전역에 퍼졌던 68운동까지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헝가리, 역사적으로 같은 듯 하면서 다른 세 가지

한국이 헝가리와 다른 점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압제에 대한 저항의지, 완고한 자주국방, 기득권에 대한 강한 거부감 등이다.

압제에 대한 저항의지는 구한말 동학운동부터 1929년 일제에 저항했던 광주 학생운동, 만주 독립운동, 4.19 혁명, 1980년 5월 광주 민주항쟁, 그리고 1987년 6월 민주항쟁에 이르러 직선제 개헌까지 이뤄냈다.

둘째, 완고한 자주국방은 일제 36년과 한국동란이 동기 부여가 됐다. 지도층이 아니라, 국민 스스로가 자주국방이 아니고는 고립된 한반도 반쪽에서 주변 강대국들을 상대하기 어렵다는 지정학적 생존 논리를 온 몸으로 받아들인다. 

셋째, 기득권에 대한 강한 거부감은 여야정치권만 감시하려 들지 않는다. 재벌에 대한 경계, 이 사회 기득권이 희생을 강요하고 갑질을 한다면 주저없이 폭로하고 대놓고 비난하는 구조를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하물며 노사분규 뿐 아니라, 노노갈등에 대한 비판도 멈춘 적이 없다.

위 세 가지가 한국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그 힘은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물론 한국 국민은 다른 의미의 단결력도 과시한다. 나라경제가 망하면 금 모으기 같은 구국운동을 서슴없이 전개하고, 인접국가와 외교적으로 마찰이 생기면 불매운동도 불사한다.

그런데 위 같은 한국과 반대로 사는 나라들이 이 세상에는 제법 있다. 그중  위에 나열한 저항의지, 자주국방, 기득권에 대한 거부감 등 세 가지 전부 없는 나라가 눈에 띈다. 헝가리다.

헝가리, 어떻게 된 나라가 제국의 그늘에서 사는 것을 매우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주변 강대국들의 힘의 균형이 깨질 때 마다 보신주의가 정치, 사회에 득세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나라는 13세기부터 몽골, 오스만 투르크, 20세기 초까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국의 지배를 받았으며, 그 뒤로는 나치 독일,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는 소련 연방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이다. 

백과사전 어디를 찾아봐도 헝가리는 독립적인 문명을 가졌다. 동쪽에서 유럽으로 이동한 마자르이라는 민족으로 국민이 구성되어 있으며, 마자르 어가 국어이며, 마자르 발음으로 재구성된 알파벳과 문법도 있다.

심지어 토마토와 양배추, 고기를 넣어 끓인 굴라시 스프(찌개)를 자주 즐겨 먹으며, 헝가리식 살라미로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지금도 강대국의 입김에 국운이 오락가락하는 그런 나라가 헝가리다. 더구나 이 나라는 한국 보다 입지조건이 좋다. 강대국이라고 해봐야 우크라이나 너머에 존재하는 러시아 뿐이다.

국경을 마주한 나라들도 오스트리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가 전부다. 이 정도면 경제와 정치 강대국으로 성장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헝가리의 국가 성장을 방해할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영화 '더 게임'은 1991년 소련연방 붕괴 전까지 헝가리 공산 독재정권 산하에 존재하던 첩보당국 고위층들의 뿌리 깊은 사대주의와 출세욕을 그리고 있다. 러닝타임은 112분.

헝가리 공영방송에서 코믹 드라마를 연출하던 페테르 퍼자카스가 메가폰을 잡고, 전작 '시험'(2011)의 호평을 이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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