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1.08.15 17:07

TOP밴드 "시즌2를 쟁취하기 위한 시청자 행동제안!"

NASCAR는 어떻게 최고의 모터스포츠로 발돋움했는가.

 

흔히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4대 스포츠종목으로 미식축구(NFL)와 프로야구(MLB), 프로농구(NBA), 아이스하키(NHL)을 꼽는다. 미국문화의 영향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종목들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들 4대 스포츠의 인기를 넘보고 있는 종목이 하나 있으니 다름아닌 F1과 더불어 모터스포츠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NASCAR, 전미스톡자동차경주다. 스톡자동차란 일반 시판용차량을 개조한 차량을 의미한다.

원래 NASCAR는 저 유명한 미국의 금주법시대에 밀주업자들이 단속반을 따돌리기 위해 운반용 차량을 더욱 빠르게 개조하기 시작한 데서 비롯되었다. 서로 개조한 차량을 가지고 경주를 벌이던 것에서 1948년 정식으로 NASCAR(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전미스톡자동차경주협회)가 설립되면서 하나의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하지만 말이 스포츠였지 출전하는 레이서들이 집을 저당잡혀 자금을 마련하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말 그대로 도박에 불과했다. 경기를 즐기는 것도 남부의 하층계급이었고, 제대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낡은 경기장과 불결한 시설, 술주정뱅이가 난동을 부리는 환경에서 새로운 가족단위의 관객유입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대로 당장 사라져버리게 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한심한 상황이 당시 NASCAR의 모습이었다.

그러던 것이 공교롭게도 1969년 방송에서의 담배광고를 금지하는 공중보건흡연법(Public Health Cigarette Smoking Act)이 미의회를 통과하면서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더 이상 방송을 통해 자사의 제품을 광고할 수 없게 된 담배기업 R.J.레이놀드가 남아돌게 된 마케팅비의 일부를 NASCAR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막대한 자본과 대기업의 경영기법이 NASCAR에게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2003년까지 NASCAR를 대표하는 레이스의 하나로 꼽히던 윈스턴컵이 이때 R.J.레이놀드로부터 투자를 받아 그들의 주력상품의 이름을 붙여 시작된 레이스였다.

경기장이 보수되었고 시설이 개선되었다. 한결 쾌적해진 환경에 잡화점, 편의점, 주유소 등 레이놀드의 고객들이 초대되었다. 비로소 NASCAR는 새로운 레이스를 열고 드라이버들에게 충분한 급여를 지불할 수 있는 자본만이 아닌 가족관객이 마음놓고 와서 레이스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었다. NASCAR가 더 이상 남부의 하층계급이 아닌 중산층 이상의 미국의 일반 시민들에게 폭넓은 지지와 사랑을 받게 되는 계기였다. 한때 특정계층에 의해서만 한정적으로 소비되던 하위문화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모터스포츠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었다. 그것은 하나의 기적이었다.

그래서였다. NASCAR의 팬들에게서 다른 여러 스포츠종목과 비교해서도 스폰서에 대한 충성도가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심지어 1987년 P&G가 NASCAR의 스폰서로 나섰을 때 NASCAR의 팬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여겼던 당시 고가의 가루비누제품인 '타이드'마저 날개돋힌 듯 팔려나갔을 정도로 NASCAR팬들의 충성도와 구매력은 일반의 기대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무려 70%의 팬들이 최소한 높은 빈도로 스폰서의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답하고 있었고, 40%의 팬들은 만일 지지하는 팀의 스폰서가 바뀔 경우 사용하는 제품도 바꾸겠다 대답할 정도로 그것은 광적인 수준이었다. 그것이 4천만이나 되는 NASCAR의 열성팬들과 그 이상의 잠재적 팬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NASCAR의 팬들은 아는 것이다. 자신들이 보고 있는 경기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하는 것을. 비록 광고효과를 노리고 스폰서들도 투자를 하는 것이겠지만, 그러나 그러한 스폰서가 있었기에 NASCAR는 지금도 새로운 경기를 열 수 있는 것이었다. 장차 더 재미있는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스폰서의 참여는 필수적이었다. 스폰서가 없이는 NASCAR도 없다. 그같은 팬들의 판단이 절대적인 스폰서에 대한 충성과 그에 따른 적극적인 스폰서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NASCAR가 미국을, 아니 전세계적인 모터스포츠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왜 난데없이 NASCAR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있는가?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스폰서가 있기에 NASCAR도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지금 내가 NASCAR의 훌륭한 경기를 재미있게 지켜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폰서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의식이 팬들에 의한 높은 구매력으로 이어지고 다시 스폰서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었다. 선순환으로 NASCAR와 스폰서, 그리고 팬들이 모두 만족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었다.

