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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칼럼
  • 입력 2014.06.25 10:04

공개된 '탈영병 유서', 비겁한 자기 변명일 뿐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없다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지난 21일,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22사단의 한 부대에서 동료 장병을 '살해'하고 탈영한 임 모병장이 23일 생포됐다.

임 병장은 생포되기 직전 대치하고 있던 군 병력에 종이와 펜을 달라고 한 뒤 4~5줄 분량의 짧은 유서 형식의 글을 작성했고 이 내용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그는 "나 같은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힘들었을 것"이라며 자신이 군생활 동안 받은 고통에 대해 언급했고 이로 인해 집단 따돌림 가능성과 기수열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그의 유서의 내용은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 탈영했다 생포된 임 모병장의 유서에 대한 MBN의 보도 (해당 영상 캡처)

군대라는 곳은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직접' 다루는 특수적인 상황의 연속인 곳이다. 불의의 사고를 막기 위해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적은 경험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보호하고 사고에 대한 예방을 하고자 '계급'을 두고 있다. 군대는 바로 '계급사회'다.

한 해에 수십만 명의 건장한 청년이 군대에 입대하고 전역을 한다. 이들 대부분은 '살인'을 저지른 임 병장과 같은 환경에서 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들도 힘들 때가 있었을 것이고 '탈영'을 생각한 적도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 역시 전술훈련 중 너무 힘들어서 '다리 밑으로 구를까'란 생각을 해본 적도 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힘들다고 해서 동료 장병들에게 '총을 쏘진' 않는다.

군대라는 곳을 일반적인 사회나 '유토피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임 병장에게 동정을 느낄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는 동료 군인을 '살해'한 '살인자'이며 현재 군법으로 그의 처분을 결정해야 할 시기다.

임 병장 그 자신도 유서의 형식을 띈 글에서 말했다. "살인이라는 큰일을 저질렀다." 그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후회는 이미 늦었다. 이미 그의 손에 죽어간 5명의 영혼은 누가 위로해준단 말인가.

그의 유서 내용이 공개되고 '기수열외'에 대한 논란이 들끓고 있는데, 그 이유가 '같은 병장끼리 근무를 내보내고 임 병장을 부사수로 세웠다'라는 것이다. 참으로 웃긴 이야기다. 임 병장은 관심병사로 알려져 있다.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관심병사들은 심리적으로 자신을 콘트롤 하지 못하는 병사들에게 지정한다. 그리고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단독행동을 지양한다.

만약 임 병장이 동료 장병들을 '살해'하지 않고 '자살'이라는 선택을 했다면 그는 동정받아야 마땅하며, 군 당국은 비판받아야 마땅한 상황이다. 물론 이번 사건에서도 군 당국은 큰 비판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임 병장의 환경을 이유로 그를 동정하고 그가 '정당하다'는 논리를 내세운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경우다.

어느 누가 자신이 힘들다고 사람을 죽이는가. 상사에게 괴롭힘을 받는 회사원이 "아 정말 화난다"라며 그 상사를 죽인다면 이것이 정당한 일인가? 해외토픽에 나올 일이다.

부당한 일을 당하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시스템이 사회에도 군대에도 마련되어 있으며, 임 병장의 경우 특히나 간부들의 관심을 받아왔기 때문에 해결이 더욱 쉬웠을 것이다. 간부들도 사고가 발생하면 자신들의 승진에 문제가 생기니 최대한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할테니 말이다.

군대라는 환경 자체를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군대의 존재이유와 그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런 임 병장을 좀 더 집중관리하지 않은 해당 군간부들도 잘못을 했다고는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들의 잘못보다 임 병장의 잘못이 훨씬 크다.

군인에게 있어 '살인'이란 적군을 향해야 하는 것이지 자신의 동료와 아군을 향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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