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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영화
  • 입력 2014.07.22 18:24

[리뷰] 영화 '명량:회오리 바다', "'반지의 제왕'의 스케일에 뒤지지 않는 엄청난 해전'

'반지의 제왕'의 스케일에 삼국지의 전략을 담은 대작이 탄생하다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지난 21일 서울 왕십리CGV에서는 영화 '명량:회오리 바다(이하 명량)'의 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영화의 주역들인 김한민 감독, 배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이정현, 노민우, 박보검, 오타니 료헤이, 권율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 '명량'은 '이순신 장군'이라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이미 제작단계부터 큰 화제가 됐다. 또한 예고편이 공개되며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사옵니다"라는 최민식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다시 한 번 화제를 만든 바 있다.

▲ 영화 '명량:회오리 바다' 조선과 왜군의 모습을 잘 담아낸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자가 본 '명량'의 총평은 "'반지의 제왕'의 스케일에 '삼국지'의 전략을 더한 대작"이라는 것이다.

영화 초반부분은 이순신(최민식 분)이라는 인물의 내적갈등과 그가 처한 상황에서 기인하는 인물들과의 갈등이 주를 이룬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바다를 지키며 조선을 지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이순신 장군을 옥에 가두고 고문을 한 선조와 그 시대의 신하들은 정유재란으로 다시 한 번 위기에 빠진 조선을 이순신에게 맡기는 '뻔뻔함'을 보여주면서 '명량'의 스토리는 시작된다.

자신의 공적을 잊은 채 백의종군하게 만든 임금. 그런 임금이라도 지키기 위해 자신이 맡은 일은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것이라는 이순신. 칠천량 해전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단 12척이라는 전투함만 남은 수군으로 왜군의 300여 척이 넘는 대선단을 상대해야하는 상황.

모든 상황은 늙고 병들어 마지막 남은 불꽃을 조선을 위해 화려하게 태우려는 이순신을 압박한다. 하다못해 이순신의 아들 이회(권율 분)마저 "아버님. 이제 그만 고향으로 내려가 쉬시지요"라며 휴식을 권유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순신은 "조선의 바다를 빼앗기는 것은 조선을 빼앗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며 마지막까지 살고자 하는 의지를 버리고 지키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전한다.

왜군 역시 이순신에게 당해 온 와키자카(조진웅 분)대신 새로운 인물인 구루지마(류승룡 분)을 이순신의 상대로 내세우며 바람 앞의 등불인 조선을 유린하기 위해 진군을 가해온다.

초반에는 이순신이 명량해전에 임하기까지의 내적 갈등과 당시의 상황을 전한다. 특히 이순신이라는 캐릭터에 포커스를 맞추고 후세에는 영웅, 성웅 등으로 불리지만 당시 전쟁에 임하는 인간 이순신이 어떤 생각을 했을까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이어지는 61분의 해전은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스케일이 큰 해상 전투신’이었다. 함포와 소신기전을 시작으로 다양한 무기들과 이순신 특유의 전략이 빛을 발하는 전투 장면은 그야말로 '삼국지'의 제갈량이 박망파에서 하후돈을 무찌르던 때의 전략에 적벽대전의 스케일을 합쳐놓은 느낌이 들 정도.

▲ 영화 '명량:회오리 바다'의 하이라이트, 61분 간의 해상 전투신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또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며 압도적인 전력의 왜군을 상대로 승기를 잡고 마지막 일격을 가하는 장면은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가장 멋진 전투신 중 하나였던 '헬름협곡 전투'를 바다로 옮겨놓은 듯 한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줬다.

게다가 왜군의 위용과 해상 전투신의 모습을 담을 때 사용된 음악은 2002년, 2003년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웅장하며 영화에 몰입 할 수 있는 최고의 감미료와 같았다.
'명량'이라는 작품의 뛰어남은 이순신이라는 캐릭터와 스케일뿐이 아니었다. 배우들 각각 자신의 위치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쳐 '명량'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 영화 '명량:회오리 바다'의 해상 전투신은 '우리편이 이기기만 하는' 통쾌한 전투신이 아니라 처절하고도 목숨을 내놓고 바다를 지키려는 조선 수군과 민초들의 모습을 인상 깊게 담았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아비를 잃고 '수봉'역의 박보검은 복수를 꿈꾸는 아들의 분노와 슬픔을 완벽하게 함께 표현했다. 조선의 탐망꾼으로 왜군진영을 오가는 탐망꾼 '임준영' 역의 진구 역시 마지막 순간까지 사명을 다하는 안타까운 모습과 그의 아내인 정씨여인(이정현 분)이 지아비의 죽음을 목전에 둔 애절한 모습과 대의를 위해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말을 못하는 캐릭터인 정씨여인이지만 단 한 글자의 대사 없이도 관객들에게 애절하고 가슴 아픈 사연을 충분히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재미난 점은 배우 고경표의 등장이다. 중요한 장면 사이사이에 갑자기 등장해 대사 한 마디 없이 표정만으로 연기를 이어가는 고경표의 모습은 당시의 분위기를 잘 전달하면서도 웃을 수 밖에 없는 재미를 선사했다. 마치 SNL에서 진지한 표정이지만 소소한 웃음을 전했던 고경표를 영화 ‘명량’에서 다시 보는 듯 했다.

성웅 이순신이라는 캐릭터의 무게감, 61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역대급 스케일을 보여주는 해상 전투신,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과 지금까지는 평가절하된 것 마냥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이정현, 박보검, 권율, 오타니 료헤이 등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투인 ‘명량해전’을 그린 영화 ‘명량:회오리 바다’는 오는 7월 30일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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