방송이 시청율에 목을 매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광고 때문이다. 광고주가 시청율에 관심을 갖는 것은 더 많은 시청자들이 지켜보고 있을 때 그만큼 더 높은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더 많은 제품을 팔고 이익도 올릴 수 있다. 다시 말해 광고주에게 충분한 이익이 보장된다면 굳이 시청율에 구애될 필요 없이 프로그램에 광고를 내걸 수 있다. 광고만 충분히 팔린다면 방송국 입장에서도 굳이 이익이 되는데 프로그램의 제작을 꺼릴 이유가 없다. 윈윈이다. 상생의 선순환이다.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시청율이 갈수록 떨어지니 그나마 남은 열성시청자들이라도 지갑을 열어 광고주들에게 충분한 이익을 보장해주자. 프로그램 안에서 이루어지는 간접광고에 대해서도 충분한 효과를 느끼게 해줌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광고를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동기유발을 하는 것이다. 최소한 <TOP밴드>에 광고를 달면 회사에 이익으로 돌아온다. 그러면 제작진이 <TOP밴드>의 시즌2를 제작하려 해도 말발이 서게 될 것이다. 이만큼 광고를 팔 수 있지 않겠는가.

광고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기업의 제품홍보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것이 있기에 방송국도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PD를 비롯한 스태프에게 월급도 줄 수 있고, 세트도 장만할 수 있으며, 장소 및 출연자들을 섭외할 수 있다. 공짜로 부르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기왕에 출연한다면 톡톡히 출연료도 챙겨줄 수 있으면 좋다. 그 모든 돈이 광고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수신료도 있지만 광고주가 광고를 삼으로써 그 모든 비용이 나오고, 그 비용을 통해 기회를 살 수 있는 것이다. 광고주가 있기에 <TOP밴드>도 있다. 이만하면 굳이 각자의 소비패턴을 바꿀만한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굳이 필요도 없는 물건을 사라는 것이 아니다. 기왕에 같은 물건이 필요하면 광고주가 광고하는 제품을 소비하자는 것이다. <TOP밴드>에 광고를 주고 <TOP밴드>가 제작될 수 있도록 비용과 기회를 제공한 데 대한 보답으로. 그것은 <TOP밴드>를 통해 느끼는 감성적 만족에 대한 댓가이기도 하다. 기쁘지 않았는가. 즐겁지 않았는가. 행복하지 않았는가. 그냥 받기만 하려는가.

될 수 있으면 <TOP밴드>의 음원도 돈 주고 직접 구매했으면 싶다. 얼마 안 하는 돈이지만 그 돈들 역시 모이면 방송국으로 가고 각 출연한 밴드들에게 돌아간다. 그들로 인해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그런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것은 당연한 의무이기도 할 것이다. <TOP밴드>가 잘 나가서 그런 사소한 도움따위 필요없다면 모를까 <TOP밴드>의 시즌2를 위해서는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설사 그렇더라도 장담할 수 없다.

이미 한 차례 <천하무적야구단>이라는 무척 유익하고 즐겁던 예능프로그램이 허무하게 막을 내리는 것을 지켜보았기에. 이대로 끝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방송국에게는 방송국만의 사정이 있으니까. 출연자들 출연료만으로도 상당한 부담인데 그렇다고 시청율까지 잘 나오지 않으니 이래저래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당시 <천하무적야구단>의 시청자들이 적극적으로 광고주들에 어필하여 방송국에 충분한 이익을 담보해 줄 수 있었다면. 지금도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폐지되기에는 너무 아까운 프로그램이었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반드시 PD나 제작진만의 몫은 아닌 것이다. 쌍방향소통의 시대에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켜내는 것은 시청자 자신의 몫이기도 하다. 마냥 앉아서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 아니겠는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면 무엇이 아깝고 무슨 주저할 일이 있겠는가. 그것이 나 자신을 위한 일일 터인데. 프로그램 하나를 산다고 생각하자.

원래 광고를 잘 보지 않는다. 광고를 보는 자체가 사실 지겹고 불필요한 시간낭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TOP밴드>의 광고만은 일부러라도 챙겨보게 되었다. 그렇게라도 <TOP밴드>가 내게 준 기쁨과 감동에 보답하고 싶다. <TOP밴드>와 시즌2의 제작에 자그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나와 마찬가지로 <TOP밴드>를 통해 기쁨과 감동을 얻었던 사람들에게도 동참을 권해보게 된다. 필자와 더불어 <TOP밴드>를 나아가 시즌2를 만들어 보지 않겠는가고. 무엇보다 자신들을 위해서.

진정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스스로 나서서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반드시 <TOP밴드>의 시즌2를 보고자 한다면 이런 정도의 수고가 무에 아까울까. 제작진에게도 제안해 보고 싶은 것이다. 홈페이지에 광고주의 명단을 게시하여 팬들을 선동해 보라고. <TOP밴드>를 통해 얻은 감동 만큼 모두가 마음을 모아 <TOP밴드>와 시즌2를 쟁취할 수 있도록. 행동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 진정 바라는 것이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