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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4.07.26 07:30

[김윤석의 드라마톡] 연애 말고 결혼 7회 "아니, 안 괜찮은데..."

어느 순간 갑자기 밀려드는 고독, 괜찮다는 거짓말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오해가 필연이 된다. 공기태(연우진 분)는 주장미(한그루 분)가 혼자되는 것에 대한 심각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전기공사로 인해 폐쇄된 주장미가 걱정되어 '혼자 둘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은 정작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강세아(한선화 분)에게는 주장미를 사랑하여 그녀를 내버려 둘 수 없다는 말로 들린다.

혼자여도 괜찮다고 말해왔다. 오히려 혼자여서 더 좋다고 그렇게 말해왔었다. 곁에 누군가 있으면 불편하다고. 귀찮고 성가시다고. 그러니까 혼자 있게 해달라고. 그러나 거짓말이다. 진짜 혼자인 것이 더 좋은 사람은 세상에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야 하니까. 억지로 버티는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익숙해진다. 혼자인 상황에 길들여진다. 차라리 혼자가 아닌 자신을 상상하기 힘들다. 어색하고 낯설다.

▲ tvN 제공

비로소 셋이 되었다. 한여름(정진운 분)이 만든 요리도 나누어 먹고, 모여서 와인을 마시며 노래도 부르고, 그리고 혼자가 되어 잠들었다. 잠에서 깨어 거실로 나왔을 때 여전히 둘인 채 잠들어 있는 주장미를 보았다. 그동안 필사적으로 저항해 왔었다. 자꾸만 자신의 안으로 들어오려 하는 주장미를 어떻게든 거부해보려 했었다. 둘일 때는 가능했었다. 하지만 셋이 되었을 때, 그리고 둘인 두 사람을 보았을 때, 그는 비로소 자기가 혼자임을 깨닫게 되었다. 주장미와 둘일 때는 혼자 대 혼자였지만, 한여름이 끼어들며 두 사람과 혼자가 되어 있었다. 고독이란 어느 순간 갑자기 한꺼번에 밀려오는 법이다.

공기태의 주장미에 대한 고백 아닌 고백에 강세아 역시 그동안 억눌러왔던 자신의 고독을 일깨우고 만다. 공기태를 포기할 수 없었다. 연인이 아닌 친구로라도 공기태의 곁에 남아 있고 싶었다. 자신 이외의 다른 모든 여자들이 공기태를 떠나는 동안에도 바로 옆은 아니었지만 가까운 곳에서 그를 지켜볼 수 있었다. 어차피 어떤 여자도 그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누구의 것도 아니라면 굳이 자신의 것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희망이 없으면 절망도 없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별도 없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그로부터 거부당하는 것보다는 낫다. 고독과 체념을 바꾼다. 그런데 설마 공기태의 입에서 주장미를 걱정하는 말이 나올 줄이야. 체념이 절망으로 돌아오는 순간 애써 잊으려 했던 고독이 다시 그녀를 헤집고 만다.

사랑하는 연인의 모범과도 같을 것이다. 공기태가 화를 내는 사이 한여름은 재빨리 뛰어가 그녀를 안아준다. 위로가 필요할 때 주장미를 끌어안고 그녀를 달래준다. 주장미와 한여름의 관계는 갈수록 깊어져만 간다. 서로에 대한 진심도 전했고 공기태 때문에 드러내놓고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연인다운 만남도 즐기고 있다. 그러나 정작 결혼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것은 공기태와 주장미일 것이다. 주장미와 한여름을 제외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주장미와 공기태의 결혼여부를 두고 떠들고 있다. 찬성하든, 혹은 반대하든, 심지어 두 사람의 결혼을 기정사실화하는 방향으로 드라마도 진행되고 있다. 역설일까? 공기태의 말처럼 사랑과 결혼은 별개다. 운명처럼 두 사람은 결혼을 향해 끌려간다.

주장미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 탓일까 이훈동(허정민 분)이 제법 날카롭게 꿰뚫어본다. 그렇게까지 주장미를 사랑하는가. 그렇게까지 할 정도로 주장미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인가. 하기는 그러니까 굳이 주장미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꾸며 어머니에게 연기할 생각도 했을 것이다. 하필 왜 주장미였을까? 감정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아 선택했다면서 정작 거리조절에 실패하는 것은 공기태 자신이다. 자신만 모르고 있었다. 자기의 감정에 대해서. 비로소 혼자가 되었을 때 깨닫고 만다. 시린 고독 속에 결코 괜찮지 않음을 스스로 인정하게 된다. 그러나 주장미의 마음은 벌써 한여름을 향하고 있다. 다만 주장미와의 결혼이 마지막 기회가 되어준다.

강세아의 독백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곤란하게는 만들어도 그렇다고 위해를 끼치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공기태는 이제 혼자가 아닌다 자기만 혼자인 채 남겨졌다. 하지만 다른 선택을 하기에는 공기태와 주장미 사이에만도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오해가 사실이 되고 거짓이 진실로 바뀐다. 아직 공기태의 부모는 주장미와의 사이를 반대하고 있다.

조금은 진지해졌다. 그동안 주변만을 맴돌던 공기태의 감정이 비로소 또렷한 실체를 가지게 되었다. 강세아의 감정 역시 보다 분명해진다. 주장미와 한여름의 더욱 깊어지는 감정은 두 사람 사이에 또 하나 장애로 등장한다. 아직 멀기만 한 두 사람의 관계는 쉽지 않은 앞날을 예고하는 듯하다. 그래도 연애 말고 결혼일까? 주장미만 남았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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