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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4.09.16 08:48

연애의 발견 9회 "후회가, 또 화가, 눈물이 흐르네"

강태하 사랑의 무거움과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이문세의 노래 '옛사랑'의 가사다.

"후회가, 또 화가, 난 눈물이 흐르네"

어쩌면 이리도 바보같았을까? 어리석고 한심하다.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했어야만 했는지 그때는 전혀 알지 못했었다. 지나고 떠나보내고 나니 비로소 왜 그랬었는지 후회가 가슴을 헤집는다. 그런 자신에게 화가 나고, 그런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 눈물을 흘리고 만다. 그렇게 지난 사랑을 떠나보낸다.

아마 벌써 오래전에 한여름(정유미 분)도 거쳐 온 과정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사랑했을 테니까. 그만큼 강태하(문정혁 분)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을 테니까. 강태하에 대한 원망 만큼이나 자신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컸었다. 그래서 어쩌면 헤어지고 나서도 몇 번이고 강태하에게 전화도 했을 것이다. 시간을 되돌리려. 자신의 어리석음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서. 그리고 어느 순간 피고름이 흐르던 상처에는 새살이 돋기 시작한다. 강태하를 떠나보낸 현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사랑이란 결코 영원하지 않다.

▲ 제이에스픽쳐스 제공

당시 한여름의 곁에는 강태하가 없었다. 강태하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지만 강태하가 그에 응하지 않았다. 혼자서 견뎌내야 했다. 상처가 혼자서 아물어 새살이 돋아난다. 남하진(성준 분)과 사랑하는 그녀만의 방식은 그녀 자신의 후회였고 반성이었을 것이다. 다시는 그렇게 사랑하지 않겠다. 그렇게 어리석은 사랑은 하지 않겠다. 강태하에게는 한여름이 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그곳에 그녀가 그렇게 숨쉬고 있었다. 새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분명 당시도 강태하는 한여름을 사랑하고 있었을 것이다. 강태하 나름의 방식으로 한여름을 사랑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 한여름을 잃고 말았다. 그녀를 떠나보내야만 했었다. 한여름이 남하진에게 그러했듯 강태하 역시 새삼 새롭게 사랑하게 된 옛사랑에게 자신의 후회를 보낸다. 자신의 미련을. 아쉬움을. 후회를. 한참 늦다. 한여름은 벌써 남하진과 자신만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지 오래다. 늦은 만큼 따라잡으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사랑때문에 가족도 버린다. 아내도, 딸도,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 포기해 버린다. 자살이었다. 교통사고가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었다. 이미 모든 것을 버리기로 결심한 순간에도 딸의 남자친구 앞에서 딸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전하는 모습은 차라리 섬뜩하기조차 했을 것이다. 그렇게 아끼고 사랑하던 딸조차 저버릴 정도로 아버지의 상처는 깊었을 것이다. 어쩌면 사랑이 아니었기에 떠나고자 했던 남편을 억지로 잡아둔 것이 어머니 신윤희(김혜옥 분)에게는 후회로 남아 있었다. 그렇게 멋대로 떠나가 버린 남편에 대한 원망도 희미하다.

여전히 아버지의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리는 것조차 지금도 죽을 만큼 괴로워하고 있었다. 아버지를 사랑했던 만큼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사실이 그녀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가장 위로가 필요했던 순간 강태하는 곁에 없었다. 아무에게라도 털어놓고 위로받고 싶었던 그 순간 강태하는 그녀의 곁에 없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강태하는 그녀에게 묻지 않았다. 그것이 결정적이었을 것이다. 한여름이 그를 가장 필요로 했을 때 강태하는 그녀의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

비로소 깨달았다. 자신의 무심한 방치가 그녀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는지를. 그저 아무생각 없이 했던 말과 행동들이 어떻게 어떤 결과로 돌아오게 되었는지를. 그래서 대부분 후회하게 된다. 지금 자신이 느끼는 아픔과 슬픔이야 말로 자신의 무지와 어리석음의 증거다. 어째서 진작 눈치채고 알아주지 못했는가. 그런 자신을 스스로가 용서하지 못할 것 같다. 사랑이란 쉽다고 생각했다. 사랑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자신은 충분히 한여름을 사랑하지 못했다. 사랑하지 않았었다.

사랑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사랑이란 영원하지 않다. 언젠가는 사랑도 끝이 난다. 더 사랑해야 한다. 더 사랑해야 항상 사랑할 수 있다. 사랑이란 '노력'이다. 사랑하기 위한 노력이다. 사랑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사랑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가. 갑자기 두렵다. 강태하가 눈물을 흘리는 이유다. 한여름도 오래전 강태하를 향한 자신의 사랑이 두렵고 불안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남하진을 위해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 남하진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누르고 다그친다.

의심이란 바이러스같다. 끊임없이 스스로 증식하며 주위를 감염시킨다. 의심하기 때문에 의심한다. 의심은 또다시 의심을 불러온다. 더 이상 남하진을 믿지 못한다. 한 번의 거짓말로도 더 이상 상대를 믿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항상 의심하고 확인한다. 그렇게 자신도 주위도 지쳐간다. 강태하와 헤어진 것도 강태하의 진심을 믿지 못하는 한여름 자신의 불신이 원인이 되고 있었다. 남하진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안아림(윤진이 분)과의 관계조차 더 이상 캐묻지 못한다. 과연 한여름의 마음은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여전히 바보같다. 그리고 한심하다. 자기밖에 모른다. 다른 사람의 입장은 전혀 생각지 않는다. 그래도 자신만을 위하는 진심만은 진짜다. 강태하와의 헤어짐은 아버지의 죽음과 관계가 있다. 아버지의 죽음을 일깨우며 강태하와 헤어지던 당시의 기억들을 되돌린다. 역시 헤어지고 나면 모든 것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미련이란 생각 이상으로 질기다. 남하진과의 위기는 강태하에게 기회다. 강태하에게 기댄 상처투성이 모습을 남하진에게 보인다. 남하진이 강태하와 한여름을 향해 거칠게 다가간다.

윤솔(김슬기 분)에게도 전성기가 찾아온다. 두 남자가 윤솔에게 설레어하고 있다. 윤솔에게 반한 자신의 상태를 부정맥이라 진단한 도준호(윤현민 분)의 엉뚱함은 너무나 흔한 클리셰다. 아무렇게나 앉아 입가에 잔뜩 묻히고 밥풀까지 튀는 모습마저 사랑스럽게 보인다. 눈에 콩깍지가 씌인다. 윤정목(이승준)이 도준호의 라이벌이다.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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