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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이슈뉴스
  • 입력 2014.08.31 09:28

[권상집 칼럼] 슈퍼스타K6의 변화 없는 컬러, 지루하다

슈스케가 지향하는 바는 과연 무엇인가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한때 대국민 오디션으로 불렸던 ‘슈스케’의 그 여섯 번째 여정이 지난주부터 시작되었다. 과거 2010년 ~ 2011년까지만 해도 지원자의 규모가 매일 업데이트 되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슈스케는 비록 과거의 영광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시작될 때 시청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가장 높은 오디션으로 지금도 군림하고 있다. 첫 회 시청률이 5.7%를 기록했다는 것만으로도 슈스케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과 기대가 지금도 적지 않음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성급히 판단할 사항은 절대로 아니지만 방송된 2회까지의 모습은 적어도 지난 시즌과 별반 다르지 않아 많은 실망스러움을 불러 일으켰다. 특정 가수의 자녀, 지난 보이스코리아 출신 지원자를 미끼로 삼아 시청자를 낚는 건 여전히 반복되고 있었고 지원자의 사연에 집중하는 모습은 덜했지만 여전히 지원한 사람들의 노래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프로그램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방송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5월 엠넷은 “지난 시즌이 왜 부진했을까 분석도 하고 반성을 하며 부진 이유를 세밀히 살펴보니 무려 168가지가 잘못되어 있었다” 라는 자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168가지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프로그램의 제작진이 가장 정확히 알고 있겠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은 168가지가 무엇이고, 어떤 점이 과연 변화되었는지에 대해 피부로 느끼기 어려웠다. 적어도 시청자들이 볼 때는 지난 시즌과 전혀 다른 차별화된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 슈퍼스타K6 포스터 ⓒCJ E&M

특히, 제작진이 실패한 원인으로 선정한 168가지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과거의 성공요인이 현재는 실패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과거의 실패요인이 현재의 성공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적어도 결과론적 측면에서 잘잘못을 따지는 건 매우 위험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슈스케가 초기 화제를 불러 일으켰을 때 성공요인으로 선정된 요인 중 하나가 ‘출연자들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 였는데 이는 어느덧 오디션 프로그램이 피해야 할 요소로 업계에서 각인되고 있다. 즉, 결과론적 시각에서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요인인지 분석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볼 수 있는 단적인 예이다.

특정 프로그램과 슈스케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제 실력자들은 모두 ‘히든싱어’로 간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올 초 ‘히든싱어 왕중왕전’이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이유는 단순히 지원자들이 모창을 똑같이 해서가 아니라 기존 가수와 거의 대등한 실력을 가진 출연자들이 자신의 진정성을 다해 노래에 호소력을 입혔다는 점이었다. 특히, 지난주에 거의 동시에 시작된 ‘히든싱어3’에서도 우리는 이러한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히든싱어3’의 첫 타자로 나선 ‘가수 이선희’ 편과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함께 우려를 표한 건 “과연 국민가수로 불릴 정도로 엄청난 가창력을 지닌 이선희를 누가 따라 할 수 있겠는가”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 첫 주 방송에서 우리는 이선희 못지 않은 실력을 지닌 모창 가수들을 보며 여전히 노래를 사랑하고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 우리 곁에 많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프로그램의 재미와 함께 감동으로 확대되어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제공했다.

그러나 어제 보여준 ‘슈스케6’에서는 여전히 진정성을 갖고 출연을 결심한 일반 지원자보다 제작진의 섭외로 이끌려왔다고 생각하기 쉬운 출연자들이 있어 프로그램에 나온 지원자의 진정성을 느끼기 다소 어려웠다. 더욱이 노래에 관해서도 수준 미달의 지원자가 ‘가능성’과 ‘잠재력’이라는 이유만으로 합격하여 여전히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제작진이 정립하지 못한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받기 충분했다. 이제는 ‘슈스케’의 슈퍼위크에 참여하기 위해선 ‘기타는 필수’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들려오고 있는 실정이다.

‘슈퍼스타K2’가 가장 관심을 받았던 때를 제작진은 다시 생각해봤으면 한다. ‘슈스케2’가 전국민의 관심을 받고 열풍을 받은 건 ‘정말 노래를 소중히 생각하고 가장 실력 있는 가창력을 지닌 사람’을 제작진이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고 그 과정에 모든 시청자가 공감을 표했기 때문이다. 2009년 슈스케가 시작될 때 모토 자체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노래를 잘하는 숨어있는 인재가 과연 누구인가”라는 점이었다는 것을 제작진은 다시 한번 생각하길 바란다. 프로그램이 지향해야 할 비전을 정립하지 못하면 또다시 슈스케는 표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표면상으로는 슈스케 6는 높은 시청률을 지금까지 기록하며 과거의 실패를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노래 실력’으로 화제를 뿌리는 출연자보다 ‘사생활’과 관련된 출연자의 이슈가 프로그램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또한, 진짜 실력을 갖춘 사람보다 나이가 어린 지원자는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가능성’과 ‘잠재력’이라는 애매모호한 기준으로 선정되고 있다. 시청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순간 ‘슈스케6’는 다시 한번 무존재 프로그램으로 표류할 수 있다. 변화 없는 컬러를 걷어내고 슈스케가 진짜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제작진은 생각하길 바란다.

- 권상집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미래 한국 아이디어 공모전' 논문 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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